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이 가상자산을 넘어 실생활 인증 인프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모바일 주민등록증과 운전면허증에 적용된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신원인증 기술이 최근에는 태권도 품·단증, 대학 전자증명서, 학생 활동 인증까지 영역을 넓히는 모습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기원은 태권도 품·단증과 세계태권도연수원 자격증 등 총 27종을 디지털 신원증명 체계로 전환했다. 이용자는 스마트폰 앱으로 자신의 품·단증을 제시하고 QR코드를 통해 실시간으로 진위 여부를 검증받을 수 있다.
기존 종이 증명서는 위조 여부를 확인하려면 별도 발급기관 조회나 서류 검증 절차가 필요했다. 반면 블록체인 기반 인증은 발급 이력과 검증 정보를 위·변조가 어려운 형태로 기록해 신뢰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블록체인은 여러 참여자가 동일한 데이터를 공동으로 저장·검증하는 분산형 기록 구조다. 특정 서버 한 곳의 정보만 바꿔서는 전체 기록을 수정할 수 없다. 데이터가 변경되면 기존 기록과 연결 구조가 달라져 위조 여부를 비교적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최근 디지털 인증 시장에서 주목받는 DID(분산신원증명) 역시 이런 블록체인 구조를 기반으로 한다.
기존 신원인증 체계는 주민번호·계정정보 등 개인정보를 중앙 서버에 집중 저장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DID는 사용자가 자신의 신원 정보를 스마트폰 등에 직접 저장·관리하는 구조다.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정보만 선택적으로 제출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성인 인증 과정에서 주민등록번호 전체를 제출하는 대신 '성인 여부'만 증명하거나, 자격증 제출 시 이름·생년월일 전체 대신 '자격 보유 여부'만 검증하는 식이다. 개인정보 노출 범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 인증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같은 DID 기술은 현재 정부 모바일 신분증 체계에도 적용되고 있다. 모바일 주민등록증·운전면허증 사업은 스마트폰 안에 신원 정보를 저장하고 필요할 때만 인증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행정안전부는 모바일 신분증 민간 개방도 확대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네이버·토스·카카오뱅크·국민은행 등 주요 플랫폼에서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를 지원 중이며, 올해는 삼성카드도 신규 참여 기업으로 선정됐다.
최근에는 교육 분야로도 확산되고 있다. 중·고등학생의 진로·적성 데이터와 활동 이력을 DID 기반 디지털 신원 형태로 관리하는 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학생들은 성향 분석, 학습 이력, 수료 기록 등을 디지털 인증 형태로 저장하고 필요 시 대학이나 기업 등에 제출할 수 있게 된다.
대학에서는 전자증명서와 디지털 배지 시스템 구축도 확대되는 추세다. 학위·수료증뿐 아니라 동아리·봉사·프로젝트 수행 기록까지 디지털 인증 형태로 관리하고, 외국인 유학생 대상 디지털 학생증 발급도 추진되고 있다.
보안 전문가들은 이 같은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모바일 신분증과 운전면허증, 모바일 자격증 등이 블록체인 기반 기술로 구축되어 가고 있다"며 "블록체인 기술은 위변조가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더 안전하고 편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