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 노사문제 美 본사에 직보하라’⋯ 한국지엠 노사조직 ‘대수술’
철수설 대신 생산안정화
목표 달성 실패에 본사 등판
파업 손실에 칼 빼든 지엠
임단협도 美본사 영향권
노사관리, 한국인에 맡겨

미국 지엠이 한국사업장(한국지엠)의 노사 관리 조직을 직접 챙긴다. 한국지엠의 노사문제를 생산 전략의 일부로 격상해 직접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반복된 ‘철수설’ 대신 생산 안정화가 기대된다는 평가다.
14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지엠은 최근 한국지엠 제조품질 부문을 이끌던 박재홍 상무를 LR(노사관리 조직) 총괄 전무로 승진·임명하는 조직 개편안을 단행했다. 특히 조직 개편과 함께 “한국 LR 조직은 지엠 해외사업 부문(GMIO)에 직접 보고하는 체계로 전환된다”고 내부 공지했다. LR은 노조 대응과 임금 및 단체협상, 파업 대응, 현장 노무 운영을 맡는 조직이다. 그동안 노사문제는 지역 관리 성격이 강했던 만큼 주로 한국지엠이 맡아왔지만, 이제는 조직 자체를 아예 본사에 두게 됐다.
외국인을 대신해 한국인인 박 신임 전무가 그 자리에 앉은 것도 지엠이 ‘한국 노사문제를 마냥 보고만 있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한국지엠의 노사 협상과 노무 운영 전반을 맡게 된 박 전무는 지엠의 해외 공장 생산을 총괄하는 아시프 카트리 부사장에게 현안을 직보하게 된다. 한국·남미·미국 노사 협상 운영을 총괄하는 태미 드윌트 LR 디렉터와도 협업한다. LR 총괄 자리에 한국인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노사 관리가 한국인 정서에서 운영될 수 있단 기대감이 나온다.
업계 안팎에선 ‘노사 안정=생산 안정’이란 지엠의 결단을 주시하고 있다. 한국지엠은 중장기 연 50만대 생산을 목표했지만, 노조 파업 등으로 번번히 실패했다. 지난해에는 부평과 창원 등 국내 완성차 생산 공장 2곳 모두 풀가동했지만, 파업으로만 3만3000대의 생산 손실을 떠안았다. 지엠이 북미 수출 핵심 기지인 한국지엠의 흔들리는 생산 안정성을 중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지엠은 “글로벌 LR 운영 모델과의 정합성을 강화하고, 한국지엠 전반에서 노무 전략과 생산 목표 간 연계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조치”라고 이번 조직 개편의 배경을 설명했다.
부평과 창원공장 노사 업무도 LR 조직 아래 통합된다. 부평공장 관리담당 이혜영 부장과 창원공장 관리담당 이철식 부장의 역할은 유지되지만, 각 공장의 주요 노사 현안은 박 전무에게 보고하는 체계다. 업계 관계자는 “지엠이 한국의 노사문제를 생산 전략의 일부로 보기 시작한 것”이라며 “올해 임단협의 경우 본사인 미국 지엠의 관여와 조정 역할이 한층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