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진짜 문제는…인간이 기계처럼 되는 것”

이진구 기자 2026. 5. 14.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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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은 최근 인공지능(AI) 시대의 인간 주체성을 성찰하는 내용을 담은 책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 주체성 회복'을 출간했다.

이 책의 한국어판 번역을 총괄한 이성효 주교(교황청 문화교육부 위원·마산 교구장)는 7일 천주교 수원교구 제2대리구청에서 가진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AI 시대를 인간이 더 인간다워지는 계기로 삼자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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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 주체성 회복’ 한국어판 번역총괄 이성효 주교
천주교 마산교구는 31일 경남 창원 KBS 창원홀에서 ‘AI와 청소년’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연다. 이성효 주교는 “많은 청소년에게 AI 사용은 이미 일상이 된 상태”라며 “AI의 함정과 비판적으로 활용하는 법을 알려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천주교 수원교구 제공
교황청은 최근 인공지능(AI) 시대의 인간 주체성을 성찰하는 내용을 담은 책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 주체성 회복’을 출간했다.

교황청 문화교육부 내 AI 연구 그룹이 출간한 이 서적은 8일(현지 시간) 즉위 1주년을 맞은 레오 14세 교황의 첫 회칙(回勅) 발표를 앞두고 나왔다. 교황 회칙은 구속력이 가장 강한 최고 권위의 사목 교서로, 레오 14세 교황의 첫 회칙엔 AI 관련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책의 한국어판 번역을 총괄한 이성효 주교(교황청 문화교육부 위원·마산 교구장)는 7일 천주교 수원교구 제2대리구청에서 가진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AI 시대를 인간이 더 인간다워지는 계기로 삼자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AI로 인해 인간이 주체성을 상실할 수 있다는 걱정과 우려가 분명히 있습니다. 그 때문에 이제 시작이지만, 여러 분야에서 AI 시대의 윤리나 인간성 회복 등과 관련한 세미나나 출판, 토론회 등이 열리고 있지요. 너무 당연해서 무관심했던 인간성의 가치를 역설적으로 AI가 일깨워준 셈이라고 할까요.”

교황청이 출간한 책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 주체성 회복’의 한국어판 번역을 총괄한 이성효 주교. 천주교 수원교구 제공
교황청 AI 연구 그룹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삶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하기 위해 만들어진 신학자, 철학자, 윤리학자들의 모임. 저자들은 ‘AI가 점점 똑똑해질수록, 인간은 무엇으로 인간다운가?’라는 단순하지만 근본적인 물음을 던진다. 그리고 AI는 아무리 인간처럼 말하고 판단해도 자기의식이나 내면의 경험 등이 없기에, AI 시대일수록 역설적으로 공감과 연대, 돌봄, 용서 등 인간다움의 가치가 더 중요해진다고 설파한다.

이 주교는 “AI 시대의 진짜 문제는 ‘기계가 인간처럼 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기계처럼 되는 것’”이라며 “AI 자체보다 AI에 의존하고 중독된 사람들과 그런 정교한 유도 알고리즘을 만들어 이득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더 위험하다”라고 했다. 인간이 기술을 주체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반대로 기술이 인간의 욕망과 관계, 선택 등을 설계하기 시작하면 더 이상 ‘인간다움’을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는 ‘인간다움’의 본질과 회복의 방법을 아이러니하게 ‘인간의 약함’에서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AI는 아프지도, 외롭지도 않기에 상대가 필요 없지만, 인간은 불완전하기에 서로를 필요로 합니다. 그래서 공동체를 만들고 서로 위로하고, 공감하고, 사랑을 싹틔우지요. 그 안에서 나보다 더 상처받은 사람을 위해 마음을 열고요.”

이 주교는 “우리가 이런 인간다움을 잃지 않는다면, AI 시대는 걱정과 두려움이 아닌 기회의 시대가 될 것”이라며 “인간이 AI 알고리즘의 먹잇감이 될지, 아니면 AI를 지혜롭게 사용해 우리의 마음을 풍요롭게 채울 것인지는 모두 우리에게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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