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이런 경기를 다 해보네요” 부천을 살린 ‘슈퍼 GK’ 김형근의 미소

윤은용 기자 2026. 5. 14.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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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FC 골키퍼 김형근이 13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하나은행 K리그1 2026 14라운드 경기가 끝난 뒤 방송 인터뷰를 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저도 이런 경기를 다 해보네요.”

쉴새없이 쏟아지는 상대의 맹공을 홀로 버텨낸 뒤 기진맥진했지만, 김형근(부천)의 얼굴에는 해냈다는 성취감과 함께 미소가 피어올랐다.

13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부천과 전북 현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6 14라운드 경기는 김형근의, 김형근에 의한, 김형근을 위한 경기였다.

이날 부천은 경기 시작 후 얼마되지 않아 핵심 공격수인 바사니가 전북의 이승우를 팔꿈치로 가격, 퇴장당하며 이른 시간부터 수적 열세에 몰렸다. 전북도 이를 놓치지 않고 경기가 끝날 때까지 부천을 두들겼다.

전북은 총 25개의 슈팅을 시도했고 그중 11개를 유효슈팅으로 연결했다. 그런데 그 11개 중 부천의 골망을 흔든 것은 단 한 개도 없었다. 김형근의 엄청난 활약 덕분이었다.

김형근은 전반 39분 김태현의 왼발 슈팅을 막아내는 것으로 ‘선방쇼’의 포문을 열었다. 전반 추가시간에도 이동준의 노마크 상황에서 시도한 회심의 헤더를 막아내며 골을 내주지 않은 김형근은 후반 시작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된 전북의 파상공세를 온 몸으로 버텨냈다. 특히 후반 41분 티아고의 헤더와 연이은 이승우의 왼발 슛까지 모조리 막아내는 장면은 이날 경기 최고의 하이라이트였다. 경기 종료 직전 티아고가 마지막으로 시도한 헤더까지 극적으로 저지해내는 김형근의 활약에 전북은 좌절할 수 밖에 없었다.

부천FC 김형근이 13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하나은행 K리그1 2026 14라운드 경기에서 공을 차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이날 전북이 시도한 총 슈팅 수는 26개, 그 중 유효 슈팅은 무려 10개였다. 이 10개를 김형근은 신들린 듯한 반사신경으로 모두 저지해냈다. 김형근은 지난 10일 열린 울산 HD와 13라운드 경기(0-1 패)에서도 비록 수비수의 실수에 1골을 내주긴 했지만, 유효 슈팅 4개 중 3개를 막아내며 울산의 수호신 조현우에 뒤지지 않는 활약을 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형근은 “볼들이 내가 막을 수 있는 범위 내에 들어왔다. 정말 엄청나게 슈팅이 날아왔다. 내 앞에서 계속 공이 왔다 갔다 했다. 힘든 경기였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날 김형근을 향한 찬사가 쏟아지는 것은 당연했다. 이영민 부천 감독은 “그냥 고맙다는 말 밖에 할 수 있는게 없다”며 김형근의 활약상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형근은 “경기가 끝난 뒤 갈레고가 내 골키퍼 장갑을 부적처럼 벽에 붙여 놓자고 했다”며 “나도 이런 경기를 다 해보는구나 싶었다”는 말과 함께 환하게 웃었다.

2016년 K리그2 부산 아이파크에서 프로에 데뷔한 김형근은 이후 서울 이랜드, 제주SK FC 등을 거쳐 2024년부터 부천의 주전 골키퍼로 활약하고 있다. 부천은 지난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수원FC를 꺾고 K리그1으로 승격했다. 이날 승점 1점을 보탰음에도 여전히 11위에 머무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김형근이 있어 든든하다. 김형근은 “정말 힘든 상황에서 승점 1점을 따냈다. 이 승점을 발판으로 다음 경기에서는 반드시 승점 3점을 따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부천 홍성욱이 13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하나은행 K리그1 2026 14라운드 경기가 끝난 뒤 골키퍼 김형근과 포옹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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