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전멸 위기’ 시흥…수도권 첫 ‘무투표 시장’ 현실화하나

6·3 지방선거 후보 등록이 시작된 14일, 국민의힘이 경기도 시흥시장 후보 공천을 사실상 포기하면서 수도권 시장 선거 사상 유례없는 ‘무투표 당선’이 현실로 다가왔다.
지역 정가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시흥시장 후보 선출을 위해 세 차례 공모 기간을 연장했으나 끝내 단 한 명의 신청자도 없었다. 당 지도부가 시흥에서 재선 의원을 지낸 함진규 전 한국도로공사 사장에게 전략공천 카드를 제시했으나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덕흠 국민의힘 중앙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전날 “재공모에도 신청자가 없었고, 현실적으로 심사와 공천 여부를 결정하기에 시간이 부족하다”며 사실상 무공천 방침을 밝혔다.
시흥은 민주당 강세 지역이지만 보수 진영에서 후보조차 내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5일까지 예정된 후보 등록 기간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임병택 현 시장 외에 다른 후보가 등록하지 않으면 시흥시는 1995년 지방선거 도입 이후 수도권 대도시 최초의 기초단체장 무투표 당선 지역이 된다. 역대 수도권 기초단체장 선거에 후보가 1명만 나온 사례는 1995년 인천 옹진군, 1998년 서울 중구, 강북구, 인천 중구, 동구, 경기 광주군(2001년 시 승격) 등 모두 7곳뿐이다. 다만, 당시에는 1명만 출마해도 투표를 실시했다.
더욱이 국민의힘은 시흥 2곳을 포함해 경기도의원 선거구 11곳의 후보자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역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들이다. 경기도의원 선거에서도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무투표 당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지역 정가에서는 계엄 사태, 민심에 역행하는 국민의힘 지도부의 행보가 인물난으로 직결됐다고 분석한다. 보수 진영 기초단체장 출신인 한 정치인은 “수도권 요충지에서 후보조차 내지 못하는 상황은 단순한 인물난을 넘어 보수 정당의 존립 근거가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라고 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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