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선거운동 ‘핫플’ 바뀌었다…시청오거리 지고 아파트 사거리 뜬다
“후보 만나기 어려워졌다” 원도심 시민들 아쉬움

지방선거 때마다 후보자들의 명함과 인사가 오가며 치열한 '자리 경쟁'이 펼쳐졌던 영천 시내 선거운동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한때 선거운동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시청오거리와 서문육거리가 점차 후보들의 발길에서 멀어지며 선거운동의 중심축이 대단위 아파트 단지 주변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예비후보자들의 선거운동이 한창인 가운데 과거 영천 선거운동의 '1번지'로 불렸던 시청오거리와 서문육거리에서는 아직은 후보자들의 모습을 예전만큼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지난 선거부터 변화의 조짐이 나타났고 이번 선거에서는 신망정사거리 등 대단위 아파트 밀집 지역 인근 교차로가 새로운 선거운동 거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상당수 후보들은 유동 인구보다 실제 유권자가 밀집한 대단위 아파트 단지 출입구와 주거 밀집 지역 주요 도로변에서 출근 차량을 향해 인사하며 얼굴 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도시 외곽 아파트 개발 확대와 생활권 이동 변화가 선거운동 방식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중심 상권과 관공서 주변에 집중됐던 인구 흐름이 신도심과 공동주택 밀집지역으로 분산되면서 후보자들 역시 보다 효율적인 유권자 접촉 방식을 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민들 사이에서는 한편으로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온다.
선거철이면 시내 중심가 곳곳에서 후보자들을 쉽게 만나고 지역 현안을 직접 이야기하던 분위기가 점차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내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한 60대 자영업자는 "예전에는 시청오거리만 가도 누가 출마했는지 한눈에 알 수 있었고 후보들이 시민들에게 허리 숙여 인사하는 모습이 선거 분위기를 느끼게 했다"며 "요즘은 아파트 쪽으로 몰리다 보니 원도심 주민들은 선거 열기를 체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후보들이 표가 많은 곳을 찾는 것은 이해하지만, 선거는 시민 전체를 만나는 과정이어야 한다"며 "원도심에서도 후보들을 만나 지역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줄어든 점은 아쉽다"고 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단순한 선거운동 장소 이동을 넘어 영천의 인구 이동과 생활권 재편을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선거운동의 중심이 바뀌면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영천 선거운동 1번지'도 점차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