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보인다고?" 쥐젖, 톱니모양 혀, 흰 반점… 의외의 당뇨 증상 4

국내 당뇨병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당뇨병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019년 약 323만 명에서 2023년 383만 명으로 4년 사이 약 60만 명 증가했다.
그동안 당뇨병 환자는 연평균 4.4% 증가했다. 이 기간 한국 인구가 정체됐음을 고려할 때, 당뇨병 환자의 비중도 커졌음을 짐작할 수 있다. 2023년 말 기준 당뇨병 환자는 전체 인구의 7.5%에 달했다.
당뇨병은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을 수 있지만, 혈당이 높은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혈관과 신경이 손상돼 망막병증, 신장질환, 심혈관질환, 발 감염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조기에 발견해 혈당을 관리하고 생활습관을 교정해야 한다.
가장 잘 알려진 당뇨병 대표 신호는 삼다(三多), 물을 많이 마심(다음)·소변을 많이 봄(다뇨)·많이 먹음(다식)이다. 그런데 이 밖에 얼굴과 목, 입안에 눈에 띄게 나타나는 의외의 당뇨 신호도 있다.
목 뒤가 거뭇하고 두꺼워지는 '흑색가시세포증'
흑색가시세포증은 목 뒤, 겨드랑이, 사타구니처럼 피부가 접히는 부위가 거뭇해지고 벨벳처럼 두꺼워지는 피부 변화다. 비만이나 인슐린 저항성과 관련돼 당뇨병·대사증후군 환자에게서 관찰될 수 있다. 대한당뇨병학회지에 실린 '당뇨병과 피부질환' 논문에서는 흑색가시세포증이 비만과 인슐린 저항성과 연관돼 있으며, 혈중 인슐린이 높은 상태에서 피부 세포 증식이 자극돼 과각화와 색소침착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피부과학회도 목 뒤나 겨드랑이에 벨벳 같은 어두운 피부가 생기면 당뇨병 전단계나 당뇨병의 첫 신호일 수 있어 검사를 받아보라고 권고한다.
치료는 원인이 되는 인슐린 저항성과 비만을 개선하는 것이 핵심이다. 체중 감량과 혈당 관리가 우선이며, 필요하면 피부과에서 각질연화제나 레티노이드 계열 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목·눈꺼풀에 작은 살점처럼 돋는 '쥐젖'
쥐젖은 의학적으로 피부연성섬유종이라 부르는 양성 피부 돌기다. 실처럼 가늘게 매달리거나 작은 살점처럼 튀어나온 모양을 보인다. 목, 눈꺼풀, 겨드랑이, 사타구니처럼 접히고 마찰이 잦은 부위에 잘 생긴다. 쥐젖이 짧은 기간에 여러 개가 생기거나 목 주변에 많이 늘어난다면 혈당 상태를 함께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미국피부과학회는 쥐젖이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흔한 양성 병변이지만, 여러 개의 쥐젖이 있을 경우 제2형 당뇨병의 신호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쥐젖이 당뇨병 환자에게 더 잘 관찰되는 이유는 혈당 자체보다 인슐린 저항성과 관련 있다. 인슐린이 잘 듣지 않으면 몸은 혈당을 낮추기 위해 더 많은 인슐린을 분비하는데, 이 고인슐린 상태가 피부 세포와 섬유조직 증식을 자극해 목·겨드랑이처럼 접히고 마찰이 많은 부위에 쥐젖이 여러 개 생기는 데 관여할 수 있다. 다만 쥐젖은 노화, 비만, 유전, 피부 마찰로도 흔히 생기기 때문에 이것만으로 당뇨병을 진단할 수는 없다.
입안에 하얀 막 생기는 '구강 칸디다증'
당뇨가 있으면 구강 칸디다증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 입안에 우유 찌꺼기처럼 하얀 막이 끼고, 이를 닦거나 문질렀을 때 벗겨지면서 따갑거나 피가 난다면 구강 칸디다증을 의심할 수 있다. 칸디다는 원래 입안에 존재할 수 있는 곰팡이균이지만,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거나 침 분비가 줄고 면역 방어가 약해지면 과도하게 증식할 수 있다. 미국 국립치과·두개안면연구소는 당뇨병이 입마름과 구강 칸디다증을 일으킬 수 있으며, 침이 부족하고 침 속 포도당 농도가 높아지면 칸디다가 자라기 쉬운 환경이 된다고 설명한다. 당뇨병 환자 205명과 대조군 62명을 비교한 결과, 구강 내 칸디다균 분리 빈도가 당뇨병 환자군 63.4%, 대조군 37.1%였다는 국내 연구 결과도 있다.
혀 가장자리 이 자국처럼 눌리는 '톱니모양 혀'
톱니모양 혀는 혀 가장자리에 치아 자국처럼 울퉁불퉁한 눌림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으면 입마름이 생기는데, 혀가 붓거나 수면 중 이를 악무는 습관이 겹치면 혀 가장자리가 치아에 눌려 자국이 남을 수 있다.
다만 이 증상은 흑색가시세포증이나 반복되는 구강 칸디다증처럼 당뇨병 신호로 단정하기 어렵다. 당뇨병 환자에게 더 자주 관찰될 수 있다는 보고는 있지만 근거는 아직 제한적이다. 혀가 붓거나, 이를 악무는 습관, 수면 중 이갈이, 구강건조, 스트레스, 수면무호흡 등 여러 원인으로도 생길 수 있다. 그럼에도 혀 자국이 오래가거나 통증, 작열감, 입마름, 구취, 하얀 설태가 동반되면 치과나 구강내과에서 원인을 확인하고, 당뇨 위험 요인이 있다면 혈당 검사도 함께 고려할 수 있다.
이수민 기자 (suminlee@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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