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 커플 아기 대신 낳아준 여사친…伊 법원 “셋 다 부모”
보수단체 “전통적인 가족법 체계 흔들어”

이탈리아 법원이 한 아동에게 법적 부모 3명을 동시에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동성 부부와 여성 친구가 함께 양육 의사를 갖고 있었다는 점이 인정된 것으로, 현지에서는 가족 개념 변화와 관련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결혼한 남성 두 명 가운데 한 명은 친부이며, 다른 한 명은 독일법에 따라 아이를 입양한 이탈리아계 독일인 남성이다. 해당 아이는 독일에서 태어났다.
아이의 친부는 자신과 배우자의 여성 친구 사이에서 아이를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세 사람 모두 아이의 부모 역할을 하길 원했고, 독일에서는 이미 법적으로 입양 절차가 인정된 상태였다.
문제는 이탈리아에서 발생했다. 입양한 남성이 자국에서도 법적 부모 지위를 인정해달라고 신청했지만, 지방 당국은 아이가 해외 대리모 출산을 통해 태어난 것으로 의심하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1월 바리 항소법원은 “이 가정에는 대리모 계약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판단하며 기존 결정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결국 친부와 입양한 배우자, 그리고 여성 친구까지 총 3명이 모두 법적인 부모가 될 수 있다고 인정했다.
이들을 대리한 변호사 파스콰 만프레디는 “비밀 대리모 계약은 없었다”며 “세 사람 모두 아이의 부모가 되길 원했고, 법원도 이를 인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판결은 이탈리아에서 동성 커플의 법적 권리를 일부 보장한 ‘시민 결합’ 법안 통과 10주년을 맞은 시점에 공개돼 더욱 주목받고 있다.
반면 보수 성향 단체들의 반발도 이어졌다. 가톨릭 시민단체 프로 비타 & 파밀리아는 “동성 결합의 법적 인정이 전통적인 가족법 체계를 흔들고 있다”며 “미성년자들이 사회적·이념적 실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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