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세아, 영업익 85%를 이자로…M&A 후폭풍에 유동성 위기 [재무 포커스]

강동헌 기자 2026. 5. 1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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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세아
유동비율 75% 그치며 차환 반복
발맥스·세아상역 등 계열사 고전
오너 2세엔 4년간 1000억 배당
제지사업 매각으로 진화 안간힘
사진 제공=글로벌세아

글로벌세아가 공격적인 인수합병(M&A) 후폭풍에 따른 유동성 압박과 계열사 부실 리스크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영업이익 대부분으로 이자를 상환한 가운데 세아STX엔테크, 쌍용건설 등 자회사의 현금 흐름까지 악화되며 곳곳에서 위험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글로벌세아의 지난해 연결 기준 이자비용은 1581억 원으로 영업이익(1867억 원)의 85%에 달했다.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은 1.2배 수준에 그쳤다. 통상 이자보상배율이 2배 미만이면 재무 위험 신호로 읽힌다.

1년 내 갚아야 할 유동부채는 3조 1087억 원인 반면 유동자산은 2조 3507억 원으로 유동비율은 75%에 불과하다. 통상 제조업 기준 유동비율 150~200%를 안정적으로 보는 점을 감안하면 글로벌세아의 단기 지급능력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글로벌세아는 신규 차입을 통해 기존 차입금을 돌려 막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지난 해 신규 차입금은 3조 869억 원, 상환금은 2조 8953억 원이었다.

그룹의 비상장 지주사인 글로벌세아는 김웅기 회장과 특수관계자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세아 그룹은 2018년 세아STX엔테크를 시작으로 2020년 태림페이퍼, 2022년 쌍용건설, 2024년 전주페이퍼·전주원파워 등을 잇달아 인수했다.

공격적으로 몸집을 키웠지만 계열사들의 현금 창출력은 기대에 못 미친다. 글로벌세아가 2018년 인수 후 971억 원을 대여해준 세아STX엔테크는 최근 청산 절차에 돌입했다. 청산 과정에서 대여금의 일부만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돼 상당한 손실이 불가피하다.

글로벌세아의 핵심 계열사인 세아상역은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손실 74억 원을 기록하는 등 실적이 부진하다. 여기에 사모펀드(PEF) 화인과 공동 투자한 발맥스기술의 기업공개(IPO)가 불발돼 올해부터 화인 측이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리스크가 추가됐다. 풋옵션이 행사될 경우 세아상역은 화인에 원금 187억 원에 이자를 더해 상환할 의무를 보증하고 있다. 아울러 세아상역은 쌍용건설의 신종자본증권 500억 원에 대한 보증을 서는 등 총 보증 부담 규모가 726억 원에 달한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5.4% 증가한 1조 8717억 원을 기록했고 수주 잔고도 9조 원을 넘어섰지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4년 597억 원에서 지난해 10억 원으로 급감했다. 중도금대출 보증 5401억 원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책임준공 약정 1조 1647억 원 등 재무 부담 요인도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 그룹의 내부 자금은 지주회사와 오너 일가로 향했다. 글로벌세아는 쌍용건설로부터 435억 원을 빌렸고, 김 회장의 장녀가 지분 99.94%를 보유한 개인 법인 SJD LLC에 비유동자산 609억 원을 매각하는 동시에 401억 원을 빌려줬다. 유동성 압박을 받는 지주사가 오너 일가의 개인 회사에 자산을 팔고 대금의 65% 이상을 사실상 다시 빌려준 셈이다. 이에 대해 글로벌세아 측은 “SJD LLC에 부동산을 매각한 후 매각대금의 일부는 현금으로 받고 나머지는 추후 받기로 한 것이지 실제로 회사 돈으로 대여를 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글로벌세아는 또 최대주주 김 회장과 특수관계자에게 총 658억 원을 빌려준 상태다. 세아상역은 2019~2022년 4년간 총 2575억 원을 배당했는데, 오너 2세 3인의 지분율(38.06%)을 고려하면 약 1000억 원 가까운 금액이 이들에게 돌아갔다.

시장에서는 글로벌세아가 최근 UBS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태림포장·태림페이퍼·전주페이퍼 등 제지 사업 통매각에 착수한 것 역시 이런 유동성 부담과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차환 부담이 큰 상황에서 계열사 부실까지 현실화하면 그룹 전반으로 유동성 압박이 번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글로벌세아 그룹 관계자는 “세아상역은 2023년과 2024년 오너 일가에 대한 배당을 줄였고 지난해에는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그룹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5% 증가했고 올해도 그룹사들의 전반적인 실적이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익 성장세 구조화와 비핵심자산 매각 등을 통해 그룹의 전반적인 재무 상황은 보다 견조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동헌 기자 kaaangs1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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