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모금만 마셔도 안다”…동아시아 ‘3국3색’ 녹차 비교해보니
녹차 생산·소비 1위 중국, 지역별로 분류
증기와 햇볕 차단 방식 일본, 감칠맛 추구
채엽 시기로 구별하는 한국, 구수한 맛 중점

봄의 맛을 담은 녹차는 아시아 국가라면 모두 맛볼 수 있는 차다. 특히 한국과 중국, 일본은 차문화 역사가 깊고 각국 녹차도 그 특징을 품고 있다. 동아시아 삼국의 녹차에 대해 알아보자.
덖음(부초·釜炒) 방식은 뜨겁게 달군 솥에 찻잎을 넣고 손이나 도구로 볶듯이 익히는 방식이다. 솥의 열이 찻잎에 직접 닿아 수분을 날리면서 구수하고 향긋한 향이 입혀진다.
증제(蒸製)는 찻잎을 증기로 쪄서 산화를 막는 방식이다. 열이 고르게 전달되고 찻잎의 엽록소가 파괴되지 않아 초록빛 차색(茶色)이 나온다. 풀향 섞인 청량함과 감칠맛이 특징이다.

◆서호용정(西湖龍井)=중국 저장성 항저우 서호 근처에서 생산되는 녹차로, 가장 보편적으로 사랑받는 맛을 가진 차다. 찻잎을 덖을 때 손으로 눌러가며 볶기 때문에 찻잎이 납작한 칼날 모양이 된다. 구운 밤 같은 구수한 향이 은은하게 퍼지고, 맑고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식사 전에 입맛을 돋우기 위해 마시기도 한다.

◆몽정감로(蒙頂甘露)=쓰촨성 야안시 몽정산에서 생산하는 녹차로, 2200년 전 중국 서한(西漢) 시대부터 기록된 차다. 24절기 중 춘분쯤에 부드러운 싹만 골라서 모으고, 찻잎을 덖고 비비는 과정을 세 번씩 반복해 구불구불하게 마는 방식으로 제조했다. 차의 맛이 단 이슬과 같아 ‘감로’라는 이름이 붙었다.

◆센차(煎茶)=일본 녹차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청량하고 약간의 떫은맛이 있는 균형 잡힌 맛이 특징이다. 제작 방식과 잎 크기에 따라 나뉜다.
▲후카무시센차(深蒸し煎茶)=일반 센차보다 2~3배 더 오래 찐 것으로, 찻잎 조직이 더 잘게 부서져 진하고 걸쭉한 수색이 나온다. 떫은맛이 줄고 단맛과 깊이가 강해진다. 찻잎이 작기에 촘촘한 거름망을 사용한다.
▲반차(番茶)=센차는 대체로 이른 봄 찻잎으로 만들지만, 그 이후 또는 여름에 자란 찻잎으로 만드는 차다. 맛과 향의 섬세함은 부족하지만 카페인 함량이 적어 편히 마실 수 있다. 주로 가정집에서 많이 우려 마신다.

◆교쿠로(玉露) =일본 잎차 중 가장 높은 등급으로, 수확 전 약 3주 동안 햇빛을 차단해 재배한다. 차광 재배로 아미노산이 극도로 높아져, 일본 잎녹차 중 진하고 묵직한 감칠맛(우마미)가 특징이다. 40~50°C의 미지근한 물로 천천히 우린다. 마실때도 입에 머금어 천천히 음미한다.

◆우전(雨前) =24절기 곡우(4월20~21일) 이전, 차나무가 이른 봄 처음 내미는 새순만을 골라 만든다. 차 업계 사람들에게는 ‘첫물차’라고도 불린다. 여린 찻잎으로 만들어 은은하고 순한 맛이 특징이며, 삼키고 난 뒤에도 입안에 풍미가 남는다. 생산량이 극히 적고 채엽 기간이 짧아서 가격이 다소 비싸다.

◆세작(細雀)=곡우 직후부터 입하(5월5~6일) 전후에 솟아난 싹과 첫잎을 함께 수확한다. 향긋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살짝 쌉싸름한 맛이 있어 가장 대중적이고 균형감 있는 등급으로 꼽힌다. 차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나 매일 마시는 사람 모두 어울린다. 우전보다 가격이 저렴하며, 상대적으로 쉽게 구할 수 있다.
◆중작(中雀)과 대작(大雀)=지금은 대체로 기업에서 티백을 만드는 데 쓰이지만, 근대에는 중작과 대작도 잎차로 마셨다. 전남 보성, 경남 하동. 제주 등 개인 다원에서 소규모로 잎차를 생산하기도 한다. 맛은 쓴맛과 떫은맛이 어우러진 ‘고삽미’가 상대적으로 강하나, 차향도 함께 있다. 차색은 우전과 세작과 비슷한 편이다. 차줄기를 말려 넣은 제품은 시원한 맛이 돋보인다.
◇도움말=갤러리지유, 무애산방, ‘일본녹차수업’(문기영 지음, 이른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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