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은 G2·대만 압박, 트럼프는 실리 추구… 엇갈린 미중 정상회담

이가영기자 2026. 5. 14.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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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투키디데스 함정 넘어 새 대국 관계 만들자”
“대만 잘못 다루면 충돌”… 美 향해 레드라인 재확인
트럼프 “훌륭한 회담”… 대만 질문엔 답변 피해
美기업 수행단 앞세워 무역·경제 협력 메시지 집중
中, 美쇠고기 수출 허가 갱신… 제한적 유화 제스처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함께 이동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9년 만에 성사된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대만 문제를 '중미 관계의 가장 중요한 문제'로 규정하며 충돌 가능성까지 언급한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경제 협력과 관계 개선 메시지에 집중했다.

중국이 'G2 질서'와 대만 레드라인을 강조한 가운데 미국은 무역과 실리를 앞세우면서, 양국의 서로 다른 대중 전략이 이번 회담에서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중국 관영 CCTV와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미중이 이른바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뛰어넘고 대국 관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역사와 세계, 인민들이 던지는 질문"이라며 "양국 지도자가 함께 답해야 할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기존 패권국과 신흥 강대국 간 갈등이 결국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로, 미국과 중국의 전략 경쟁을 설명하는 대표적 개념으로 꼽힌다. 

시 주석은 집권 이후 미국 중심 국제질서에 맞서 중국의 '대국굴기'를 강조해왔으며, 이번 회담에서도 미국과 대등한 G2 질서를 사실상 요구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시 주석은 비공개 회담에서는 대만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그는 "대만 문제는 중미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잘 처리하면 양국 관계는 전반적인 안정을 유지할 수 있지만, 잘못 처리하면 양국은 부딪치거나 심지어 충돌하게 되고 중미 관계 전체를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몰아넣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대만 독립'과 대만해협의 평화는 물과 불처럼 양립할 수 없다"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은 중미 양국의 최대공약수"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회담 직전에도 대만 문제와 민주주의·인권, 발전 경로, 중국의 발전 권리 등을 '4대 레드라인'으로 제시했다. 특히 대만 문제를 가장 앞세우며 미국의 대만 무기 판매와 대만 독립 세력 지원 가능성에 강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이 미국 측에 대만 무기 판매 축소 또는 연기를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정상회담을 앞두고 130억달러 규모의 대만 무기 판매 발표를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충돌보다는 경제 협력과 관계 관리에 무게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직후 베이징 톈탄공원을 방문하던 중 기자들과 만나 회담 결과를 묻는 질문에 "훌륭했다"고 짧게 답했다. 이어 "놀랍다. 중국은 아름답다"고 말했지만, 대만 문제 논의 여부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도 미국 기업 최고경영자(CEO) 수행단을 언급하며 "무역과 사업 협력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관세와 무역 문제 해결, 미국산 상품 판매 확대 등 경제적 실익 확보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실제 회담과 동시에 중국은 미국 식품기업 타이슨푸드와 카길 등이 운영하는 미국 쇠고기 가공공장 수백 곳에 대한 대중 수출 허가를 갱신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를 두고 중국이 미중 관계 개선을 위한 제한적 유화 조치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약 2시간 15분 동안 회담을 진행했다. 회담장에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왕이 중국 외교부장, 허리펑 부총리, 차이치 정치국 상무위원 등 양국 핵심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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