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 기관 '금융 인프라'로 도약

전시현 기자 2026. 5. 1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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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커리지·스테이블코인·토큰결제 동시 확장
XRP 레저, 국채 상환 5초 처리 실증
/pixabay

| 서울=한스경제 전시현 기자 | 가상자산 업계에서 기관투자자를 겨냥한 금융 인프라 경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리플이 프라임 브로커리지·스테이블코인·토큰화 결제라는 세 축을 동시에 확장하며 기관금융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단순 송금 네트워크를 넘어 월가(街)의 핵심 인프라 공급자로 올라서겠다는 포석이다.

▲ 마진·속도·자본효율 한번에…2억달러 실탄 장전

14일 업계에 따르면 리플은 멀티에셋 프라임 브로커리지 플랫폼 '리플 프라임'의 성장 자금으로 뉴버거 스페셜티 파이낸스로부터 2억달러(약 28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완료했다. 조달 자금은 기관 고객 대상 마진 공급 여력 확대와 전통금융·디지털 자산 시장 서비스 강화에 투입된다.

노엘 키멜 리플 프라임 사장은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안정적인 자금 접근성과 재무 건전성은 기관 투자자에게 핵심"이라며 "이번 조달로 마진 공급 능력과 자본 효율성을 한층 높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자금을 제공한 뉴버거 스페셜티 파이낸스 측도 리플 프라임을 "핀테크의 기술력에 은행 수준의 규제 준수 체계를 결합한 플랫폼"이라고 평가했다.

스테이블코인 전선에서도 리플의 행보는 거침없다. 리플은 지난해 12월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RLUSD를 글로벌 거래소에 상장했다. RLUSD는 미국 달러 예치금·국채·현금성 자산으로 전액 담보되며, 준비 자산에 대한 월간 제3자 검증 보고서를 의무 공개해 신뢰성을 높였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CEO는 "뉴욕주 금융서비스국(NYDFS)의 제한 목적 신탁회사 인가라는 미국 최고 수준의 규제 기준 아래 출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플은 향후 자사 결제망 '리플 페이먼츠'에 RLUSD를 접목해 기업 고객의 글로벌 결제까지 아우르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를 완성할 계획이다.

▲ JP모건·마스터카드와 맞손…국채 상환 5초 만에 완료

실사용 사례도 나왔다. 온도 파이낸스는 이달 6일 JP모건·마스터카드·리플과 공동으로 토큰화된 미국 국채 펀드의 국경 간·은행 간 상환 파일럿을 완료했다. XRP 레저(XRPL)가 자산 이전 구간을 5초 미만에 처리하는 동안 법정화폐 결제는 마스터카드 MTN과 JP모건 키넥시스의 은행 인프라를 통해 동시에 이뤄졌다.

퍼블릭 블록체인과 전통 은행망을 단일 흐름으로 연결한 첫 실증 사례라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마커스 인팽거 리플X 수석부사장은 "글로벌 은행 인프라와 결합하면 기관이 국경 간 거래를 하나의 통합된 흐름으로 집행할 수 있다는 것을 이번 파일럿이 증명했다"고 말했다.

시장도 움직였다. 리플의 2억달러 조달 발표와 XRPL 기반 파일럿 거래 소식이 겹치자 미국 상장 현물 XRP ETF에는 하루 기준으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됐다.
리플 인사이트에 따르면 미국 현물 XRP ETF 누적 유입액은 지난해 12월 10억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불과 3개월 만인 올해 3월 초 15억달러를 넘어섰다. 현재 7개 ETF의 합산 운용 자산은 15억3000만달러, 보관 중인 XRP는 7억7300만개에 달한다.

▲ 인프라는 커지는데…최대 변수는 '규제'

리플이 브로커리지·스테이블코인·토큰화 결제·ETF 유입이라는 네 축을 동시에 밀어붙이는 것은 기관금융의 핵심 인프라 공급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투자자들도 단순한 가격 반등 기대를 넘어 XRP 생태계 전체를 다시 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건은 규제다. 미국 의회에서 논의 중인 디지털 자산 법안의 향방에 따라 기관 자본 유입 속도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XRP의 법적 성격과 거래 구조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전히 걷히지 않는 한, 월가 대형 자금이 본격적으로 유입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그럼에도 리플의 현재 구도는 뚜렷하다. 기관 유입 창구는 리플 프라임, 결제 수단은 RLUSD, 거래 장부는 XRPL, 그 장부를 움직이는 자산은 XRP다. 리플은 더 이상 XRP 가격 하나에 기대는 가상자산 기업에 머물지 않으려 한다. 송금과 정산, 유동성 공급, 디지털 자산 거래를 하나의 체계로 엮는 금융 인프라 사업자로 탈바꿈하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JP모건 자금이 5초 만에 싱가포르로 이동한 이번 파일럿은 블록체인이 금융의 변방 기술이 아니라 월가의 자금과 국채·글로벌 결제망을 실제로 잇는 인프라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시장이 XRP를 바라보는 시각도 가격 전망에서 실제 금융망 구축 여부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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