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향기 “늘 동경하던 코미디…연기는 평생 내 친구”[SS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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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향기는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 곁에 있었다.
늘 감정을 깊게 눌러 담던 김향기가 처음으로 본격적인 코미디의 문을 두드렸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향기는 첫 코미디 도전 소감을 묻자 수줍게 웃으며 "코미디언들을 늘 동경해왔다"고 고백했다.
김향기는 그 결을 살리기 위해 '앞머리를 날린 스타일'을 직접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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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배우 김향기는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 곁에 있었다.
일곱 살, 영화 ‘마음이’로 첫발을 뗀 후 20년 가까운 세월을 카메라 앞에서 보냈다. 앳된 얼굴로 시작했으나 그가 걸어온 길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맑고 단단한 얼굴로 슬픔을 정면으로 응시하고, 고요한 눈빛으로 인물의 서사를 켜켜이 쌓아 올리는 데 탁월한 배우였다. 그래서 이번 변주는 더욱 반갑다. 늘 감정을 깊게 눌러 담던 김향기가 처음으로 본격적인 코미디의 문을 두드렸다.
쿠팡플레이 시리즈 ‘로맨스의 절댓값’에서 김향기가 맡은 여의주는 금세 마음을 내어주고, 끝까지 진심을 다해 달려드는 열여덟 소녀다. 낮에는 평범한 학생이지만, 밤이면 상상 속 세계를 확장하는 로맨스 소설 작가 ‘이묵’으로 살아간다.
꽃미남 교사들을 주인공 삼아 진지하게 서사를 짜던 소녀는, 정작 현실의 사건에 휘말리며 자기 인생의 주인공으로 떠밀린다. 설정만 보면 발랄한 하이틴 물이다. 하지만 김향기는 여의주를 피상적인 ‘통통 튀는 학생’에 가두지 않았다. 엉뚱해 보여도 결코 가볍지 않은, 진심이 먼저 움직이는 사람으로 받아들였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향기는 첫 코미디 도전 소감을 묻자 수줍게 웃으며 “코미디언들을 늘 동경해왔다”고 고백했다.
“무엇이든 진심인 열여덟 소녀의 꾸밈없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웃음을 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코미디라는 형식을 따로 설정하기보다, 그 나이의 친구가 가진 꿈과 몰입을 솔직하게 보여주려고 했습니다.”
처음 가보는 길이었기에 망설임도 있었다. 적절한 톤을 찾는 일은 매 순간이 시험대였다. 특히 코미디는 상대와의 호흡이 관건이라는 점을 뼈저리게 느꼈다.
“더 웃기고 싶은 욕심이 생겨 과해지려는 순간마다 감독님이 선을 잡아주셨어요. 연기를 크게 부풀리기보다, 의주의 진심이 훼손되지 않는 선에서 장면의 리듬을 맞추는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했거든요.”

외형적인 변화도 그 리듬의 연장선이었다. 여의주는 정돈된 모범생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다. 머릿속은 상상으로 바쁘고, 감정은 늘 한 발 앞서 튀어나간다. 김향기는 그 결을 살리기 위해 ‘앞머리를 날린 스타일’을 직접 제안했다. 억지로 헤어 피스를 붙이기보다, 캐릭터의 엉뚱한 매력을 외적으로도 드러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20년째 이어온 그의 연기 인생으로 흘렀다. 김향기는 여전히 ‘20년’이라는 숫자가 실감 나지 않는다고 했다.
“늘 그때그때 맡은 인물을 지나왔기 때문에, 연차보다는 매 작품이 더 선명하게 남아요. 다만 분명히 체감하는 변화는 있어요. 적응기가 짧아졌어요. 과거에는 작품에 들어갈 때 몸이 먼저 긴장했고, 그 긴장을 푸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지금은 그 상태를 훨씬 빨리 스스로 조절할 수 있게 됐어요.”
인터뷰 끝자락, 연기를 정의해달라는 질문에 김향기는 뜻밖에도 ‘우정’을 꺼내 들었다. 보통은 숙명 혹은 평생의 업이라고 답하기 마련이다.
“저는 우정이라는 개념을 참 좋아해요. 서로 적당한 거리를 지키면서 예의 있게 쌓아가는 관계요. 연기도 저에게는 그런 느낌이에요. 앞으로도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싶습니다.”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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