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태국산 계란 또 수입, 한판에 7000원 넘은 계란값 잡을까

직장인 김원진씨(56)는 지난 13일 서울 마포구 이마트의 계란 매대 앞에서 서성였다. ‘백색란 30개입 8480원’이라고 적힌 가격표 앞 진열대는 비어 있었다. 조금 싸다 싶은 계란은 모두 팔리고 가장 비싼 1만2980원짜리 동물복지 유정란만 남아있었다. 그는 이날 카트에 계란을 담지 못했다.
계란값이 오르기 전까지 매일 계란을 두 개씩 삶아 먹었다는 김씨는 “할인 쿠폰이 있어도 가격이 부담스럽다”며 “다른 식자재 물가도 올라서 (가계)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정부가 안정세를 보이던 계란 가격이 다시 오름세를 나타내자 미국과 태국산 계란 총 448만개를 추가로 들여오기로 했다. 그러나 겨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 여파와 중동전으로 인한 계란 생산비 증가로 인해 계란 가격이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미국산 224만개를 오는 19일까지, 태국산 112만개를 27일까지 각각 들여오고, 6월 중 양국 물량 가운데 가격이 더 낮은 국가에서 112만개를 추가 수입할 계획이라고 14일 밝혔다.
홈플러스가 지난달부터 여섯 차례에 걸쳐 판매한 ‘태국산 신선란’ 4만6000여 판도 전량 판매됐다.
정부가 이미 지난 1월부터 신선란 564만개를 순차적으로 수입했지만 가격은 다시 오름세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자료를 보면, 특란 한 판(30구) 소비자가격은 전날 기준 7316원으로, 지난해 평균(7026원)보다 4.1% 높다. 4월 셋째주(6910원)까지 내려가며 안정되는 듯했지만 이후 이달 첫주 7000원을 다시 넘어섰다. 이달 들어선 첫째주(7073원), 5월 둘째주(7291원), 5월 셋째주(7373원)까지 계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계란값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 여파가 꼽힌다. 2025~2026 겨울 살처분된 산란계(알을 낳는 닭)는 1134만 마리로, 2020~2021년(1696만) 다음 최대 규모다. 방역 상황은 지난달 마무리됐지만, 병아리가 산란계로 자라나기까지 약 6개월이 걸리는 만큼 공급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3월 ‘축산관측’ 보고서에서 5∼6월 계란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약 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생산비 상승도 부담을 키우고 있다.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유류비와 사료 가격이 오르면서 축산 비용이 증가한 것이다. 실제 양계장 난방에 쓰이는 실내등유 가격(면세유 기준)은 5월 첫째 주 ℓ당 1401.98원으로 지난해 평균보다 약 25% 올랐다. 양계용 배합사료 가격도 ㎏당 565원으로 지난해 11월(541원)보다 4.4% 상승했다.
여기에 이날 공정거래위원회 발표를 보면, 산란계 협회의 담합 의혹도 계란값 상승에 일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대한산란계협회의 과거 산지가격 담합 행위도 시장 가격에 영향을 미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이날 산란계협회 제재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또한 축산물품질평가원을 중심으로 가격정보 제공 기능을 보완하고, 농가와 유통상인 간 거래 관행 개선을 위해 가격·규격·거래 기간 등을 담은 표준거래계약서 도입도 제도화하기로 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605141200011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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