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셔클’, 10명 중 4명 재이용…로보택시 OS 실험 통했다

정경수 2026. 5. 14.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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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클, 광주 자율주행 실증 핵심 플랫폼으로
AI 기반 실시간 배차·합승 운영 체계 구축
버스와 택시의 중간 형태
2021년부터 축적한 이동 데이터 축적
자율주행 시대 핵심 운영 체계로
현대자동차의 ‘셔클(Shucle)’은 AI 기반 수요응답형 모빌리티 서비스로, 교통 소외 지역의 이동 편의를 개선한다. 승객이 앱으로 차량을 호출하면 AI가 최적 경로를 설정하며, 현재 세종시 등 45개 지역에서 운영 중이다. 신도시, 농어촌, 산업단지 등에서 대중교통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의 인공지능(AI) 기반 수요응답형 교통(DRT) 플랫폼 ‘셔클’이 단순 이동 서비스를 넘어 미래형 도시 교통 운영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과 결합해 향후 ‘로보택시 운영 OS(운영체계)’로 확장될 전망이다.

1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셔클은 지난 2021년부터 검단·고촌·덕은·향동 등 수도권 신도시 지역에서 지하철 개통 전 교통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해왔다. 이들 지역의 2주 내 재이용률은 최대 38%로 나타났다. 고양 덕은은 38%로 가장 높았고, 검단 36%, 고촌 34%, 향동 33% 등을 기록했다. 재이용률은 첫 이용 후 14일 이내 재방문 비율을 의미한다.

이는 단순 체험 수준을 넘어 실제 생활권 이동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현대차는 셔클 플랫폼을 각 지자체에 공급하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똑타’ 앱을 통해 ‘똑버스’를 호출할 수 있으며, 세종시는 ‘이응패스’ 기반의 ‘이응버스’를 운영 중이다. 전남 영암군과 충남 서산시는 셔클 앱을 그대로 활용해 각각 ‘영암콜버스’와 ‘행복버스’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셔클은 신도시 교통 공백 해소부터 고령층 이동권 확대, 교통약자 접근성 개선까지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검단신도시의 지하철 개통 전 인근 역 연계, 김포 고촌·풍무 지역의 김포공항역 이동 지원, 덕은·향동 지역의 가양역 연결 등이 대표 사례다.

셔클은 기존 버스처럼 정해진 노선을 반복 운행하는 방식이 아니다. 이용자가 앱으로 차량을 호출하면 AI가 실시간 수요를 분석해 차량 경로와 배차를 조정한다. 새로운 호출이 생기면 합승 알고리즘을 통해 유사한 경로 승객들을 함께 태우도록 실시간으로 경로를 재구성한다. 버스와 택시의 중간 형태에 가깝지만, 핵심은 ‘데이터 기반 운영’이다.

현대차그룹은 이 플랫폼을 향후 자율주행 시대 핵심 운영 체계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실제 현대차·기아는 전날 광주광역시 자율주행 실증 사업에서 셔클을 핵심 운영 플랫폼으로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광주 자율주행 차량 서비스를 직접 운영하며 차량 호출과 실시간 관제, AI 기반 배차 운영 전반을 맡는다.

기존 셔클이 운전기사가 직접 차량을 운행하는 유인 기반 서비스였다면, 광주 실증 사업에서는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차량 운영 체계로 확장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 자율주행차 테스트가 아니라 ‘도시 단위 자율주행 운영 체계’ 구축 단계로 보고 있다. 자율주행 시대에는 차량 자체보다 수백 대 차량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영할 것인지가 더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실제 글로벌 자율주행 기업들도 차량 기술뿐 아니라 호출 플랫폼·관제 시스템·데이터 운영 체계를 핵심 경쟁력으로 키우고 있다.

현대차 역시 셔클을 통해 단순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이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도시 교통을 운영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5년간 셔클 실증 운영을 통해 축적한 이동 데이터와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자율주행·로보택시 등 미래 모빌리티 사업 확장에 대한 기반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애플리케이션에 표시된 똑버스 도착 안내 문구 [헤럴드DB]

실제 시안교통리버풀대 연구진이 파주시를 대상으로 DRT 도입 효과를 분석한 결과 이동시간·비용 감소와 접근성 향상 효과가 나타났다. DRT는 전체 교통수단 분담률의 약 3.8%를 차지했으며, 인구·활동 밀도가 높은 운정2동에서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GTX 접근성이 높거나 버스 접근성이 낮은 지역일수록 수요가 증가하는 특징도 확인됐다.

셔클은 교통약자 이동권 확대 실험에도 활용되고 있다. 의왕시는 지난해 1월부터 셔클 플랫폼 기반의 ‘경기도형 바우처택시’ 시범사업을 시작해 의왕시 등록택시 327대 중 178대를 바우처택시로 운영한 결과, 이용자가 기존 179명 수준에서 1만1815명으로 크게 늘었다. 평균 대기시간은 7.7분 수준이었다. 현대차는 이 같은 빠른 배차 시스템이 약 80%에 달하는 높은 재이용률을 만드는 결정적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기도지역에서 운영중인 이동약자 케어형 똑버스 [현대차 제공]

현대차그룹은 다목적차량(MPV) 스타리아 기반의 휠체어 특화 차량 ‘R1’도 운영하고 있다. 휠체어 이용자가 2열 도어로 바로 탑승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동행자와 나란히 앉을 수 있는 구조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고령층을 위한 음성 기반 AI 호출 실험도 진행 중이다. 실제 동탄 지역 연구에서는 20~30대 여성 이용 비중이 높았던 반면 고령층과 남성 이용률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게다가 농촌 지역에선 기존 대중교통을 대체하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특히 서산·보령 등 일부 지방 소도시에서는 버스 배차 간격이 120~400분 수준에 달해 DRT가 고령층 이동을 떠받치는 역할을 했다.

2024년부터 운영된 충남 보령시에서 ‘셔클’ 플랫폼 기반 통합 교통 서비스 ‘불러보령’. 불러보령 차량에서 승객이 하차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업계에서는 향후 현대차그룹의 미국 자율주행 합작사 모셔널의 로보택시 서비스가 국내에 도입될 경우, 셔클이 광주 자율주행 실증 사업 등을 통해 축적한 운영 데이터와 관제 경험이 핵심 기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흥수 현대차·기아 글로벌 전략조직(GSO) 본부장은 지난 1월 “올해 말 라스베이거스 상용화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뒤, 축적된 기술과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을 포함한 다양한 지역 전개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래 모빌리티 시대의 핵심은 단순 기술 경쟁이 아니”라며 “시민들이 실제로 신뢰하고 이용할 수 있어야 하며, 제도 정비와 기존 운수업계와의 사회적 조율 등 ‘사회적 수용성’ 확보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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