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배의 시간을 걷다… 포항문화재단, 제5회 ‘포항 장기유배문화제’ 내달 개최
6월 13일 장기중·유배문화체험촌 일원 개최
포항-강진-남양주 잇는 ‘3도(道) 유배문화 교류’로 전국적 거점 도약 준비

포항문화재단은 오는 6월 13일 장기중학교(장기숲)와 장기유배문화체험촌 일원에서 '제5회 포항 장기유배문화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올해 문화제는 '겨울을 뚫고 온 서신'을 슬로건으로 유배문화를 단순한 형벌의 역사에서 벗어나 사람과 학문, 삶과 사유가 교류하던 인문 공간으로 다시 풀어낸다.
포항 장기유배문화제는 조선시대 선비들의 깊은 사색과 학문이 머물렀던 장기의 역사적 의미를 오늘의 시선으로 되새기는 인문축제다. 올해는 경북 포항과 전남 강진, 경기 남양주를 연결하는 '3도(道) 유배문화 교류'를 중심으로 학술과 차문화, 인문책방, 해설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지역별 유배문화 자원과 연구 성과를 공유할 예정이다.
문화제는 학(學)·문(文)·식(食)·락(樂)·풍(風) 다섯 가지 주제로 구성된다. '학'에서는 3도 유배문화 학술교류와 인문해설사 교류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문'에서는 다산 정약용의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에서 착안한 서간문 백일장과 인문책방 프로그램이 열린다. 또 정약전의 '자산어보'를 모티브로 한 자연관찰기록 프로그램과 서예·캘리그라피 체험도 마련된다.
유배의 삶을 음식과 체험으로 풀어내는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식' 분야에서는 강진·남양주·포항의 차를 함께 즐기는 '3도 다례연'과 장기 주민들이 직접 준비한 유배 밥상이 차려진다. 열무비빔밥과 잔치국수, 우뭇가사리 등 유배의 시간을 담아낸 음식과 함께 새끼줄 꼬기 체험, 전통 굿즈, 지역 특산물이 어우러진 '3도 물산 교류전'도 진행될 예정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은 현대적 방식으로 유배의 시간을 체험하는 '자발적 유배체험'이다. 참가자들은 장기중학교에서 출발해 유배 호송과 함께 유배문화길을 걸으며 장기유배문화체험촌으로 이동하고, 우암 송시열과 다산 정약용 적거지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며 유배객의 하루를 경험하게 된다. 이어지는 '해배행렬 재현'에서는 시민들이 포졸과 유배객, 마을주민 역할로 참여해 유배에서 풀려나는 순간과 이별의 장면을 마당놀이 형식으로 풀어낸다.
이 밖에도 장기 유배문화의 흔적을 따라 걷는 '유배문화길 투어'와 문화관광해설사가 함께하는 스탬프 투어, 장기향교 의병 역사 체험 프로그램 등 시민 참여형 콘텐츠도 다채롭게 운영된다. 남양주시에서 제작한 다산 정약용 영정의 제작과 봉안 과정을 주제로 한 토크 콘서트 '그 얼굴 다시 모셔 놓고 보니'도 마련돼 유배와 다산 정신을 현대적으로 조명할 예정이다.
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장기는 단순히 유배객이 머물렀던 장소가 아니라 학문과 기록, 사람과 문화가 교류하던 공간이었다"며 "이번 문화제를 통해 장기를 전국 유배문화 교류의 거점으로 발전시키고 시민들이 유배문화의 가치를 직접 체험하고 공감하는 인문역사축제로 만들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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