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원전 수출 전면 개편… 정부가 협상·리스크 직접 챙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원전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 주도의 'K-원전 원팀 체제' 구축에 나선다.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 등 개별 기관 중심으로 운영되던 기존 수출 방식을 개편해 정부가 직접 협상 전략과 리스크 관리, 경제성 검토를 총괄하겠다는 방침이다.
산업부는 14일 서울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김정관 장관 주재로 '2026년 제1차 원전수출전략협의회'를 열고 '원전 수출체계 효율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우선 협의회 산하에 민관 합동 '원전수출기획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위원장은 김창희 기획관이 맡으며, 정부와 공기업, 회계·법률·국제관계 전문가 등이 참여한다.
위원회는 앞으로 원전 수출 대상국에 대한 협상 전략 수립과 리스크 분석, 경제성 평가 등을 수행한다.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협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기업들은 해당 지침에 따라 실무 협상을 진행하도록 할 계획이다.
김창희 기획관은 "원전 수출은 단순한 기업 간 거래가 아니라 정부 대 정부 차원의 사업"이라며 "2010년 이후 글로벌 원전 수출 대부분이 국가 간 협정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그동안 논란이 됐던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 간 '국가 분담제'도 폐지한다.
앞서 정부는 2016년 공공기관 기능조정 과정에서 원전 수출 기능을 양 기관으로 나눴다. 이에 따라 UAE 바라카 원전은 한전이, 체코 두코바니 원전은 한수원이 각각 주도했다.
하지만 이원화 구조로 인해 정보 공유 부족과 협상 혼선 문제가 반복됐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감사원도 최근 보고서에서 "협력 부족으로 입찰과 협상 과정에서 비효율이 발생했고 대외 대응 일관성이 떨어져 국가 신뢰도 저하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앞으로 해외 원전사업의 개발과 주계약은 한전과 한수원이 공동 수행하되, 대외 협상은 글로벌 인지도가 높은 한전이 맡기로 했다. 건설과 운영은 한수원이, 지분 투자는 한전이 각각 주도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재정비한다.
다만 체코·필리핀 대형 원전 사업과 혁신형 소형모듈원전(i-SMR) 사업은 기존 전문성과 발주국 관계 등을 고려해 한수원이 총괄 수행한다.
또 바라카 원전 사업에서 발생한 정산 분쟁 재발을 막기 위해 향후 수출 프로젝트는 조인트벤처(JV)나 컨소시엄 형태의 독립 법인을 설립해 추진할 방침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김동철 한전 사장과 김회천 한수원 사장이 '원전수출 전략적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하고 인사 교류와 정보 공유 확대에 합의했다.
양사는 현재 진행 중인 바라카 원전 사업 정산 분쟁의 중재지를 영국 런던국제중재법원에서 대한상사중재원으로 변경하는 계약 수정에도 합의했다.
정부는 연내 '원전수출진흥법'(가칭) 제정도 추진한다. 법안에는 원전 수출 관련 공공기관의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정부와 사전 협의를 의무화하고, 사업 개발과 입찰·계약 등을 총괄하는 '원전수출 총괄기관' 설립 근거를 담을 계획이다.
김정관 장관은 "미국·체코·베트남 등 주요 원전 수출 현안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K-원전 원팀 체계를 정비하겠다"며 "AI 확산과 에너지 안보 변화로 본격화되는 글로벌 원전 르네상스 기회를 선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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