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모텔 가격 실화냐"…'1박에 32만원'까지 치솟은 까닭 [트래블톡]
"날짜 바꾸니 3박 됐다"
6월 2주차 부산 숙소 가격 급등
BTS 공연에 숙소 수요 몰려
전주·차주 대비 3배 가량 차이도

"부산 숙소 가격이 이렇게 비쌌나 싶더라고요."
30대 직장인 이모 씨는 최근 부산 여행을 준비하다가 예상 밖의 숙박 요금에 계획을 다시 짰다. 방탄소년단(BTS) 부산 공연이 열리는 6월 둘째 주 숙박비가 평소의 몇 배 까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이 씨는 "예약할 수 있는 가장 저렴한 곳도 50만원 수준이었다"며 "날짜를 일주일 앞당겨 보니 같은 비용으로 3박이 가능할 정도로 가격이 내려갔다"고 말했다.
이 씨가 검색한 날짜는 6월11일부터 14일이다. 공연 직전부터 부산 지역 숙박 수요가 급증하면서 사실상 '극성수기' 수준의 가격이 형성됐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소비자원과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월 BTS 공연을 앞두고 부산 지역 숙박 시설 135곳의 가격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공연이 열리는 주 주말(6월 13~14일) 1박 평균 요금은 43만3999원으로 전주·차주 대비 2.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는 야놀자·여기어때·아고다·트립닷컴 등 주요 온라인 예약 플랫폼 가격을 기준으로 진행됐다.
업종별 상승 폭은 모텔이 가장 컸다. 모텔 평균 요금은 32만5801원으로 평시 대비 3.3배 뛰었고, 호텔은 평균 63만1546원으로 2.9배 상승했다. 펜션 역시 평균 29만6437원으로 평소보다 높은 가격대를 형성했다.

일부 숙소는 가격 인상 폭이 더욱 극단적이었다. 조사 대상 10곳 중 1곳은 평소 대비 5배 이상 높은 가격을 책정했고, 부산 서구 한 호텔은 공연 주말 1박 요금을 75만원으로 올렸다. 평소 같은 객실 가격이 10만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7배 이상 급등한 셈이다.
실제 숙박 예약 플랫폼에서도 가격 급등 현상은 뚜렷하게 나타났다. 스카이스캐너 검색 기준 6월 둘째 주 부산 모텔과 무인호텔은 28만~55만원, 3성급 호텔은 35만~70만원, 5성급 호텔은 최대 180만원 수준까지 치솟았다. 반면 공연 직후인 6월 19~21일에는 모텔이 8만~15만원, 3성급 호텔은 10만~20만원 수준으로 내려가며 대부분 정상 가격대로 복귀했다. 공연 하나를 사이에 두고 같은 숙소가 전혀 다른 가격표를 달게 된 셈이다.
업계는 수요·공급과 경쟁사 가격을 실시간으로 반영해 요금을 조정하는 '다이내믹 프라이싱'으로 이를 설명한다. 주변 호텔들이 일제히 가격을 올리면 알고리즘이 이를 학습해 함께 오른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특수 사례가 반복되면서 숙박업계 전반에 이벤트 기간에는 최대한 받을 수 있을 때 받자는 분위기가 형성된 측면이 있다"면서도 "대형 공연이나 축제 같은 일정이 잡히면 예약 플랫폼 알고리즘과 가격 조정이 동시에 움직이면서 단기간에 가격이 급등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현상은 부산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달 BTS 공연이 열린 경기 고양시 역시 공연장 인근 숙박업소 예약이 사실상 만실 수준을 기록했다. 아고다에 따르면 BTS 월드투어 일정 발표 이후 고양 지역 숙소 검색량은 전주 대비 약 8배 증가했다.
숙박비도 즉각 반응했다. 평소 5만~8만원 수준이던 모텔은 공연 기간 10만~15만원대로 올랐고, 3성급 호텔 역시 20만~40만원 수준까지 상승했다.
문제는 소비자 선택권이 제한된다는 점이다. 공연 관람객 입장에서는 사실상 비싼 숙박비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일반 여행객은 날짜를 비켜 가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다. 또한 일부 숙박업소가 기존 예약을 취소한 뒤 더 높은 가격에 재판매하거나, 과도한 취소 수수료를 부과한다는 지적까지 나오면서 소비자 불만도 커지고 있다.
다만 해외 주요 도시들 역시 대형 공연이나 국제 행사 기간 숙박요금 급등 문제를 반복적으로 겪고 있어 뚜렷한 규제 해법은 많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각국은 허위 가격 표시 금지, 추가 요금 사전 고지 의무 강화 등 시장 투명성을 높이는 수준의 대응에 머무르고 있다.
공정위와 소비자원은 향후 지역 축제나 대형 공연 등으로 숙박 수요가 급증하는 경우에도 신속히 실태를 점검하고 관련 정보를 공개하겠다는 방침이다. 가격 동향을 사전에 제공해 과도한 요금 인상을 억제하겠다는 취지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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