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쟁 안끝났다…신창재 회장 풋옵션 새 화약고 'IMM'
국민연금 손잡은 IMM, '간접강제금' 판결로 협상 주도권 쥘까
교보생명 IPO가 유일한 해결책?…침체된 생보산업이 난항
![[출처=구글 ]](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14/552778-MxRVZOo/20260514155151423algu.jpg)
교보생명 풋옵션 가격을 둘러싼 10년 전쟁 거대 축이었던 어피니티 컨소시엄(어피니티)이 지난해 3월 짐을 쌌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백기사'로 등판한 SBI그룹이 주당 23만4000원이라는 숫자를 제시하며 어피니티보유 지분을 사줬기 때문이다. 당시 교보는 비로소 지배구조 리스크가 해소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안심했다.
하지만 안도는 짧았다. 어피니티가 나간 빈자리에 남겨진 '포스트 어피니티' 국면이 도래한 모양새다.
전선의 불꽃은 이제 IMM PE(이하 IMM)와 EQT 파트너스 등 잔류 재무적 투자자(FI)들에게로 옮겨갔다. 이들이 요구하는 '주당 31만원'이라는 숫자는 신 회장에게 있어 어피니티가 요구했던 41만원만큼이나 위협적이라는 분석이다.
◆23.4만원 vs 31만원…비상장 교보생명 주당 가격은?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앞서 어피니티가 주당 23만4000원에 '원금 수준의 엑시트'를 선택하고 배당금을 통해 그나마 손실 없는 퇴로를 열었다면, IMM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
IMM이 고수하는 31만원은 단순히 더 많은 수익을 내겠다는 탐욕의 숫자라기보다 기관투자자로서의 '생존'과 '명분'이 걸린 최후의 저항선이라는 게 자본시장의 해석이다.
![[출처=구글 ]](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14/552778-MxRVZOo/20260514155152729lduc.png)
인수금융 대주단(貸主團)은 신한은행을 비롯해 한국산업은행, 현대해상, iM뱅크(옛 대구은행)이다. 이 대출금은 투자금 회수(Exit)가 지연되면서 현재까지 상환되지 못하고 수차례 만기 연장(리파이낸싱)을 거치며 유지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외 국민연금이 공동투자펀드를 통해 IMM에 500억원을 출자했다. 종합적으로 IMM의 투자금은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의 풋옵션(주식매도청구권) 분쟁이 길어지면서 단단히 묶여 있다.
시장에서는 자본시장에서의 IMM의 평판 추락을 우려한다. 국민연금으로부터 약 500억원의 자금을 받아 집행한 IMM 입장에서는 예상가격 31만원보다 현저히 낮은 23만4000원에 합의하는 순간 '배임'과 '운용 능력 부재'라는 거센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
자본시장 관계자는 "IMM에 주당가격 31만원은 손실을 방어하고 출자자(LP)들을 설득할 수 있는 유일한 '레드라인(한계선)'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신 회장의 계산기는 복잡하다. 이미 어피니티와 23만4000원이라는 가이드라인을 형성한 마당에, 특정 FI에게만 31만원이라는 '특혜'를 줄 명분이 없어서다. 만약 IMM의 요구를 들어준다면, 먼저 나간 어피니티와의 형평성 문제는 물론이고 신 회장 본인이 배임 혐의에 휘말릴 위험이 크다고 업계는 지적했다.
통상 자본시장에서는 같은 회사의 지분을 매입하더라도 재무적 투자자(FI)별로 맺는 주당 가격과 계약 조건은 건별로 개별 협상되기 때문에 모두 다른 가격으로 평가된다. 투자 진입 시점과 시장 상황의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기업 실적, 업황, 증시 분위기에 따라 기업가치(Valuation)는 매달 달라진다.
투자 시차 효과는 예상보다 클 수 있다. A투자자가 1월에 주당 10만원에 들어왔어도, 회사가 호재를 맞이하거나 몇 달 뒤 2월에 들어오는 B투자자는 주당 15만원에 계약할 수 있는 게 기업 투자업권의 성격이다.
투자 규모와 협상력(Bargaining Power)의 차이도 영향을 준다. 한 번에 수천억 원을 투자하는 앵커(Anchor) 투자자는 100억 원을 투자하는 소액 투자자보다 주당 가격을 낮게 할인(디스카운트)받거나 더 유리한 조건을 가져간다.
주당 가격을 낮추는 대신 풋옵션(주식매도청구권)을 포기하거나, 반대로 주당 가격을 높게 쳐주는 대신 확실한 원금 보장 옵션을 넣는 등 계약 구조에 따라 가격이 출렁거리는 게 다반사다.
교보생명 풋옵션 분쟁에서도 투자자별 주당 가격과 계약의 성격이 전혀 달랐다. 어피너티 컨소시엄(IMM PE 포함)은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했던 교보생명 지분을 매입할 당시 주당 가격은 24만5000원이었다. 이때 신 회장과 '지속 가능한 풋옵션 계약'을 맺어 현재의 대규모 분쟁으로 이어졌다.
![[EBN ]](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14/552778-MxRVZOo/20260514155154004oqoq.png)
교보생명 풋옵션 분쟁과 FI의 서로 다른 입장을 두고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사모펀드들은 계약서에 '선행 투자자 우대 조항(Most Favored Nation)'이나 '하방 보조 조항'을 넣기도 하는데 후속 투자자가 더 싸게 들어오면 먼저 들어온 투자자의 주당 단가를 소급해 낮춰주거나 주식을 더 얹어주는 식의 특약이 존재하므로, 건별 계약 관리는 철저히 분리되기 때문에 단일 가격으로 평가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행 지연시 '하루 2.9억원'의 간접강제금 압박
상황을 더욱 급박하게 만드는 것은 사법부의 판단이다. 최근 서울고등법원이 내린 '간접강제금' 판결은 신 회장의 올가미가 됐다.
판결에 따르면 신 회장은 주주 간 계약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IMM 측에 하루 2억9000만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지급해야 할 처지다. 단순 계산으론 한 달이면 약 90억원, 1년이면 1000억원이 넘는 금액이 날아간다.
![관화문 교보생명 [출처=교보생명]](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14/552778-MxRVZOo/20260514155155306nuek.jpg)
◆IPO, 유일한 비상구이자 마지막 화약고
결국 양측이 마주할 수 있는 유일한 접점은 기업공개(IPO)다.
시장은 신 회장과 IMM이 '공모가 연동형 엑시트'라는 절충안을 찾을 것으로 내다본다. 상장을 통해 시장에서 객관적인 몸값을 평가받고, 그 차액을 어떤 방식으로 보전해주느냐가 핵심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가시밭길이다. SBI그룹이 지분을 인수하며 설정한 23만4000원은 향후 IPO 시 심리적인 '최저 가이드라인'이 되겠지만, 침체된 생보업계의 업황을 고려할 때 시장이 교보생명의 가치를 30만원 이상으로 쳐줄지는 미지수다.
만약 상장 후 주가가 IMM의 기대치에 못 미칠 경우, 갈등의 불씨는 언제든 다시 타오를 수 있다. 상황이 또 다른 법정전으로 치달을 수가 있어서다.
이를 종합하면 교보생명의 지배구조 리스크는 어피니티의 이탈로 '절반의 해결'을 봤지만, 남은 절반의 진통은 오히려 더 날카로워진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SBI그룹이 수락한 교보의 주당 가격 23만4000원이라는 현실과 IMM이 추구하는 31만원이라는 명분 사이에서, 신 회장의 자본시장 리더십이 다시 시험대에 섰다"고 말했다.
'포스트 어피니티' 전쟁의 승기는 누가 잡게 될까. 자본시장의 눈이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으로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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