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독주 막기 위한 합종연횡 가속…파운드리·패키징 치고 올라오는 인텔 [삼성 파업은 경쟁사 기회]

박지영 2026. 5. 14. 10:38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텔, 최근 애플 차세대 프로세서 생산 합의
美 정부 나서 빅테크의 인텔 수주 협의 돕기도
삼성, ‘노조리스크’로 파운드리 사업에도 찬물
립부 탄 인텔 CEO가 미국 애리조나주 챈들러에 위치한 인텔 오코틸로 캠퍼스에서 ‘팬서 레이크(Panther Lake)’ 코드명을 가진 인텔 코어 울트라 3 시리즈용 CPU 타일 웨이퍼를 들고 있다. ‘팬서 레이크’는 인텔 18A 공정 노드에서 제작된 최초의 클라이언트용 시스템온칩(SoC)이다. [인텔 제공]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삼성전자가 파업 리스크로 발목이 잡힌 사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부문에서 미국의 반도체 기업인 인텔이 거센 추격에 나서고 있다.

인텔은 최근 파운드리에서 애플과 손을 잡았을 뿐 아니라 엔비디아와도 ‘흥미로운’ 제품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삼성전자의 빈틈을 적극 공략 중이다.

굳건한 파운드리 1위 기업인 대만의 TSMC 또한 일본의 소니와 손을 잡는 등 한국의 반도체 독주를 막기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합종연횡에 속도가 붙고 있다.

14일 외신에 따르면 애플이 자체 설계한 차세대 프로세서 생산물량 일부를 인텔 파운드리에서 생산하기로 예비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칩 생산에는 인텔의 18A(1.8나노급) 최선단 공정이 활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가 반전의 기회로 삼기 위해 공들여온 2나노 시장에서 대형 고객을 인텔에 먼저 내주게 됐다.

인텔은 TSMC·삼성보다 먼저 18A 최선단 공정을 양산했지만, 최근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해 난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미국 정부가 물밑 지원에 나섰다. 외신 등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이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을 만나 인텔과 협력하도록 설득했다는 후문이다.

미국 내 반도체 공조는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10일 립부 탄 인텔 CEO는 약 7조원을 투자해 인텔의 지분을 매입까지 한 엔비디아와 ‘흥미로운 신제품’ 개발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양사는 맞춤형 데이터센터용 칩 개발 계획을 밝혔는데, 업계에서는 파운드리 협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앞서 일론 머크스 테슬라 CEO도 반도체 제조 프로젝트인 ‘테라팹’ 프로젝트에 인텔의 미래 공정인 14A(1.4나노) 기술을 활용한다고 말했다.

인텔은 TSMC의 독점 영역이었던 패키징 사업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TSMC의 첨단 패키징 기술인 CoWoS(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는 고객 폭주로 병목현상까지 발생했고, 일각에서는 AI 시장 확대를 가로막는 최대 걸림돌이 TSMC의 패키징 병목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순수 파운드리 뿐 아니라 비메모리 종합반도체(IDM), 외주 반도체 조립‧테스트(OSAT) 등 설계(IP)부터 첨단 패키징 사업 등을 포괄한 ‘파운드리 2.0’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4%로 인텔 파운드리(6%)보다 낮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인텔은 2.5D(차원) 패키징 기술인 ‘EMIB’ 기술을 개발해 이 틈을 공략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인텔은 미국 오리건과 베트남에 있는 첨단 패키징 공장 확장을 위해 대만 장비 업체에 대규모 장비를 발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순수 파운드리 뿐 아니라 비메모리 종합반도체(IDM), 외주 반도체 조립‧테스트(OSAT) 등 설계(IP)부터 첨단 패키징 사업 등을 포괄한 ‘파운드리 2.0’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4%로 인텔 파운드리(6%)보다 낮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같은 인텔의 급부상이 삼성전자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4월 1분기 TSMC의 컨퍼런스콜에서 ‘(테슬라는) TSMC의 고객이었으나 불과 몇 달 전 삼성과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이나 인텔 같은 경쟁사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TSMC의 대응은 무엇인가’는 질문이 나왔다. 웨이저자 TSMC 회장은 “인텔을 매우 강력한 경쟁자로 보고 있으며, 절대 과소평가하지 않는다”면서도 삼성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TSMC 또한 삼성전자가 어수선한 상황을 겪는 사이 외연을 확장 중이다. 지난 8일 TSMC는 일본의 소니와 차세대 이미지 센서 개발제조를 위해 소니가 최대 주주가 되는 합작투자 회사(JV)를 설립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일본 구마모토현에 새로운 생산 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TSMC는 “자동차·로봇 등 피지컬 AI 분야의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서”라고 이번 파트너십의 목적을 설명했다.

이처럼 반도체 패권을 쟁취하기 위해 국가·기업간 초월적 연대가 가속화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노조리스크’에 발목을 잡힌 상태다. 약 18일간의 총파업이 현실화되면 하루 최소 1조원이라는 금전적 손실 뿐 아니라 테슬라, 애플 칩 수주 등으로 반등을 모색 중이던 파운드라 사업에 다시 냉기류가 흐를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에 따르면 지난 4월 23일 하루 결의대회로도 파운드리 팹의 생산 실적이 58.1% 급락했다. 메모리 생산량이 약 18.4% 감소한 것에 비하면 피해 규모가 배로 크다. 더 큰 문제는 회복 불능 수준으로 신뢰가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는 납기 안정성이 중요한데, 이번 파업으로 파운드리 사업의 핵심인 고객과의 신뢰가 훼손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