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기, 근력 운동이 답이다"… 걷기 힘들다면 '근감소증' 신호일 수도
나이가 들수록 걸음이 느려지고 균형 잡기가 어려워진다. 많은 사람들은 이를 자연스러운 노화의 과정으로 여기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만, 실제로는 '근감소증'의 신호일 수 있다. 근감소증은 근육량과 근력이 함께 줄어드는 상태로, 일상적인 움직임이 둔해지고 균형 감각도 떨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 몸을 지탱하는 근육이 줄어들면 움직임이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낙상으로 인한 고관절 골절 등 예기치 못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노년기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정형외과 전문의 신병준 교수(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는 "나이가 들어도 두 발로 걷기 위해서는 하체와 코어 근육을 지켜야 한다"며 꾸준한 근력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근감소증의 진단 기준부터 올바른 근력 운동법까지, 노년기 건강을 위한 관리법을 신 교수와 함께 짚어본다.
평소 스키, 등산, 골프 등 다양한 운동을 즐기신다고 들었는데, 언제부터 운동을 시작하셨나요?
고등학교 때는 운동을 전혀 안 했지만, 대학교에 들어가서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역도를 시작했습니다. 호리호리한 체격이라 어울리는 운동은 아니었지만 남자답게 보이고 싶은 마음에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운동을 즐기게 되었습니다. 스키는 43살에 다소 늦게 시작했는데, '이왕 할 거 제대로 잘 타보자' 다짐하며 체력을 길렀습니다. 비시즌에 달리기를 10~20km 정도 뛰고 자전거도 탔죠. 처음에는 스키 잘 타려고 시작한 건데, 하다 보니 재미있어서 지금까지 계속하는 것이 건강 관리 비결입니다.
노년기 근력 운동의 중요성을 알리려고 하시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38년간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젊었을 때는 어르신들이 "수술했는데도 다리가 저리다, 못 걷겠다" 하시는 아픔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제 나이가 일흔이 넘고 보니 그제야 이해가 가기 시작했고, 노년기에 운동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우리나라는 초고령 사회에 접어들었습니다. 어르신들이 운동으로 체력을 관리해야 본인 스스로도 튼튼하고 행복하며, 자녀와 사회가 짊어지는 부담도 크게 줄어듭니다. 더욱더 건강한 사회를 위해 노년기 근력 운동의 중요성을 널리 퍼뜨리고 싶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걷는 것조차 힘들어지는 증상은 몸이 보내는 어떤 신호인가요?
걷는 것조차 힘들다는 건 정말 큰 문제입니다. 걷는 데 쓰는 근육 중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근육이 제일 중요한데 여기엔 순발력을 내는 '속근'이 많습니다. 나이가 들면 속근이 가장 먼저, 빠르게 줄어들어요. 속근이 줄면 순발력이 떨어지고 균형 감각도 떨어집니다. 그러다 결국 넘어져서 어딘가가 부러지면 그때부터 삶의 질이 정말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이 근육들을 지키기 위해 평생 꾸준히 운동을 해야 합니다.

'근감소증'은 어떤 상태를 말하며, 이를 진단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근감소증은 근육이 많이 줄어들어 걷기, 앉았다 일어나기, 물건 쥐기 등이 힘들어지는 상태입니다. 공식적인 기준은 의자에서 12초 안에 앉았다 일어났다를 5번 못 하거나, 6m 걷는 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거나, 악력이 남성 28kg, 여성 18kg에 도달하지 못하면 근육이 심하게 약해진 상태로 봅니다. 근감소증이 위험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낙상'입니다. 넘어지면 고관절 골절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1년 내 사망률이 10~20% 이상입니다. 남성은 여성보다 두 배 높고요. 넘어지는 것 자체가 생명을 위협하는 의학적 문제라는 걸 꼭 기억해야 합니다.
집에서 스스로 확인할 수 있는 자가 진단법이 있을까요?
장딴지 둘레를 재는 것이 자가 진단법 중 하나입니다. 장딴지 둘레가 33~34cm 이하라면 좋지 않은 신호입니다. 다만 테스트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대부분 근감소증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진짜 환자들은 훨씬 맥이 빠져 움직이는 것 자체가 힘든 상태입니다. 그래서 그렇게 되기 전에 미리 예방하는 게 중요합니다.
노인분들에게 '하체 근육'과 '코어 근육' 중 어떤 것이 더 중요할까요?
둘 중 하나를 고르라는 것은 "세상에 남자가 중요하냐, 여자가 중요하냐" 묻는 것과 같습니다. 두 근육은 상호 보완적입니다. 코어는 중심을 잡아주고, 하체는 보행 등 직접 몸을 움직이게 합니다. 아무리 다리 힘이 좋아도 코어가 약해 흔들거리면 넘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코어 근육이라고 하면, 복근(식스팩)을 떠올리는데 위치가 어딘가요?
복근이 포함되긴 하지만 전부는 아닙니다. 코어는 우리 몸통 전체를 둘러싼 근육입니다. 위로는 횡격막, 아래는 골반 기저근, 앞뒤로는 배와 등 근육이 감싸고 있죠. 특히 깊은 곳의 '딥 코어(복횡근, 다열근)'가 중요합니다. 식스팩이 있다고 무조건 코어가 튼튼하다고 이야기하기는 힘듭니다. 코어는 눈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복잡한 근육입니다.
운동을 할 때 부상을 막으려면 '스트레칭'을 먼저 하는데요. 이상적인 운동 순서가 있나요?
많은 분이 워밍업과 스트레칭을 혼동하십니다. 본 운동 전 근육을 무리하게 늘리는 스트레칭을 하면 오히려 다칠 가능성이 있고 나이 든 분들은 더 위험합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워밍업'입니다. 제자리 뛰기를 5분 정도 하며 체온을 높이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만드는 워밍업을 거친 뒤, '본 운동'과 '스트레칭' 순서로 이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노년기 근력을 키우기 위해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은 무엇이 있을까요?
나이가 들수록 상체보다 하체가 훨씬 중요합니다. 하체 근육이 약해지면 내 발로 움직이질 못하게 되거든요.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은 딱 세 가지만 기억하세요.
① 맨몸 스쿼트: 앉았다 일어났다 하는 동작인데, 무릎이 90도 이상 구부러지지 않게 주의해야 합니다.
② 스탠딩 킥 백: 다리를 뒤로 뻗는 동작으로 엉덩이 근육 운동이 됩니다.
③ 카프 레이즈: 서서 발끝으로 쭉 섰다가 내리며 종아리 근육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내 나이에 무슨 운동이야"라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정신 차리셔야 합니다. 저와 연배가 비슷하다면 지금으로부터 10년 후 내 모습을 상상해 보세요. 그때도 건강한 내 다리로 걸어 나가 친구들을 만나고 즐겁게 생활하고 싶으시다면, 지금부터 근력 운동을 하시면서 몸 관리를 잘 해나가셔야 합니다.
100세 시대, 이제는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을 넘어 어떻게 건강하게 살아갈 것인가가 더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하이닥은 힐리언스 코어센터, 척추 명의 신병준 교수(순천향대 서울병원)와 함께 노년기 삶의 질을 좌우하는 '근육'의 가치를 심층적으로 살펴보고, 근감소를 예방하고 활기찬 노후를 위한 실천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임수한 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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