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한국교회의 사명"

안디도 2026. 5. 14.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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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독교 기후 행동 콘퍼런스 개최
"한국교회, 화석연료 비확산 조약 동참해야"
시민단체 활동가들, 현장 경험 공유

[뉴스앤조이-안디도 기자] 온실가스 배출, 재생에너지, 에너지 소비와 기후 정책을 평가 지표로 하는 '기후 변화 대응 지수'(Climate Change Performance Index·CCPI)에서 한국은 측정 대상 67개국 중 63위를 기록하고 있다. 화석연료 의존도가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더딘 현실 속에서, 한국교회가 재생에너지 전환의 도덕적·영적 동력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모였다.

그린페이스(GreenFaith)와 서울YWCA, 기독교환경운동연대는 5월 13일 서울YWCA 회관에서 '한국 기독교 기후 행동 콘퍼런스'를 열었다. 활동가와 신학자, 과학자 80여 명이 함께했다. 이번 행사를 제안한 그린페이스는 1992년 설립된 단체로, 종교적 영성을 바탕으로 화석연료 투자 철회 운동, 종교 시설 친환경화, 태양광발전 시설 설치 및 자금 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해 왔다.
플레처 하퍼 목사는 화력발전이 소수의 특권을 유지하기 위해 약자를 고통받게 하는 에너지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안디도

여는 예배에서 설교한 그린페이스 상임대표 플레처 하퍼(Fletcher Harper) 목사는 화력발전소 인근 주민들이 겪는 피해를 설명하며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그리스도인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경은 수백만 명을 해치면서 극소수만을 이롭게 하는 화석연료 시스템을 '불의, 착취, 완악한 마음'이라고 지칭한다면서 "하나님의 비전은 모든 피조물을 위한 풍성한 생명이다. 때문에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한국교회가 재생에너지로의 전환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하퍼 목사는 "믿음의 공동체가 지닌 힘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어려운 시기에도 희망을 이어 가고 조직하며 진실을 말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제국과 불의한 시스템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다. 화석연료 산업은 강력하다. 파라오도 강력했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백성을 내보내라고 말씀하셨다"며 "피조물은 자유를 갈망하고 있다. 하나님은 지금 교회를 부르셔서 그 자유가 실현되도록 함께하라고 한다"고 말했다.
배현주 목사는 화석연료 비확산 조약 운동 활성화를 위해 한국교회가 모여 대화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안디도

세계교회협의회 배현주 목사는 '창조 세계 회복을 위한 정의로운 전환: 기후 위기 시대 신앙의 책임'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배 목사는 현재 기후 위기가 '지구를 겨냥한 제3차 세계대전'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독일 비영리 연구소 저먼워치(GermanWatch) 등 국제 기후 단체들이 발표한 2026년 기후 변화 대응 지수(CCPI)에서 67개국 중 63위를 기록한 한국이 변할 수 있도록 시민사회와 교회가 도덕적, 영적 의지를 불어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아직도 화석연료 의존도가 굉장히 높다"면서 "시민사회의 압력과 우리의 신앙으로 지금 과제를 해결하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교회협의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진행 중인 화석연료 비확산 조약(Fossil Fuel Non-Proliferation Treaty·FFNPT) 운동을 소개했다. FFNPT는 탄소 배출량에만 제한을 둔 국제 협약들의 허점을 보완하고자 생긴 운동으로, 화석연료 생산 및 확산을 제한하자는 국제 시민사회 공동 캠페인이다. 배 목사는 "국내에서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화석연료 비확산 조약 운동을 지금 시작하고 있다. 교회와 기관, 개인 모두가 참여할 수 있다. 세계교회협의회는 전 세계 교회들이 이 조약에 참여해 달라고 호소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배현주 목사는 끝까지 희망을 놓지 말자고 말했다. 그는 "예언자적 상상력이란 국 사회 신뢰와 소통이라는 사회적 자본이 풍성해지는 꿈, 누구도 돌봄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사회적 안전망이 견실해지는 꿈, AI 시대에 디지털 정의를 세우고 지속 가능한 경제를 만드는 꿈"이라면서 "선한 일을 하다가 낙심하지 말자. 지쳐 넘어지지 않으면 거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모 관장은 지금 기술로 기후 위기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며 희망을 놓지 말자고 강조했다. 뉴스앤조이 안디도

'기후 위기의 과학적 이해와 실천: 우리가 직면한 현실과 전환의 과제'라는 주제로 강연한 펭귄각종과학관 이정모 관장은 유쾌하면서도 과학적인 시선으로 기후 위기의 현실을 짚었다. 이 관장은 1850년부터 2023년까지 173년간 지구 온도를 나타낸 그래프를 보여 주며, 1990년대부터 비정상적으로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10대~30대는 단 한 번도 정상적인 지구에 살아 보지 못했다. 아이들이 '올해가 내 인생에 가장 뜨거운 여름'이라고 이야기한다. 작년 여름은 아이들의 남은 인생에서 가장 시원한 여름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정모 관장은 기후 위기가 심각한 문제이기는 하나,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진짜 문제는 실행할 의지와 정책이 없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후학자들은 기후 위기를 극복하는 데 필요한 기술이 95%는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 기술을 쓸 의지가 없을 뿐이다. 의지가 없다는 건 세금 쓸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정책만 있으면 가능하다. 이미 기술이 있으니, 우리가 하면 된다. 너무 겁먹거나 공포심에 빠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2부 토론 시간에 다양한 기후 환경 단체 활동가들이 각자의 경험과 생각을 나눴다. 뉴스앤조이 안디도

2부 순서에는 환경 활동가들이 패널로 나서 현장에서 맞닥뜨리는 고민을 나눴다. 청소년기후행동 김보림 활동가는 의사결정 구조의 폐쇄성을 꼽았다. 헌법재판소에 탄소중립기본법 위헌 소송을 제기하는 등 청소년들의 기후 소송을 주도한 그는 "기후 위기는 소수가 의사 결정권을 다 가지고 있는 문제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모두가 말하기 굉장히 어려운 문제라는 걸 매해 느낀다"고 말했다.

플랜1.5 김혜미 정책활동가는 변하지 않는 정치권을 보며 절망과 냉소를 이겨 내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헌법재판소가 탄소중립기본법 제8조 제1항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후 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여전히 국회가 나서지 않는다며 "법과 제도를 바꾸는 건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특정한 사람들이다. 그들이 가장 움직이지 않고 있다. 지방선거 때문에, 다른 법안 때문에 바쁘다고 말한다. 헌법재판소와 시민들은 기후 위기에 대응하라고 분명한 목표를 꾸준히 이야기하는데, 조율하고 결정할 사람들에게는 닿지 않는다. 이런 상황 때문에 느끼는 절망감, 냉소와 싸우느라 요즘 참 어렵다"고 말했다.
유미호 센터장은 교회의 기후 위기 대응이 텀블러 쓰기, 쓰레기 줍기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교회 내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안디도

교회가 기후 위기에 대응하려면 의례적인 환경 캠페인을 펼치지 말고, 교회 자체가 지역사회의 생태적 거점이 되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기독교환경교육센터살림 유미호 센터장은 "교회 운영 전 과정을 생태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 현재 100개가 넘는 녹색 교회가 있는데, 과제 중심적인 일을 할 것이다. 기후 문제는 삶의 문제다. 완전히 새롭게 재설계할 수 있도록 교회 거버넌스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교단 헌법과 교회 정관에 생태적 사명 넣기 △교인들과 대화하며 우리 동네 기후 정책 만들기 △시민들의 태도와 마음을 바꿀 수 있는 교육하기 △지자체와 MOU를 체결해 환경 운동하기 등을 제시했다.

환경운동연합 유에스더 활동가는 "이미 교회는 지역사회에서 돌봄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 교회가 감당하는 일들을 기후와 연관해서 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집 수리 봉사를 할 때 기후와 연결해 그 집이 폭염이나 폭우로부터 안전한 집으로 만들도록 하는 것이다. 교회 복지 활동에서 구체적인 지점을 찾아 지역교회에서 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안디도 titus12@newsnjo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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