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한계 넘었다”...경주 방폐장, 세계 첫 복합처분체계 완성
12만5천 드럼 수용·원전 해체 대비 기반 확보
5중 다중차단구조 적용 규모 7.0 강진에도 문제없어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지난 13일 오후 경주시 문무대왕면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부지에서 '2단계 표층처분시설 준공식'을 개최했다.
공단은 방폐물 특성과 방사능 준위에 따라 처분 방식을 다변화함으로써 안전성과 관리 효율성을 동시에 높였으며, 향후 원전 해체 과정에서 발생할 대규모 방폐물 처리 기반까지 확보하게 됐다.

이번에 준공된 2단계 표층처분시설은 총사업비 3141억원이 투입된 대형 국책사업으로, 2012년 착수 이후 약 14년 만인 지난해 12월 최종 준공됐다. 시설 규모는 200리터 드럼 기준 총 12만5000드럼 수준이다.
표층처분시설은 비교적 방사능 준위가 낮은 저준위 방폐물을 지표면 가까운 깊이에 설치한 콘크리트 구조물 내부에 처분하는 방식이다. 총 20개의 처분고와 5중 다중차단구조를 적용해 규모 7.0 수준의 강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번 준공의 가장 큰 의미는 기존 1단계 동굴처분시설과 함께 하나의 부지 내에서 서로 다른 처분 방식을 동시에 운영하는 세계 최초의 복합처분체계를 구축했다는 점이다. 방폐물 특성과 발생 환경에 따라 최적의 처분 방식을 적용할 수 있게 되면서 관리 효율성과 장기 안전성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 표층처분시설은 초기 동굴처분시설 운영 과정에서 드러난 관리상 한계를 보완하는 성격도 갖고 있다. 국내 첫 방폐장 건설 당시에는 방폐물을 장기간 지하 깊숙이 격리하는 방식이 안전성 확보에 유리하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실제 운영 과정에서는 지하수 유입과 폐기물 상태 점검의 어려움 등 유지관리 측면의 과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2단계 사업에서는 방폐물 상태를 보다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표층처분 방식이 채택됐으며, 유지관리 효율성과 사후 대응 능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가 이뤄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시설이 향후 원전 해체 과정에서 대량 발생할 저준위 폐기물 처리의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원전 부지 내 임시 저장 중인 중저준위 방폐물의 안정적 처분은 물론, 향후 원전 해체 폐기물 수용 기반까지 마련됐다는 점에서 국가 차원의 장기 방폐물 관리 전략에도 의미 있는 진전이라는 평가다.
준공식은 2단계 건설사업 경과보고를 시작으로 유공자 포상, 주요 내빈들의 처분고 및 지하점검로 현장 점검, 준공기념석 제막식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UAE, 대만, 베트남 등 해외 원자력 관계기관 인사들도 참석해 한국형 방폐장 건설·운영 기술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공단은 해외 관계기관들과 기술 교류 및 국제 협력 확대 방안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조성돈 공단 이사장은 "2단계 표층처분시설 준공은 국내 방사성폐기물 관리 체계가 한 단계 고도화됐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성과"라며 "안전성과 운영 효율성을 기반으로 후속 3단계 매립형처분시설과 고준위 방폐물 관리체계 구축에도 속도를 내 글로벌 수준의 방폐물 관리 역량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Copyright © 경북도민일보 | www.hidomin.com | 바른신문, 용기있는 지방언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