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집권 우려” 음바페 한마디에…르펜 “PSG 떠나더니 우승 놓쳐” 신경전

백민정 기자 2026. 5. 14.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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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지난 4월10일(현지시간)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 지로나의 라리가 축구 경기에서 레알 마드리드의 킬리안 음바페가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AP연합뉴스

프랑스 축구대표팀 주장 킬리안 음바페가 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의 집권 가능성에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했다가 극우 정치권과 정면충돌했다. 음바페는 “축구선수도 시민”이라며 정치적 발언의 정당성을 강조했지만, RN은 “국민을 대표하는 국가대표 주장이 정치 활동가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음바페는 12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잡지 배니티페어 인터뷰에서 RN을 겨냥해 “그들 같은 사람들이 권력을 잡았을 때 우리나라에 어떤 결과가 생기는지 안다”고 말했다. 또 “축구선수도 결국 시민”이라며 “그저 모든 게 괜찮아질 거로 생각하며 경기만 할 수는 없다. 축구선수는 경기만 하고 입을 다물어야 한다는 생각에 맞서야 한다”고 했다.

알제리·카메룬계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프랑스 파리 북부 교외에서 성장한 음바페는 프랑스 사회의 다양성과 이민자 배경을 상징하는 인물로 평가받아왔다. 그는 인터뷰에서 “(축구선수가) 돈이 많다고 해서 사회 문제와 동떨어져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도 무엇이 벌어지는지 느끼고 의견을 말할 권리가 있다”고 했다.

인터뷰가 공개되자 조르당 바르델라 RN 대표는 SNS를 통해 즉각 반격했다. 그는 “킬리안 음바페가 파리 생제르맹(PSG)을 떠난 뒤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안다”며 “PSG가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했다”고 비꼬았다. 음바페가 2024년 PSG를 떠나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뒤 PSG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점을 겨냥한 것이다.

RN의 ‘간판’인 마린 르펜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음바페 전략이 성공하지 못한 걸 보면 우리 당이 집권하지 않길 바라는 건 오히려 안심된다”며 “축구팬들은 음바페에게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 판단해 투표할 만큼 충분히 자유롭다”고 말했다.

RN 측은 음바페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압박했다. 당 대변인 줄리앙 오둘 의원은 “프랑스 대표팀 주장은 모든 프랑스인을 대표해야 한다”며 “RN을 지지하는 수백만명의 프랑스인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프랑스 정당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RN은 강경한 반이민 정책을 앞세워왔다. RN의 전신인 국민전선(FN)을 창당한 장 마리 르펜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우승 당시 대표팀에 아프리카계 선수가 너무 많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음바페와 바르델라의 충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4년 프랑스 조기 총선 당시 음바페는 RN의 의석 확대를 두고 “재앙적”이라며 “모든 극단주의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바르델라 대표는 “생계 걱정 없는 백만장자 운동선수가 고통받는 프랑스인들에게 설교하는 건 거북하다”고 반발했다.

바르델라는 현재 RN의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힌다. 마린 르펜 의원이 유럽의회 자금 유용 혐의 유죄 판결로 2027년 대선 출마 금지 결정을 확정받을 경우, 바르델라가 대선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프랑스 싱크탱크 르밀레네르의 윌리엄 테이 교수는 로이터통신에 “최근 음바페의 프랑스 내 인기가 PSG 시절보다 약해진 상황에서 바르델라의 대응은 정치적으로 영리했다”면서도 “RN이 프랑스를 대표하는 스포츠 스타를 공격하는 전략은 중도층에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전했다.

백민정 기자 mj10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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