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 탐방- 창원시장] “누굴 찍어도 똑같더라” 정치 실망감 표출하며 고심
“끝까지 가봐야 결정할 것 같아요.” 창원의 전통시장과 국가산단, 대학가 등에서 만난 시민들에게 창원시장으로 누굴 뽑을지를 묻자 가장 많이 돌아온 답변이다.
시장의 궐위로 무주공산이 된 창원시장 선거는 경남에서 가장 많은 예비후보가 난립하며 치열한 양상을 보여왔다. 이후 후보 단일화를 거쳐 더불어민주당 송순호 후보와 국민의힘 강기윤 후보, 개혁신당 강명상 후보 등 사실상 3자 경쟁 구도로 좁혀졌다.
“여당 힘 싣자” vs “그래도 보수”
진보1번지 성산·보수상징 마산
지지세 결집 따라 승부 갈릴 듯
어시장 상인 “지역경제 살릴 후보”
2030 표심도 엇갈려 판세 안갯속

역대 창원시장 선거는 통합창원시(2010년) 출범 이후 민선 7기(2018~2022년)에서 민주당이 한 차례 승리한 사례를 제외하면 모두 국민의힘 계열이 차지했다. 그러나 2018년 지방선거에서 허성무 후보가 48.02%로 당선되며 보수 성향의 텃밭이라 여겼던 창원에서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2017년 5월 문재인 전 대통령 당선으로 민주당 바람이 거셌다. 같은 당이던 조진래-안상수 후보의 단일화 실패까지 맞물려 민주당 후보로는 처음으로 허 시장이 당선됐다. 이후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홍남표 시장이 59.54%로 당선됐으나,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직을 상실하며 창원시는 6·3 지방선거까지 1년 2개월간 시장 궐위를 맞았다.
시민들은 이번 선거도 얼마나 여당의 바람이 거셀지, 이에 맞서 보수가 얼마나 결집할지를 관건으로 꼽았다. 특히 ‘진보 정치 일번지’로 불리는 성산구와 ‘보수의 상징’으로 꼽히는 마산의 표심의 기울기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허성무 후보는 성산구에서 54.81%로 유일하게 과반을 얻었으며,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홍남표 후보는 마산합포구·회원구에서 각각 62%대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며 당선됐다.

지난 13일 마산합포구 어시장 일원에서 만난 시장 상인들과 방문객들의 민심은 여야 할 것 없이 바닥을 치는 모습이었다. 상당수 상인은 “장사가 예전만 못해 먹고살기 바쁘다”며 “누가 창원시장 선거에 출마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또 “선거 이야기는 듣기도 싫다”며 “누굴 뽑든 다 자기 배만 불리고 똑같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산물을 파는 50대 상인 노민호 씨는 “출마자들이 시장을 찾아 인사를 해야 알지 누가 나왔는지도 다들 모른다. 어시장을 못 살리고 있으니 민심을 많이 잃었다”며 “그동안 보수에서 누가 나와도 찍어줬는데 지금은 많이 흔들린다”고 했다. 회를 파는 한도준(46) 씨는 “국민의힘을 지지하다가 지금은 돌아섰다. 누가 당선되더라도 지역을 대표하는 어시장을 좀 살리고 지역 발전에 힘을 써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마산회원구 창원NC파크 주변 여론도 관심을 끌고 있다. 프로야구단 NC 다이노스의 연고지 이전 이슈가 불거져 후보별로 여러 공약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정현철(33·회원동) 씨는 “NC 연고지 이전을 두고 시의 책임론이 불거지지 않았느냐”라며 “집권 여당 후보가 낫지 않겠나 싶은데, 당을 떠나서 공약 등을 보고 제일 잘할 것 같은 시장을 뽑으려고 한다”고 했다. 또 인근 주민 김광석(68) 씨는 “정치인들이 봉사를 해야 하는데 권력에 취해 있다”며 “젊은이들이 갈 데가 없고 희망을 잃어가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 정치는 너무 균형이 안 맞는 것도 문제다. 보수 가치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했다.
대학생과 젊은 직장인 등 20~30대 표심도 출렁이는 분위기다. 국립창원대학교 인근에서 만난 김모(24) 씨는 “민주당에서 현금성 지원을 너무 많이 뿌려 나라 빚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모(23·여) 씨는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도 높고 잘하고 있어 당을 보고 뽑을 것”이라고 했다.
성산구 창원국가산업단지 내 기업체에서 근무하는 김모(37) 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사태를 떠올리면 창원시장 선거도 민주당 소속의 송순호 후보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을 것”이라 말했다. 반면 정모(37) 씨는 “창원시장 후보 중 기업가 출신인 강기윤 후보를 응원하는 기업체와 노동자들도 적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
김재경 기자 j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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