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홧가루서 농약 성분 검출…대구·경북 재선충 방제 안전성 공방
산림청 “실제 흡입량 극미…인체 위해성 없다” 반박

소나무재선충병 방제를 위해 나무주사를 맞은 소나무의 송홧가루에서 일부 농약 성분이 검출된 사실이 국립산림과학원 연구보고서 원문에서 확인됐다. 시민단체는 생활권 소나무 방제에 따른 주민 노출 가능성을 들어 안전성 검증과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고, 산림당국은 송홧가루의 입자 크기와 실제 흡입량을 고려하면 인체 위해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국립산림과학원 '소나무재선충병 선제적 맞춤형 방제전략 및 기술 연구 2016~2019'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진은 소나무재선충병 예방 나무주사 약제의 송홧가루 잔류 여부를 조사했다.
보고서에는 아바멕틴, 에마멕틴벤조에이트, 티아메톡삼, 아바멕틴·설폭사플로르 합제 등 4종 약제를 대상으로 한 송홧가루 잔류조사 결과가 담겼다.
연구진은 2018년 봄과 2019년 3월 21일 나무주사 처리한 소나무에서 2019년 5월 13일 수꽃을 채집한 뒤 이를 건조·성숙시켜 송홧가루만 회수했다. 이후 전주대학교 농생명EM환경연구센터에 잔류조사를 의뢰했다.
조사 결과 2019년 처리 1년차 소나무의 송홧가루에서는 에마멕틴벤조에이트 0.09㎎/㎏, 티아메톡삼 1.145㎎/㎏, 설폭사플로르 1.609㎎/㎏이 검출됐다. 이를 ppb 단위로 환산하면 각각 90ppb, 1145ppb, 1609ppb다.
2018년 처리 2년차 소나무의 송홧가루에서도 티아메톡삼 0.047㎎/㎏, 설폭사플로르 0.444㎎/㎏이 검출됐다. 반면 아바멕틴은 1년차와 2년차 모두 검출되지 않았다.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은 해당 연구자료를 근거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에 사용된 농약 성분이 송홧가루에 남아 있다며 문제를 제기해왔다.
대구안실련 대표는 "당시 문제 제기는 국립산림과학원 자료를 토대로 한 것"이라며 "우리가 자체적으로 조사한 것이 아니라 정부 연구보고서 자료에서 나온 수치"라고 말했다. 이어 "보고서 자료를 보면 그만큼 높게 나오는데도 이를 그냥 놔둔 것은 문제"라며 "입장은 당시와 변함없다"고 밝혔다.
대구안실련은 특히 생활권 소나무 방제에 따른 노출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대표는 "송홧가루는 멀리 민가까지 날아오고, 대단위 아파트 단지 같은 곳에서도 재선충 방제가 이뤄진다"며 "아파트 단지 안에서는 노출 가능성이 더 높을 수도 있는 만큼 별도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산림청은 인체 위해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산림청은 "송홧가루의 물리적 크기, 노출량, 농약 독성 등을 고려할 때 인체에 흡수되지 않으며 유해하지도 않다"고 밝혔다.
산림청은 송홧가루 크기가 길이 63~81㎛, 폭 42~81㎛로, 인체에 흡수될 수 있는 미세먼지 수준인 10㎛ 미만보다 크다고 설명했다. 또 송홧가루가 날리는 기간이 제한적이고, 바람에 의해 이동하더라도 결국 지표에 가라앉는 점 등을 고려하면 사람에게 직접 노출되는 양은 위해성을 고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했다.
산림청은 약제 잔류 송홧가루를 최대로 흡입한다고 가정해도 70㎏ 성인 남성 기준 1일 섭취허용량의 100만분의 1 이하라고 설명했다. 산림청 계산에 따르면 티아메톡삼의 일 최대 잔류농약 흡입량은 2.47ng/day, 설폭사플로르는 3.47ng/day로 산출됐다. 산림청이 제시한 1일 섭취허용량은 티아메톡삼 560만ng/day, 설폭사플로르 350만ng/day다.
쟁점은 검출 수치와 실제 위해성 판단을 어떻게 구분하느냐다. 국립산림과학원 보고서상 나무주사 처리 소나무의 송홧가루에서 일부 약제 성분이 검출된 사실은 확인된다. 그러나 송홧가루에 적용되는 별도 잔류허용기준이 있는지, 식품 잔류농약 기준을 흡입 노출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지, 어린이·노약자·호흡기 질환자 등 취약계층 기준의 별도 위해성 평가가 이뤄졌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대구·경북은 이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산림청은 2025년 5월까지 전국적으로 감염목 149만 그루를 조사했고, 주변 감염우려목을 포함해 약 261만 그루를 방제했다고 밝혔다. 특히 포항·경주·안동은 감염목 5만 그루 이상인 극심지역, 구미와 대구 달성은 감염목 3만~5만 그루인 심지역으로 분류됐다.
재선충병 확산을 막기 위한 방제 필요성은 커지고 있지만, 생활권 소나무 방제 과정에서 주민 고지와 사후 검증 체계가 충분한지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대구안실련은 "재선충 방제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접촉할 수 있는 송홧가루에서 농약 성분이 확인된 만큼 생활권 방제 현황과 약제 사용 이력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림당국은 "단순한 약제 잔류 농도만으로 위해성을 판단할 수 없고, 대기 중 밀도와 실제 호흡량, 약제량 등을 종합해 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