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 권력 남용의 최대 수혜자 '한동훈'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한동훈 후보. 그가 채널A 사건으로 수사를 받게 되자,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권력을 남용해 수사를 방해한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 결과 확인됐다.
윤석열, '한동훈 피의자 특정' 보고에 "수사 관여 않겠다" 약속
채널A 사건은 2020년 3월 31일 MBC 보도로 알려졌다. 일명 '검언유착 의혹'으로 불렸던 사건이다. 채널A 이동재 기자가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 혐의를 캐내기 위해 구속돼 있던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를 압박했다는 게 골자다. 이 과정에 성명불상의 검사장 한 명이 개입됐다는 의혹이 함께 제기됐다. 한동훈 당시 부산고검 차장검사가 의심을 받았다.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시민단체는 2020년 4월 채널A 기자와 성명불상의 검사장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고, 검찰은 수사에 착수했다. 그로부터 두 달이 흐른 2020년 6월 2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대검찰청에 "한동훈 검사를 피의자로 특정했다"고 보고했다.
보고를 받은 윤석열 당시 총장은 검언유착 의혹 사건에 대해 더 이상 보고받지 않을테니 대검 '부장회의'가 사건을 지휘하라고 지시했다. 자신은 한동훈 검사와 친분이 깊으니 사건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취지였다.
"대검 차장검사 주재 하에 '대검찰청 부장회의'에서 위 사건에 대한 지휘·감독과 관련한 사항을 결정할 것"
"'대검찰청 부장회의'는 총장에게 일체의 보고 없이 독립하여 결정할 것"
- 대검이 중앙지검에 보낸 공문(2020.6.4.)
한동훈 휴대폰 압수되자 말 뒤집은 윤석열
그러나 윤석열의 약속은 오래가지 못했다. 대검 부장회의는 2020년 6월 12일 중앙지검 수사팀의 '한동훈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청구'를 승인했고, 4일 후 수사팀은 한동훈 검사의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당시 윤석열 총장은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였다고 한다.

(한동훈 휴대전화)압수 사실을 보고하자 원고(윤석열)는 충격을 받은 모습을 보였고, 총장실을 나오면서 차장검사(구본선)와 '원고가 너무 충격을 받은 것 같다'라고 서로 말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 김관정 당시 대검 형사부장 진술 (윤석열 징계취소 소송 1심 판결문)
이 때부터 윤석열은 한동훈 수사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말을 뒤집고, 수사에 적극 개입하기 시작했다.
한동훈 휴대전화 압수수색 이틀 후인 2020년 6월 18일, 윤석열은 박영진 대검 형사1과장을 불러, 19일로 예정된 대검 부장회의에 검언유착 의혹 관련 의견을 제시하라고 지시했다. 당시 대검 형사부장은 김관정 부장이었는데, 부장을 건너뛴 것이다.
박 과장은 하루만에 보고서를 만들었는데,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혐의와 한동훈의 공모가 모두 인정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중앙지검 수사팀은 윤석열의 지시로 만들어진 보고서에 반발해 부장회의 참석을 거부했다.

그러자 이날 오후 4시 30분경 윤 총장은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지시했다. 전문수사자문단은 중요 사건의 수사 또는 처리와 관련해 복수의 검찰청 사이에 이견이 있을 경우 외부 의견을 청취하는 제도다.
그런데 당시 대검 부장회의와 중앙지검 수사팀은 검언유착 의혹 수사에 대해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 소집 요건에 맞지 않는 위법한 지시였던 것이다.

이 때부터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기 시작한다. 6월 19일, 윤석열의 지시를 받은 대검 부장회의는 전문수사자문단 소집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대검 부장회의가 결론을 내지 못하자 윤석열은 김관정 대검 형사 부장에게 전문수사자문단 소집 결정을 통보하라고 재차 지시했고, 김 부장은 이를 거부했다.
6월 20일 저녁 7시쯤, 윤석열은 이번에도 형사부장을 건너 뛰고 박영진 과장에게 전문수사자문단 소집 결정을 통보하라고 지시했다.
윤석열 “오보 대응 말라” 직접 지시… 막무가내로 수사전문자문단 소집 결정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갑자기 중앙일보가 "대검이 채널A 사건을 전문수사자문단에 회부했다"고 보도했다. 중앙지검은 오보를 바로잡으려 했지만, 윤석열은 직접 중앙지검 공보관에게 전화를 걸어 "오보 대응을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6월 22일 중앙지검은 대검에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에 대한 재고를 요청했다. 하지만 6월 24일 대검은 '전문수사자문단 소집 결정' 공문을 발송했다. 안건은 '한동훈을 포함한 검언유착 의혹 피의자에 대한 공소제기 여부'였다.
중앙지검은 '수사가 종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확한 심의가 불가능하고, 심의결과에 따라서 부실수사로 수사를 종결했다는 비판과 재수사 요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수차례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나 윤석열은 막무가내로 7월 3일 전문수사자문단 심의기일을 진행하겠다고 통보했다.
윤석열의 위법 지시는 7월 2일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전문수사자문단 절차를 중단하라는 수사지휘를 내린 후에야 멈췄다.
채널A 사건과 관련된 전문수사자문단 심의 절차를 중단하고, 서울중앙지검이 독립적으로 수사한 뒤 수사결과만을 원고(윤석열)에게 보고하도록 조치할 것
-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 (2020. 7. 2.)
윤석열 징계취소 소송 1심 재판을 심리한 서울행정법원은 윤석열의 이 같은 행위가 위법한 것이었다고 못박았다.
원고(윤석열)가 이와 같이 소집요건도 갖추지 못한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지시한 것은 협의체 지침 제4조 제3호를 위반한 것이고, 그 지시 경위에 비추어 공정성에 상당한 의심이 가는 부당한 조치였다고 판단된다.
- -윤석열 징계취소 소송 1심 판결문
윤석열의 행위는 직권남용죄로 처벌될 수 있다.
"(윤석열은)자신의 직무 권한을 행사하여 직무관련 공무원인 김관정 등에게 직무의 범위를 벗어나는 부당한 지시를 한 것"
- 윤석열 징계취소 소송 1심 판결문
류재율 법무법인 중심 변호사는 "단순히 검찰총장으로서 자신의 직무를 게을리하거나 소홀히 하거나 부당하게 처리한 정도를 넘어서서 직권남용에 해당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법원은 윤석열의 위법 지시가 결국 한동훈을 위한 것이었다고 의심하며, 매우 부당한 조치였다고 결론내렸다.

정리하면, 최측근 한동훈이 연루된 채널A 수사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던 윤석열은 한동훈의 휴대전화가 압수되자 며칠만에 말을 뒤집었다. 보고 체계를 건너 뛴 채 과장을 시켜 한동훈 무혐의 보고서를 만들게 했고, 이후에는 위법한 지시로 수사자문단을 소집해 한동훈에 대한 수사를 조기에 마무리 지으려했다.
그리고 이러한 수사 방해가 윤석열이 한동훈을 위해 검찰총장 권력을 남용한 것이란 법원의 판단도 나왔다. 현재 이 사건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계류 중이다.
만약 공수처가 수사에 나선다면, 한동훈 전 대표도 수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윤석열의 검찰총장 권한 남용으로 인해 이익을 본 유일한 사람이 다름 아닌 한동훈 전 대표이기 때문이다.
뉴스타파는 이 사건과 관련해 한동훈 후보의 입장을 묻기 위해 수 차례 연락했지만, 한동훈 후보 측은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취재 : 전혁수, 김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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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 김태현 taehyun13@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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