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삼성·현대차 노사 갈등에 "자본주의 성숙 과정…지혜롭게 풀어야"

류종은 기자 2026. 5. 1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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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양재사옥에서 열린 로비 스토리 타운홀에 참석한 정의선(오른쪽) 회장과 알렉산드라 빌레가스(왼쪽) 산느 디자인 디렉터. 사진=현대차그룹

"항상 바른 길을 택해서 효율적으로 회사가 발전해야 하고 주주와 국가 발전도 중요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판단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14일 서울 서초구 양재사옥에서 열린 '로비 스토리 타운홀'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산업계의 핵심 쟁점인 노사 관계와 성과급 요구에 대해 이같이 답변했다. 리노베이션을 마친 사옥 공간을 임직원에게 공개하는 자리에서 경영 현안에 대한 소신을 밝힌 것이다.

정 회장은 최근 현대차 노조가 요구하는 순이익 30% 성과급과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고용 보장 등 강도 높은 요구안에 대해 노사 관계를 산업 성숙의 과정으로 규정했다. 그는 "노사에 있어서 저희가 오랫동안 같이 생활해왔고 굴곡도 있었다"며 "전 세계적으로 노조와 공장이 있는 곳이라면 거쳐 가는 조정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 회장은 "우리나라가 자본주의 사회가 된 기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기서 우리가 지혜롭게 아주 잘 만들어 나간다면 전 세계에서도 앞서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노사 갈등을 단순한 대립이 아닌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사회적 합의의 단계로 해석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 양재사옥 로비 중앙부의 아트리움. 사진=현대차그룹

이날 행사의 주인공인 양재사옥 로비는 1년 11개월간의 리노베이션을 거쳐 연결과 협업 중심의 '열린 광장'으로 재탄생했다. 리뉴얼은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 총 5개 층, 약 3만6000㎡ 면적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는 축구장 5개 넓이에 달하는 규모로, 지난 2024년 5월 착공해 올해 3월 초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정 회장은 사옥 리뉴얼의 배경에 대해 '사람'에 대한 투자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양재사옥을 어떻게 가장 일하기 편하게 바꿀 수 있을까 생각했다"며 "건물에 눌리지 않고 본인이 사는 집보다 편안한 느낌을 주는 것이 핵심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은 사람이며, 여러분이 편한 환경에서 일할 때 외부 고객에게도 진심이 어필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로비 공간의 핵심은 고대 그리스 광장을 모티브로 한 계단형 라운지 '아고라'다. 아고라를 중심으로 '커넥트 라운지'와 '오픈 스테이지'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임직원들이 자유롭게 모여 대화하고 정보를 나누는 환경을 조성했다. 1층부터 3층까지 수직으로 개방된 아트리움에는 정영선 조경가와 협업한 실내 정원을 배치해 자연 채광과 녹지를 사옥 내부로 끌어들였다.

현대차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인 로보틱스 기술도 일상 공간에 배치됐다. 로비에는 조경 관리용 '달이 가드너', 음료를 배송하는 '달이 딜리버리', 보안·순찰을 담당하는 4족 보행 로봇 '스팟' 등이 도입됐다. 임직원들은 로봇 전용 엘리베이터로 이동하는 기기들을 통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첨단 기술을 경험하며 업무 편의를 누리게 된다.
현대차그룹 양재사옥 임직원 식당. 사진=현대차그룹

공간 구성에는 정 회장의 세심한 경영 철학이 반영됐다. 사내 라이브러리 기획 파트너로 일본 '츠타야 서점(CCC)'를 직접 추천했다. 특히 지하 1층 식당에는 고(故) 정주영 창업회장의 식사 철학을 투영했다. 정 회장은 "창업회장은 과거 식사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오픈 키친 형태의 '라이브 그릴'과 울창한 실내 조경을 통해 지하 공간의 한계를 극복했다"고 밝혔다.

2층에는 17개의 미팅룸과 포커스룸을 배치해 심도 있는 논의가 가능하게 했으며, 3층에는 도심형 연수원 '러닝랩'과 확장된 외국어학습센터를 마련해 임직원의 성장을 돕는다. 4층 옥상에는 트랙과 운동 설비를 갖춘 야외 정원을 조성했다. 현대차그룹은 공사 기간 중 커뮤니케이션 채널 '새로비'를 통해 임직원 의견을 수렴하고 식당 메뉴 품평회를 여는 등 사용자 중심의 공간을 완성했다.

정 회장은 타운홀 마무리 발언에서 "사람과 사람의 페이스 투 페이스,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이 너무 중요하다"며 "사람 간의 만남은 아무리 세상이 발전해도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