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비·법인 카드로 1억원 유흥업소서 ‘펑펑’…화학연 연구원 적발
클린카드 PG사 찍히는 점 악용해 사용 제한 피해가

연구비·법인 카드로 약 1억원을 유흥업소에서 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화학연구원 연구자가 감사에서 적발돼 해임 처분 통보를 받았다.
14일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감사위원회가 공개한 특정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화학연 연구원 A씨는 지난해 4~12월 연구비 카드 및 법인 카드로 9671만2240원을 불법 유흥업소 이용 등에 사용했다. 결제 횟수는 141회에 이르렀다.
연구비는 룸살롱, 유흥주점 등 클린카드 제한 업종에서 이용할 수 없다. 하지만 A씨는 유흥업소가 결제대행업체(PG)를 통해 카드 결제를 처리하는 점을 악용했다. 카드 명세서에 실제 업소명이 아닌 PG사 상호명이 표시되는 점을 이용해 클린카드의 결제 차단 기능을 회피한 것이다.
감사위는 “동일 업소에서 복수의 PG사 단말기로 분할 결제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감사 보고서를 보면 A씨는 지난해 7월 연구비 카드를 이용해 단일 유흥업소에서 하루 만에 300만원이 넘는 돈을 썼는데, 이 액수는 같은 날 수시간에 걸쳐 70여만 원씩 나눠 결제됐다. 이 같은 분할 결제는 A씨의 유흥업소 이용 내역에서 지속적으로 발견된다.
A씨는 상품권 구매 사이트나 통신사 소액 결제로 상품권을 사고 현금화하는 이른바 ‘카드깡’을 통해서도 유흥업소에 송금했다. 이 같은 방법으로 만든 금액 가운데 일부는 A씨의 개인 채무 변제에도 쓰였다.
A씨는 출장을 가겠다고 해놓고는 실제로는 유흥업소를 드나들기도 했다. 감사 대상 기간 중 총 8번 허위 출장이 확인됐는데, 이 가운데 4번은 유흥업소에 출입한 기록이 감사위 조사 결과 드러났다. 출장 계획이 취소된 사실을 연구원 측에 알리지 않거나 허위로 출장을 신청한 것이다. 허위 출장으로 부정 수급한 여비는 111만5800원이었다.
감사위는 A씨가 회계 질서를 문란하게 하고 품위 유지 의무 등을 위반했다며 화학연에 해임 처분을 내릴 것을 통보했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A씨에 대한 수사도 요청했다고 감사위는 밝혔다.
화학연은 A씨가 부적절하게 사용한 연구비·법인 카드 사용액을 전액 환수하고, 카드 사용에 대한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출장 증빙 제도의 미비점을 보완하는 한편, 내부 구성원에 대한 교육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씨도 감사 결과에 이견이 없으며 사적 사용액을 전액 변제하겠다고 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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