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도착 트럼프, 반도체株 흔드나…희토류·호르무즈도 변수

이윤형 기자 2026. 5. 14.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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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방중단 합류에 H200 논의 기대
中 희토류 통제 완화 여부에 소재株 촉각
호르무즈 리스크 따라 에너지·해운株 변동성 확대 가능성
도널드 J.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CEO인 일론 머스크, 엔비디아의 사장 겸 CEO인 젠슨 황을 비롯한 미국 대표단이 베이징 수도 국제공항에 도착하자 한정 중국 부주석을 비롯한 인사들의 영접을 받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일정에 들어가면서 국내 증시의 시선이 반도체 업종으로 향하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는 관세와 무역, 이란 전쟁, 타이완 문제 등이 폭넓게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시장은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와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가 어떤 수준에서 조율될지에 주목하고 있다. 

14일 주요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13일 저녁 베이징에 도착했다. 이날부터 주석과의 정상회담 일정에 돌입한다.

특히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CEO가 방중단에 합류하면서 AI 반도체 협상 기대감이 커졌다. 로이터는 황 CEO의 동행으로 엔비디아 H200 AI칩의 중국 판매 문제를 둘러싼 기대가 다시 부각됐다고 보도했다. 다만 H200 문제가 공식 의제로 확정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만큼 시장에서는 관련 논의 가능성과 규제 완화 신호에 더 주목하고 있다.

코스피도 미중 정상회담 관련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장 초반에는 미국 반도체주 약세와 삼성전자 노조 리스크 영향으로 반도체 업종 중심의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됐지만,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방중단 합류 소식이 전해지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등했고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한 반도체 담당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대중 AI칩 판매 규제가 일부 완화될 경우 글로벌 AI 투자심리에는 긍정적일 수 있다"며 "국내에서는 HBM 공급망에 있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대한 기대감도 다시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대중 첨단 반도체 규제가 완화될 경우 미중 기술패권 경쟁 구도가 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 불확실성도 남아 있다.

◆AI칩 풀고 희토류 묶고…미중 공급망 협상 본격화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회담이 전면적 합의보다 '갈등 관리' 성격에 가까울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중국 시장 개방과 반도체·AI 분야의 실익을 원하고, 중국은 희토류와 핵심광물 수출 통제를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희토류 문제는 반도체와 함께 국내 증시가 주목하는 또 다른 공급망 변수다. 중국은 방산, 전자, 친환경 산업에 쓰이는 중희토류 공급망에서 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시장에서는 미중 정상이 이번 회담에서 희토류 수출통제 관련 휴전 연장 여부를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있다. 중국의 중희토류 수출 제한은 미국뿐 아니라 일본과 독일 등 주요 제조국에도 공급 부담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에서는 희토류 관련 기대감이 이미 일부 선반영됐다. 미중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3일 유니온머티리얼은 8.50% 오른 1,965원에 마감했고, 유니온과 동국알앤에스도 각각 3.64%, 1.80% 상승했다. 투자자들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관련 조치와 미중 협상 결과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희토류 관련주는 이미 기대감이 상당 부분 반영된 상태"라며 "실제 회담 결과가 제한적 수준에 그칠 경우 단기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출처=연합뉴스]

◆호르무즈 변수에 유가 촉각…해운·정유株 출렁일까

에너지와 해운 업종도 회담 결과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미 국무부는 앞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4월 통화에서 양측이 호르무즈 해협 같은 국제수로에 통행료를 부과해서는 안 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이 사안은 정상회담에서 새로 합의된 내용은 아니지만, 이란 전쟁과 에너지 안보 문제가 회담의 주요 배경 변수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호르무즈 해협은 글로벌 원유·가스 해상 운송의 핵심 통로다. 긴장이 완화되면 국제유가 상승 압력이 낮아져 정유·석유화학·항공 업종에는 비용 부담 완화 기대가 붙을 수 있다. 반대로 통항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해상 운임과 보험료 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해운, LNG선, 방산 관련주가 단기 테마로 부각될 수 있다.

최근 국제유가도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변수에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다. 로이터는 투자자들이 취약한 이란 휴전 상황과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함께 주시하는 가운데 유가가 등락했다고 보도했다. 에너지 가격이 다시 불안해질 경우 국내 증시에서도 정유·화학·항공·해운 업종 간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단순한 관세 협상을 넘어 반도체, 희토류, 에너지 공급망을 동시에 흔드는 이벤트로 평가된다. 반도체는 AI칩 수출 규제 완화 여부, 희토류주는 중국의 수출통제 조정 가능성, 에너지주는 호르무즈 해협 안정화 여부가 각각 핵심 변수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이번 회담에서 미중 갈등이 단번에 해소되기는 어렵겠지만, 양국이 충돌 수위를 관리하는 정도의 메시지만 내놔도 시장 위험선호 심리에는 단기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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