[사설] 민주당 후보들, 검증 위한 ‘양자 토론’ 왜 피하나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당 후보가 야당 후보와의 ‘양자 토론’을 회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민주당 정원오 후보에게 여러 차례 양자 토론을 제안했으나 정 후보가 거부했다.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선 국힘 박민식 후보와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민주당 하정우 후보와의 ‘TV 토론’을 요구하고 있지만, 하 후보 측은 ‘선관위 법정 토론을 제외한 TV 토론은 안 한다’고 한다. 경기지사 선거의 양자 토론도 불확실하다.
오 후보는 14일 전세 부족 등 서울 부동산 문제 등에 대한 “양자 토론이 필요하다”고 했다. 최근 정 후보에게 제기된 ‘음주 폭행’ 의혹 등은 꺼내지 않을 테니 “정책 토론 만은 하자”는 것이다. 정 후보 측은 “정책 대결을 하겠다”면서도 “상대방과 싸우지 않겠다”고 했다. 사실상 회피하는 것이다. 유권자가 후보들 품성과 정책을 가장 빨리 확실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이 서로 상대를 지적 비판하고 방어하는 양자 토론이다. 정 후보가 서울의 각종 문제에 대한 지식과 대안이 부족하다고 자인하는 것이 아니라면 양자 토론에 나서야 마땅하다. 정 후보 측은 ‘양당 후보만 토론하면 소수당 후보가 시비 걸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2021년과 2022년 서울시장 선거에선 양자 토론을 했다. 당시 부동산·교육 등 많은 현안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저질 말싸움은 거의 없었고 유권자들은 후보 실력을 검증할 수 있었다. 당시에도 군소 후보가 있었지만 민주당은 양자 토론을 하자고 했다.
민주당은 현재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앞선다고 보고 ‘시간만 보내는’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복잡한 이해관계와 난제가 얽혀 있는 서울에서도 시장 후보가 시간 때우기용 선거운동을 한다는 것은 유권자의 눈과 귀를 가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지방선거에서 법적 토론은 ‘1회 이상’이다. 한 번만 해도 된다는 것이다. 이래선 유권자들이 후보의 실력과 진면목을 제대로 알 수 없다. 지지율이 앞서 있다는 민주당 후보들은 당당하게 양자 토론을 자청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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