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빌려주며 이자도 안 받는다?... 레이크머티리얼즈 CB에 기관들 줄 선 이유

연선옥 기자 2026. 5. 14.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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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 증권·운용사, 레이크머티 전환사채 500억원 인수

반도체와 태양광, LED, 디스플레이 소재를 생산하는 코스닥 상장사 레이크머티리얼즈가 미래에셋증권·KB증권·신한투자증권·키움증권 등 대형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를 상대로 5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조달 자금은 반도체 설비 증설과 자회사가 추진 중인 전고체 배터리 사업 지원에 투입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CB는 회사에 매우 유리한 조건으로 발행됐다. 주가 하락에 따른 전환가 조정(리픽싱) 조항 없이 표면·만기 이자율이 모두 0%다. CB 물량을 인수한 증권사와 운용사들이 회사의 성장 가능성에 투자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레이크머티리얼즈 사업 실적 추이./한국IR협의회 제공

레이크머티리얼즈는 지난 13일 열린 이사회에서 시설·운영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500억원 규모의 CB 발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수 금융사가 참여해 인수한 CB는 내년 5월 21일부터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전체 물량이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209만여주(3.09%)가 새로 발행될 예정이다. 전환가는 기준일 주가보다 10% 높은 2만3839원으로 결정됐다.

이번 발행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발행사에 압도적으로 유리한 조건이다. 시가 하락에 따른 리픽싱(전환가액 조정) 조항이 아예 배제됐으며 표면 및 만기 이자율도 모두 0%다. 투자자들이 이자 수익을 포기하면서까지 향후 주가 상승에만 베팅한 셈이다.

회사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반도체 설비·촉매 설비 확대에 100억원을 투자하고, 자회사인 레이크테크놀로지의 시설·운전 자금 지원에도 사용할 예정이다. 회사는 2020년 레이크테크놀로지를 설립해 전고체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황화리튬(Li2S) 개발에 성공했고, 2년 전에는 연간 120t 규모의 시범(파일럿) 생산 설비를 구축했다.

LED 생산에 필요한 기초 원료 TMA(트리메틸알루미늄)를 처음 국산화한 레이크머티리얼즈는 반도체·석유화학·태양전지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2019년 전체 매출에서 반도체 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26%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이 비중이 70% 수준까지 올랐다.

다만 LED와 태양광 등 일부 전방 산업의 부진 여파로 이익 규모는 축소됐다. 2023년 25%를 기록했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9%로 급락하며 수익성이 크게 위축된 상태다.

회사는 반도체 소재 사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전고체 분야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전고체 배터리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할 2030년 이전에 1000t 수준의 황화리튬 양산 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태양광을 전방으로 하는 유기금속 화합물 판매를 통해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 이어지고 있고, 황화리튬 신규 사업을 준비 중”이라며 “올해 삼성SDI의 전고체 양산라인 투자가 예상되는 만큼 레이크머티리얼즈가 해당 공급망에 편입될지가 중요하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레이크머티리얼즈의 경쟁사로 이수스페셜티케미컬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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