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루에 고작 2시간 일 했다고?"…대법서 뒤집혔다

실제 근로시간과 괴리가 큰 소정근로시간은 무효라는 취지의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제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울산 소재 택시기사들이 회사 측을 상대로 제기한 임금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으로 14일 돌려보냈다.
원고들은 정액사납금 형태로 근무했다. 운송수입금 중 사납금을 제외한 나머지를 자신의 수입(초과운송수입금)으로 삼되, 회사로부터 일정한 고정금을 지급받았다.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방향으로 최저임금법 특례조항이 생기며 분쟁이 시작됐다.
초과운송수입금은 생산고에 따른 임금에 해당한다. 이후 택시회사들은 임금협정을 통해 원고들과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거나, 특례조항이 신설되기 전 과소하게 정해진 소정근로시간(1일 2시간)을 그대로 유지했다. 원고들은 이 같은 합의가 “최저임금법을 잠탈하기 위한 행위”라며 최정미금액에 미달한 임금 및 미지급 퇴직금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그러나 1심과 2심 모두 “각 소정근로시간 합의가 최저임금법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정액사납금제 아래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합의는 최저임금법 적용 회피 목적이 크다며 무효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소정근로시간을 줄이지 않고, 최저임금법 특례조항이 시행된 이후 기존의 소정근로시간(1일 2시간)을 그대로 유지한 경우도 문제가 된다고 봤다. 대법원은 “기존의 소정근로시간이 실제 근로시간과 현저히 괴리돼 비현실적인 시간으로 정해지는 등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면 무효라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근로기준법 등에 따라 초단시간근로자 등에 대해선 사회보장제도 등에 대한 예외가 규정돼 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고들이 실제 근로시간이 매우 짧아 사업장에 대한 전속성이나 기여도가 낮고 임시적, 일시적 근로를 제공하는데 불과했다고 볼 수 없다”며 “소정근로시간을 2시간으로 그대로 유지한 것의 주된 목적은 최저임금법을 회피하는데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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