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원래 표적은 ‘고백 거절 여성’이었다

박선우 객원기자 2026. 5. 14. 13:2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구애 거절한 외국인 알바 동료 사라지자 여고생 상대 범행
경찰, 살인예비 혐의 추가해 검찰 송치

(시사저널=박선우 객원기자)

살인·살인미수 등 혐의 피의자로서 신상정보가 공개된 장윤기(23)가 14일 검찰로 구속송치 되고 있다. ⓒ연합뉴스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길거리에서 살해한 장윤기(23)의 당초 범행 대상은 본인의 구애를 거절한 외국인 여성이었다는 경찰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14일 살인, 살인미수, 살인예비 등 혐의를 받는 장윤기를 검찰로 구속송치 했다. 지난 5일 0시11분쯤 광주 광산구 월계동의 한 보행로에서 여고생 A양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비명소리를 듣고 도우러 온 남고생 B군까지 살해하려한 혐의다.

경찰은 장윤기의 원래 범행 대상이 아르바이트 동료였던 20대 베트남 국적 여성 C씨였던 것으로 보고 살인예비 혐의를 추가했다. C씨를 살해하려다 실패하자 A양을 살해하기에 이르렀다는 판단이다.

장윤기는 A양을 살해하기 이틀전인 지난 3일 오후 8시쯤 스토킹 가해자로 경찰에 신고당했다. 같은 날 새벽 A씨의 집을 찾아갔던 장윤기는 자신의 교제 요구를 거절한 C씨를 협박했고, 같은 날 정오쯤 집 밖으로 나갔다. 같은 날 오후엔 주방용 칼 2자루와 장갑 등 범행 도구를 준비해 C씨 집 주변을 서성이기도 했다.

C씨는 집 주변을 서성이는 장윤기를 보고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했다. 이에 경찰은 C씨가 친척이 사는 경북 칠곡으로 급히 떠날 때까지 신변을 보호했다. 이 과정에서 장윤기는 경찰로부터 '피해자 의사에 반하는 범죄를 저지르지 말라'는 경고성 문자 메시지를 받고 C씨의 경찰 신고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전해진다.

장윤기는 스토킹 신고 직후 자신이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도심 하천에 버렸다. 이후엔 사용하지 않던 공기계 휴대전화를 들고 다녔는데, 해당 휴대전화론 경찰의 추적과 관련한 내용을 검색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가 약 30시간에 걸쳐 C씨 주거지나 직장 근처를 배회하면서 C씨를 찾아다닌 동선도 나왔다.

끝내 C씨를 찾지 못한 장윤기는 홀로 귀가하던 A양을 자신의 분노 표출 대상으로 삼았다. A양을 살해하기로 마음 먹은 장윤기는 약 1㎞를 미행하다가 예상 동선을 차로 앞질러 가기도 했다. 범행 장소는 행인의 왕래가 적은 곳이자 방범용 CCTV의 사각지대이기도 했는데, 장윤기는 "차를 대기 편한 장소여서 정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고 한다.

범행 후 장윤기는 증거인멸 및 도주를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 건물 화장실에서 손을 씻고, 차량과 흉기를 버리고, 혈흔이 남은 외투를 무인 세탁소에서 세탁했다. 택시를 여러 차례 갈아타거나 지인이 살다가 이사해 비어있던 원룸에 숨어드는 등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려한 정황도 나왔다. 체포 당시 장윤기는 구비한 흉기 2개 중 1개를 갖고 있었는데, 경찰은 이를 C씨를 살해하기 위한 목적에서 남겨둔 것으로 추정한다.

다만 장윤기는 현재까지도 "자살하려다 A양을 보고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피해자가 여성인지도 몰랐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경찰은 장윤기의 범죄 유형이 일반적인 '묻지마 범죄'와는 구분되는 것으로 파악했다. 범행을 계획하거나 증거를 인멸하는데 있어 나름의 치밀함이 엿보인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피해자의 성별을 알지 못한 채 범행 대상으로 골랐다는 장윤기의 주장은 신빙성이 떨어지는 곳으로 판단했다.

현재 경찰은 C씨에 대한 장윤기의 성범죄나 스토킹 혐의 등 여죄를 규명하기 위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