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칼럼] 선거 핵심변수는 ‘샤이 보수’와 ‘공소 취소’

오는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발표된 빅데이터 분석 결과와 최근 언론 보도들을 종합해 볼 때, 현재의 선거 판세는 더불어민주당의 우위 속에서 국민의힘이 이를 필사적으로 추격하는 양상으로 요약된다. 썸트렌드(SomeTrend)가 지난 5월 1일부터 12일까지 분석한 빅데이터 연관어 지도는 현재 유권자들이 무엇에 반응하고 있으며, 선거 막판의 승부처가 어디에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 지표상으로는 민주당이 앞서가는 흐름이 뚜렷하다. 그러나 빅데이터 연관어 지도에서 ‘샤이 보수’와 연결된 ‘격차’, ‘수치’, ‘무당층’이라는 단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단순히 민주당이 앞서고 있다는 사실을 넘어, 그 격차의 실체가 얼마나 견고한지에 대해 정치권과 유권자들이 동시에 의구심을 갖고 있음을 시사한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현재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여론조사 수치에 잡히지 않는 ‘샤이 보수’의 존재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연관어 중 ‘면접’과 ‘리서치’가 ‘샤이 보수’와 강하게 연결된 것은, 실제 전화 면접 조사나 여론조사 과정에서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음을 반영한다. 만약 이들이 실제 투표장에서 집결한다면 현재 가시적으로 드러난 ‘격차’는 선거 당일 상당 부분 좁혀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김종인’이라는 인물이 연관어로 등장한 것은 보수 진영 내에서 중도 확장을 위한 전략적 조언이나 과거의 승리 공식을 다시금 호출하고 있는 지지층의 인식을 보여준다.
선거 판세를 뒤흔들 막판 돌발 변수는 단연 ‘대통령에 대한 셀프 면죄부 공소 취소’와 그에 따른 ‘특검법’ 이슈다. 빅데이터 공간 역시 ‘공소 취소’를 중심으로 ‘특검법’, ‘권력’, ‘사법’, ‘헌법’ 등 매우 무거운 법적·정치적 키워드들로 채워져 있다. 이 지점은 양면성을 가진다. 국민의힘은 이를 ‘권력 남용’과 ‘사법 정의 파괴’로 규정하며 ‘특검법’을 통해 정권 심판론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반면 민주당과 여권 지지층에게 이 이슈는 ‘사법’ 체계 전반에 대한 불신과 ‘검사’ 집단에 대한 반발심을 자극하여 결집을 고조시키는 기제로 작용하고 있다. 연관어 중 ‘대한민국’과 ‘헌법’이 등장한 것은 지지층 사이에서 이 싸움을 단순한 정치 공방이 아닌 국가 체제와 근간을 지키는 싸움으로 상호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따라서 ‘셀프 면죄부’ 논란은 중도층에게는 정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줄 수 있고 흩어져 있던 보수 지지층은 ‘공소 취소’와 ‘입장’ 정리를 매개로 강력하게 결집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국민의힘이 얼마나 쫓아갈 수 있느냐는 바로 이 ‘특검법’ 정국에서 보수 지지층의 반발을 투표 참여 의지로 치환시키는 역량에 달려 있다.
결국 이번 지방선거의 최종 승부는 ‘샤이 보수’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투표장으로 향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민주당은 ‘특검법’을 앞세워 보수 진영의 도덕적 결함을 공략하며 승기를 굳히려 할 것이고, 국민의힘은 ‘공소 취소’ 이슈를 둘러싼 여권의 파상공세를 ‘정치 공세’로 규정하며 지지층의 결집을 호소할 것이다. 이때 ‘샤이 보수’는 단순한 침묵의 다수가 아니라, 중앙 정치의 거대 담론뿐만 아니라 내 집 앞의 변화를 만드는 지역구 일꾼에 대한 냉정한 ‘분석’과 ‘평가’를 끝내고 전략적 선택을 준비하는 집단으로 해석해야 한다.
종합하자면, 6월 지방선거의 판세를 결정지을 마지막 변수는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특검법’ 시도가 보수 유권자들에게 ‘사법적 정의’의 문제로 읽힐 것인가, 아니면 ‘정치적 탄압’으로 읽힐 것인가 하는 프레임 전쟁의 결과다. 둘째, 여야의 적대적 공생 관계가 지방선거 투표율에 미칠 영향이다.
셋째, ‘공소 취소’ 절차가 선거 직전 어떤 법적·정치적 국면을 맞이하느냐다.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독주를 막고 의미 있는 추격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샤이 보수’가 느끼는 심리적 위축감을 ‘투표를 통한 심판’이라는 효능감으로 바꿔주어야 한다. 반대로 민주당은 ‘특검법’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중도층의 피로감을 경계하며 ‘사법적 정의’라는 명분을 끝까지 유지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빅데이터가 가리키는 민심의 좌표는 현재 ‘샤이 보수’와 ‘공소 취소’라는 두 축 사이에서 격렬하게 요동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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