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개방’ 동의했다지만 여전히 모호한 중국…이란, 중국 선박 통항 허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호르무즈 해협에 통행료를 부과해선 안 되며,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할 수 없다는 데 뜻을 함께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하지만 시 주석이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도록 트럼프 대통령이 설득하는 데 성공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백악관 발표 직후 이란은 중국 선박의 해협 통항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14일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좋은 회담을 가졌다”면서 미·중 정상회담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백악관은 “미·중은 자유로운 에너지 흐름을 지원하기 위해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된 채로 유지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이어 “시 주석은 해협의 군사화와 통행료 부과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면서 “중국은 호르무즈 해협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미국산 원유 구매를 확대하는 데 관심을 표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백악관은 “양국은 모두 이란이 결코 핵무기를 보유해서는 안 된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해협 의존도가 높은 중국이 결국 중재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베이징으로 향하는 기내에서 폭스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이란의 고의가 아니었지만, 지난 주말 중국 선박도 공격을 받았다”며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그들의 이익에도 부합하는 만큼 중국이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도 CNBC 인터뷰에서 “중국이 해협 재개방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중국을 포함해 이란 지도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든 막후에서 (재개방을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으로부터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돕겠다는 약속을 얻어낸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뉴욕타임스는 “시 주석이 해협 통행량 확대를 위해 이란 정부를 압박하거나, 더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이 만족할만한 종전 협정에 동의할 것이라는 중국 측의 신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인 궈자쿤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상회담에서 중동 문제가 논의 주제 중 하나였으며, 중국의 해협 정책은 일관되고 명확하다”고만 밝혔다. 앞서 중국은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를 “위험하고 무책임하다”고 비판하면서 “해협의 정상적인 통행을 빠르게 회복하기 위해 모든 당사국이 평화협상에 계속 전념할 것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한편 이란 준관영 파르스통신은 이란이 전날 밤부터 호르무즈 해협 관리 규정에 대한 합의에 따라 일부 중국 선박의 통항을 허용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파르스통신은 “이번 조치는 주이란 중국 대사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따라 중국 선박 통행을 용이하게 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위해 중국을 방문한 날에 맞춰 중국에 ‘상당한 호의’를 보인 셈이다. 파르스통신의 보도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호르무즈 개방에 뜻을 함께했다는 발표 직후에 나왔다. 이란은 우방국인 중국에게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자국의 이익을 대변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워싱턴 | 정유진 특파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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