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경기 던지고 충격 2군행' 8년의 기다림 속 160km 꽃이 피어오르나 했다, 하지만 향기에 취할 시간이 너무 짧았다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160km를 던지는 재능, 왜 1군에 버티는 것조차 힘든 것일까.
8년의 기다림에 꽃이 피는 줄 알았다. 하지만 제대로 꽃도 피워보지 못하고 그대로 시들어버리고 마는 것인가.
롯데 자이언츠 윤성빈이 또 2군에 내려갔다. 윤성빈은 13일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2군행 통보를 받았다. 지난 9일 1군에 올라와 12일 NC전 한 경기를 던졌다. 결과는 1이닝 2볼넷 1삼진. 김태형 감독은 가차 없었다. 제구가 되지 않고 자신의 공을 뿌리지 못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한 경기 만에 곧바로 결단을 내렸다.
안 그래도 필승조가 부족한 롯데 입장에서는 답답할 노릇. 올해 완전한 필승조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1군 등판 경기는 단 4경기 뿐이다.
윤성빈은 롯데가 8년을 기다린 자원이다. 부산고를 졸업한 로컬 보이로, 2017년 큰 기대 속에 1차 지명을 했다. 고교 시절부터 전국구 파이어볼러로 이름을 날렸다. 롯데가 그 당시 안긴 계약금만 4억5000만원이었다. 얼마나 큰 기대였는지 짐작해볼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공이 빨라도, 스트라이크를 던져야 투수. 전혀 프로에서 통할 수 있는 수준의 공이 아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제구였다. 2018 시즌 데뷔해 제법 많은 기회를 얻었다. 18경기 나가 50⅔이닝을 소화하는데 내준 볼넷이 무려 36개였다. 사구 3개를 더해야 했다. 이 때부터 제구 난조가 윤성빈의 꼬리표가 됐다.
그렇게 허송세월만 하다 지난해 드디어 잠재력을 터뜨리는 듯 보였다. 평균자책점 7.67이었지만 그래도 커리어 하이인 31경기를 소화했다. 후반기 완벽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완벽한 제구는 아니더라도 그래도 1군에서 게임이 될 만한 수준까지 접근한 것. 그의 160km 강속구는 어디 가지 않았다. ABS 시대, 넓어진 존 안에만 들어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었다.
선수도 자신감을 찾은 것처럼 보였다. 드디어 롯데의 8년 기다림이 결실을 맺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나왔다.

하지만 단 반 년 만에 도로아미타불. 지난해 그의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었다. 구속도 150km 초반대로 떨어졌다. 다른 선수 기준 빠른 공임이 분명하지만, 윤성빈에게는 아니었다. 제구가 완벽하지 않은 그가 1군에서 살아남으려면 그래도 존 안에 들어가는 150km 후반대 공이 필요했다.
겨우내 훈련이 부족했는지, 멘탈이 다시 흔들린 건지 원인을 정확히 알 수는 없다. 다만, 최충연의 팬 비하 영상에 등장해 구설에 오르고 2군에 내려가는 등 뭔가 야구에 집중하기 힘든 시간들이 지나가고 있는 건 맞다. 여기에 구위까지 잃었으니, 본인도 많이 답답할 듯.
과연 롯데가 그렇게 기다리던 160km 광속 만년 유망주의 2026 시즌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이번 2군행을 통해 재정비하지 못한다면, 지난해 힘겹게 쌓아올린 탑이 다 무너질 수 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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