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도 넘는 기온…‘역대급’ 폭염 예고에 건강에도 ‘비상등’

장자원 2026. 5. 14.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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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 이상·만성질환자 등 심장 부담 커질 수 있어 조심
14일 서울 최고 기온이 섭씨 30도를 넘어서면서 때이른 무더위에 심장 건강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사진=연합뉴스

올여름도 '역대급' 폭염이 예고된 가운데, 때이른 무더위가 찾아오며 고령층이나 만성질환자들의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질 것으로 전망된다.

평년보다 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14일 서울 낮 최고기온은 31.3℃로 수도권과 충청권을 중심으로 무더위가 이어졌다. 서울 기온이 30℃를 넘어선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기후변화로 날씨가 점점 더워지면서 온열질환자 역시 가파르게 증가했다. 온열질환은 더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며 체온조절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급성질환으로, 열사병·열탈진·열경련 등이 대표적이다.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온열질환자는 전년 대비 30% 넘게 늘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60대 이상 고령자다.

또 노인들이나 만성질환자(고혈압·당뇨·협심증·심부전 등)는 폭염 상황에 급성 심혈관질환을 겪을 가능성도 높아진다. 사람의 몸은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열을 배출하는데, 외부 기온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체온 조절 시스템이 무너지며 심장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고온 환경에서는 체내 열을 식히기 위해 혈관이 확장되고 땀이 더 많이 배출된다. 이 과정에서 혈압을 떨어지며, 심장은 부족한 혈류 보충을 위해 더 빠르고 강하게 뛰게 된다. 즉 심장이 평소보다 훨씬 많은 산소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는 것.

이미 심혈관 기능이 약해져 있는 환자들에게는 이같은 변화가 치명적이다. 관상동맥이 좁아져 있는 협심증 환자나 심근경색 병력이 있는 환자 등은 갑작스러운 심박수 증가와 혈압 변화가 심장에 치명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박진선 한양대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폭염 때는 탈수 때문에 혈액의 점도가 높아진다. 혈전(피떡)이 생기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이 혈전이 관상동맥을 막으면 심근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고, 심하면 심장돌연사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열대야가 지속되면 밤에도 심장이 충분히 쉬지 못한다. 수면 부족과 자율신경계 불균형이 이어지면 혈압이 높아지고 부정맥 위험이 커지는데, 이는 새벽 시간 돌연사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폭염 속에서 심장에 이상이 나타났을 때는 단순 피로와 증상이 비슷하다. 가슴이 답답하거나 숨이 차고, 평소보다 쉽게 지치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를 무심코 지나쳐서는 안 된다.

특히 △가슴을 짓누르는 통증 △식은땀이 흐를 정도의 극심한 피로감 △호흡곤란 및 어지럼증 △갑작스러운 심장 두근거림 △실신 또는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와 검사를 받아야 한다.

박 교수는 "심근경색이 소화불량이나 어깨 통증, 극심한 무기력감으로만 나타나는 환자도 많다"며 "고령층과 당뇨병 환자는 통증을 덜 느끼는 경우가 있어 더 발견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이 폭염으로부터 심장을 보호하기 위해선 일상 속 작은 실천이 중요하다. 아래 수칙을 생활화하는 것이 좋다.

① 충분한 수분 섭취

갈증을 느끼기 전부터 물을 자주 마시는 습관이 중요하다. 하루 1.5~2L 정도를 여러 번 나눠 섭취하는 것이 좋으며, 카페인이나 알코올은 탈수를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② 가장 더운 시간대 외출 자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기온과 자외선이 가장 강한 시간이다. 불가피하게 외출을 할 땐 양산·모자·냉감 의류 등을 활용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③ 실내 온도 관리

실내 온도는 24~26℃ 정도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 전기료 부담 때문에 냉방을 지나치게 참는 것은 오히려 건강에 위험할 수 있다.

④ 몸 상태 변화에 민감해지기

평소와 다른 피로감이나 어지럼증, 두근거림이 반복된다면 무리하지 말고 즉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증상이 지속되면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안전하다.

⑤ 정기 건강검진 받기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은 심혈관질환의 주요 원인이다. 정기적인 검진과 꾸준한 약물 치료를 통해 위험요인을 관리해야 한다.

박 교수는 "무더위를 단순 계절 현상으로 여기지말고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며 "심장에는 단 한 번의 치명적인 이상만 나타나도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혹시 모를 위험을 대비하는 태도가 건강한 여름을 지키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장자원 기자 (jang@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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