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성장하고, 오염은 뚝”…서울, 세계가 주목한 ‘그린도시’ 성공작
“한국 도시, 경제성장과 오염 탈동조화 달성”
전기화·규제·청정에너지 투자의 결과
테헤란·모스크바 등은 오염 증가 ‘갈색도시’

서울 등 국내 도시들이 경제가 성장하면서도 공기는 오히려 맑아지는 선진국형 '그린(Green) 도시'의 단계에 진입했다는 국제적인 평가가 나왔다. 경제성장을 이어가면서도 화석연료 기반 오염물질은 줄이는 데 성공하면서, 이른바 '탈동조화(decoupling)' 단계에 진입한 것이다.
특히 한국은 분석 대상 도시 전체가 '녹색 성장' 범주에 포함돼 전 세계에서도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이는 도시가 커지고 경제가 성장하면 대기오염도 함께 늘어나지만, 경제성장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다시 대기오염이 줄어든다는 '환경 쿠즈네츠 곡선'이 현실화된 것이기도 하다.


◇'탈동조화'… 성장과 오염의 연결고리 끊기
연구의 핵심 개념은 '탈동조화'다. 일반적으로 경제가 성장하면 산업 생산과 교통량이 늘어나면서 화석연료 소비와 오염물질 배출도 증가한다. 이를 경제와 환경오염이 함께 움직이는 '동조화(coupling)' 상태라고 한다.
반면 탈동조화는 경제가 성장하는 동안에도 오염은 줄어드는 현상을 뜻한다. 쉽게 말해 '더 부유해지면서도 더 깨끗해지는 성장'이다. 이는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의 핵심 지표로 평가된다.
연구진은 도시별 화석연료 의존도를 측정하기 위해 대기 중 이산화질소(NO₂)를 활용했다. 이산화질소는 자동차, 발전소, 산업시설 등 화석연료 연소 과정에서 주로 발생하는 대표적 오염물질이다.
연구진은 유럽우주국의 위성(Sentinel-5P)에 탑재된 대류권 관측장비 트로포미(TROPOMI) 센서를 활용해 도시 상공의 이산화질소 농도를 장기 추적했다. 이산화질소는 화석연료 소비의 강력한 지표 물질이다.
하지만, 한계도 있다. 이산화질소는 도시 전체 탄소배출량을 완벽히 반영하지는 못한다. 외부 지역에서 생산된 상품 소비 과정의 '숨은 탄소'나 코로나19 시기의 일시적 배출 감소 효과도 일부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

◇서울의 성적표… “더 부유해지고, 더 깨끗해졌다"
분석 결과 서울은 경제 성장과 오염 감축을 동시에 달성한 대표적 '그린(Green) 도시'로 분류됐다. 2019~2024년 서울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구매력평가 기준)은 꾸준히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대류권 이산화질소 농도는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연구진은 이를 '더 깨끗해지고 더 부유해진 도시'라고 평가했다.
서울은 논문에 제시된 세계 주요 거대도시 비교에서도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혔다. 일본 도쿄와 중국 베이징·상하이·광저우 등과 함께 경제 성장과 오염 감소가 동시에 나타난 도시군에 포함됐다. 이는 경제활동이 확대되더라도 반드시 오염 증가를 동반할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서울의 성과는 우연이 아니라 정책 전환의 결과로 해석된다. 연구진은 동아시아의 녹색 도시들이 공통적으로 강력한 배출 규제, 청정에너지 투자 확대, 대중교통 전기화, 스마트 인프라 구축 등을 추진해왔다고 분석했다.
서울 역시 노후 경유차 제한, 전기버스 확대, 수도권 대기질 특별관리 정책, 친환경 건물 전환 등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시행해왔다. 이러한 변화가 화석연료 의존적 성장 구조를 약화시키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했다.


◇여전히 화석연료 성장에 묶인 해외 도시들도
연구진은 이를 환경경제학의 대표 이론인 '환경 쿠즈네츠 곡선(EKC)'의 하강 국면과 연결 지었다. 일정 수준의 경제 발전 이후 기술 혁신과 규제 강화, 시민의 환경 요구 확대에 따라 오염이 감소하는 단계에 진입했다는 것이다.
환경 쿠츠네츠 곡선은 GDP 통계 체계를 정립한 미국 경제학자 사이먼 쿠츠네츠(1901~1985)가 제시한 가설을 응용한 것이다. 1990년대 연구자들이 쿠츠네츠의 '역 U자형 발전 곡선' 아이디어를 환경오염 문제에 응용, 경제가 성장 초기에는 오염이 늘지만 일정 소득 수준을 넘으면 오히려 줄어든다는 이론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연구진은 이를 동아시아에서 가장 성공적인 절대적 탈동조화 사례 중 하나로 평가했다. 한국은 국가별 '그린 도시' 비중 순위에서 100%라는 수치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이는 독일(98%), 스페인(82%), 프랑스(80%) 등 유럽의 주요 선진국들보다도 높은 비율이다. 그린 도시는 도쿄·런던·파리 등 조사 대상 도시의 80%를 차지했다.

셋째는 경제와 오염이 함께 감소하는 '그레이(Gray)' 도시로 아프가니스탄의 카불이나 레바논의 베이루트 등이 사례로 꼽혔다(약 4%).
넷째는 경제는 침체됐는데 오염은 오히려 늘어나는 '레드(Red)' 도시다. 레드 도시 사례로는 우르미아·피슈바·가르차크 등 테헤란의 일부 위성도시들이 해당됐다(약 1%).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Copyright © 에너지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대한민국 경제의 힘, 에너지경제
- 美 클래리티 법안, “코인은 상품, 투자계약성 토큰은 자산…테더는 예금해도 이자 못줘”
- [단독] 신탁 재개발 혼탁 속 서울시 정비사업 포털 ‘유명무실’
- 1분기 호실적 경동나비엔, 다음 카드는 ‘공기열 히트펌프’
- “삼전·하이닉스 주주들만 신났네”…칩플레이션 심화에 소비자들 울상 [이슈+]
- 호르무즈 봉쇄 충격파 북극항로로 해결?…손실 만회 고작 2% 그쳐
- “급한 건 트럼프”…美中 정상회담, 시진핑에 주도권 넘어간 이유 [이슈+]
- AI 데이터센터 전력 확보 논란…정부, 결국 ‘에너지 현실론’으로 선회[이슈]
- 스마트폰→車·노트북 ‘OLED 시프트’…LG·삼성 ‘디스플레이 장벽’ 높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