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뛰면 매매가 뛰어…“전세 대출 죄고 도미노 상승 막아야”

최미랑 기자 2026. 5. 14.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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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연 “박근혜 정부 전세대출 확대 이후 시차 두고 영향 미쳐”
전셋값 1% 오를 때 24개월 걸쳐 매매가도 0.98% 상승 ‘악순환’


지난 2일 경기 의정부시에 있는 대단지 A아파트 전용면적 59㎡(24평)는 전세보증금 4억원에 계약됐다. 이 단지에서 가장 높은 전세보증금이었다. 지난달 같은 면적의 갱신 전세가 3억5000만원 선에서 계약된 것과 비교하면 5000만원(14.3%)이 뛰었다. 올 초까지 6억원을 넘지 않던 이 아파트의 최근 실거래가는 6억5000만원이었다. 인근 공인중개사 B씨는 “전세가 귀하고 임차료도 빠르게 오르다보니 매매를 고려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최근 수도권 아파트 전월세가가 빠르게 상승하는 가운데 전세가가 오르면 1년 안에 매매 상승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이후 전세가가 매매가를 끌어올리고 다시 전세보증금을 높이는 ‘악순환’이 짙어졌는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선 전세대출 보증 등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토연구원이 14일 발표한 ‘최근 주택임대차시장 구조변화 분석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1월~올해 3월을 기준으로 전세가격이 1% 오를 때 24개월에 걸쳐 매매가격도 0.98%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원이 1988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전국 전세가와 매매가 영향력을 살펴본 결과, 전세가 상승이 매매가 상승을 자극하는 현상은 2010년 이후 급격히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전세자금대출을 대거 풀었던 2015~2019년에 전세가 상승에 따른 매매가 충격 반응이 정점(전세가 1% 상승 때 매매가 1.24% 상승)에 달했고, 최근까지도 1% 내외의 높은 수준을 보였다. 특히 2020년 이후에는 전세가격 상승 충격이 3~9개월의 시차를 두고 매매가에 반영되는 경향이 짙어졌다.

반대로 매매가 상승은 3개월 이내의 짧은 시간에 전세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이처럼 매매가와 전세가가 상호작용하면서 가격을 밀어 올리는 현상이 굳어진 배경에는 대거 늘어난 전세자금대출이 자리하고 있다고 짚었다.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3년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 제도가 시행되면서 은행들이 전세대출을 크게 확대했기 때문이다. 다만 토지거래허가구역 도입과 전월세 매물 증감 사이에 상관관계는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전세가와 매매가 상승’의 악순환을 끊으려면 정부가 전세대출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민간·공공임대 공급 구조를 합리화하고, 현재 전세에 유리하게 설계된 임차인 세제 지원 등을 월세에도 불리하지 않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1주택자 대상 전세자금대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을 무주택자까지 확대하고, 임차인의 전세보증금을 임대인의 DSR에 반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진백 국토연 부연구위원은 “전월세 매물 감소는 토허제보다 수도권 공급이 부족한 데다 지난해부터 전세대출을 지속적으로 축소하는 정책을 편 점 등이 훨씬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전세자금대출 보증을 축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미랑 기자 r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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