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 앞두고 중동 물밑 분주…역내 질서 재편 촉각
걸프국 이란 상대 비밀 타격…군사개입 확대조짐
이란 문제, 미·중 정상회담 핵심 의제로 부상
루비오 美국무 “中, 이란 억제 역할 해야”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베이징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동 국가들이 역내 질서 재편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물밑에서 분주한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WAM통신은 13일(현지시간)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다고 보도했다.
WAM에 따르면 두 정상은 중동 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한편, 양국 간 전략적 협력과 상호 이익 증진을 위한 관계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이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전화 통화를 하며 역내 상황이 지역 및 국제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진행 중인 노력을 검토했다고 WAM은 전했다.

이스라엘과 UAE 간 역내 안보 협력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지난 3월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이드 UAE 대통령과 회담하기 위해 UAE를 비밀 방문했으며, 이를 통해 양국 관계에서 “역사적 돌파구”가 마련됐다고 밝혔다. 양국은 2020년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한 ‘아브라함 협정’을 계기로 관계를 정상화했으며, 이후 UAE가 이란의 공격을 받으면서 협력 관계가 더욱 강화됐다고 이스라엘은 설명했다. 다만, UAE 외교부는 해당 방문 사실을 부인했다.
이란 즉시 UAE를 향해 강도 높은 경고를 내놨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 “위대한 이란 국민과 적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도박”이라며 “이스라엘과 공모하는 행위는 용서받을 수 없다. 분열을 조장하기 위해 이스라엘과 협력하는 세력은 반드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2박3일간 중국 국빈방문이 역내 질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중동 국가들의 물밑 외교전이 치열한 모습이다.
중국은 이란의 입장 변화를 이끌어낼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현재 페르시아만에서 벌이고 있는 행동을 중단하도록 이란을 설득하는 데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길 원한다”고 말했다. 해당 인터뷰는 트럼프 대통령이 베이징에 도착한 시점에 공개됐다.
루비오 장관은 또 중국 방문 중인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우리는 중국 측에 이란 지원이 미·중 관계에 분명히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전달했다”며 “이 문제는 무역 협상에서도 분명히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미·중 고위 당국자들이 지난달 “어떤 국가도 해당 해역 통항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해서는 안 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지만, 중국은 이에 대해 공개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란은 미·중 정상회담과 관련해 직접적인 언급은 내놓지 않는 가운데 대외적으로 강경 기조를 고수하고 있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부 차관은 지난 12일 소셜미디어에서 평화협정을 위한 조건으로 △배상금 지급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주권 인정 △미국의 제재 해제 등을 제시하며 “이는 진지하고 지속적인 합의를 위한 최소한의 요건”이라고 밝혔다.
가리바바디 차관은 이어 “전쟁, 봉쇄, 제재, 무력 위협에 직접적으로 역할을 한 당사자가 단순히 이란의 반응이 항복 문서가 아니라는 이유로 이를 거부한다면, 핵심 이슈는 평화가 아니라 위협과 압력을 통해 정치적 의지를 강요하는 것임이 분명해진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이란의 요구 조건은 여전히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이란에 핵 프로그램 폐기와 호르무즈 해협 통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이란은 전쟁 피해 보상과 미국의 이란 봉쇄 해제,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의 교전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이란 측 요구를 “쓰레기 같은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임유경 (yklim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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