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 시작된 출산... 병원에서도 몰랐던 내 강아지의 임신과 출산

장형인 2026. 5. 14.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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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자 제공

PART1
꾸미야 반가워!

Q. 만나서 반갑습니다~ 보호자님 자기소개와 반려동물(꾸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입양 5년 차 꾸미의 최애인 큰언니입니다! 꾸미는 추정 나이 5세인 발바리 공주님이에요. 5kg의 자그마한 사이즈를 보고 "쪼꾸미네!" 하며 이름을 꾸미로 지었답니다.

Q. 집사의 내새꾸 자랑을 빼놓을 수 없죠. 집사의 주접을 마음껏 보여주세요~

저는 꾸미를 발바리계의 아이돌이라고 불러요. 크고 초롱한 눈망울, 오똑한 코와 옆태, 이븐하게 익은 황금빛 털까지 완벽한 비율의 미모를 가졌거든요!

365일 매일 보는 얼굴이지만 날이 갈수록 더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뽀뽀를 퍼붓느라 꾸미가 좀 고생일 거예요.

애교는 또 어찌나 많은지 저만 보면 발라당 배를 까고 누워서 예뻐해 주길 기다리고 있어요. 세상 사람들 모두가 꾸미의 사랑스러움에 빠졌으면 좋겠어요

안녕하세요 쪼꾸미예요! 보호자 제공
언니만 보면 발라당! 보호자 제공

part2
예정에 없던(?)
꾸미의 출산

Q. 꾸미와는 어떻게 가족이 되셨나요?

사실 꾸미는 제가 입양하려던 강아지가 아니었어요.

당시 저는 유기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해 1년 가까이 포인핸드를 봤었어요. 그러다 처음으로 마음이 가는 강아지가 있어 입양을 결심하고 보호소에 전화를 했는데요. 그 아이는 이미 무지개다리를 건넜더라고요.

이후 다른 보호소에 있는 강아지도 보러 갔지만, 그곳 소장님이 제가 아직 젊고 미혼인 청년이라 걱정된다며 제 입양 의사를 반려하셨어요. 그렇게 두 번의 입양 실패를 겪고 만나게 된 게 꾸미입니다.

구석에서 쫄아 있던 입양 전 꾸미. 보호자 제공

꾸미는 저 말고 입양 신청자가 세 명 정도 더 있었어요. 그중 저만 두 시간 가까이 되는 거리를 달려 직접 꾸미를 보러 와 줬고, 담당자님은 그런 정성에 신뢰를 느껴 제게 입양을 보내주셨죠! 이런 우여곡절 끝에 꾸미는 운명처럼 저의 가족이 되었답니다. ♥️

지금 다시 생각하면, 꾸미를 처음 본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요. 입양 전 꾸미를 보러 갔을 때, 꾸미는 겁이 많아 구석에 웅크려 눈치를 보고 있었죠. 그런데 제가 꾸미를 향해 손을 내미니 꾸미가 조심스레 다가와 제 손바닥을 핥아줬어요.

그 순간 마치 전기가 통하는 것처럼 저는 꾸미와 사랑에 빠져버렸죠. 아마 꾸미도 제가 운명임을 깨달은 게 아니었을까요? 저는 꾸미와 제가 가족이 될 운명이었다고 생각해요. ☺️

이제는 언니 품에서 평온해졌어요! 보호자 제공

Q. 꾸미 입양 후 2주가 지났을 때, 새벽 시간에 무사히 출산을 했다고요! 꾸미의 출산 스토리도 알려주세요!

꾸미는 입양된 지 2주 정도 지났을 때 아가 세 마리를 출산했어요. 그때의 저는 완전 초보 집사였던 데다 기본 검진 차 방문했던 병원에서도 별 얘기가 없어서 임신은 상상조차 못했죠... 출산 전날 밤까지 산책 나가서 뛰뛰도 열심히 했을 정도니까요...

결국 꾸미는 새벽에 혼자 출산을 해야 했어요. 미리 눈치채고 도와주지 못 했던 게 여전히 아쉬움이 남아요. 그래도 꾸미가 아가들을 너무 건강하고 예쁘게 낳아주었어요! 아가들 털 색깔이 마치 짠 것처럼 흰색부터 꾸미와 같은 누룽지 색까지 골고루 있었거든요. 털 색깔에 맞춰 '라떼, 크림, 모카'라는 이름도 붙여줬답니다.

예정에 없던 육아(?)를 하게 되어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보송보송한 강아지들이 너무 귀여워서 힘들어도 버틸 수 있었어요.

출산하느라 고생한 꾸미. 보호자 제공
털이 보송보송해진 아가들. 보호자 제공

Q. 임신 소식을 몰랐기에 가족분들 무척 놀라셨을 것 같아요. 그 당시 가족들은 어떻게 대처하셨나요!?

처음에 새끼들을 보고 가족들 모두 뇌 정지가 왔던 거 같아요.

새벽 5시쯤이었죠. 엄마가 갑자기 다급히 가족들을 깨워 "꾸미 새끼 낳았다!"라고 하더라고요.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 인터넷에 검색해 보며 30분가량을 우왕좌왕했어요.

혹시라도 뱃속에 나오지 못한 아가가 있을까 봐 24시 동물병원을 가려고 꾸미를 이동 가방에 옮긴 순간! 막내까지 출산하는 바람에 바로 이동하지 못하고 아침까지 지켜봤고요.

그러는 동안 꾸미는 알아서 척척 아가들을 핥아주고, 젖을 먹이면서 육아를 시작했더라고요. 정말 저희는 한 게 아무것도 없어요. 꾸미가 만렙 엄마라서 너무 다행이었죠.

급한대로 끓여준 미역국. 보호자 제공

Q. 꾸미가 정말 장하고 기특해요. 현재 아가들은 모두 입양을 간 것 같은데요, 다들 잘 살고 있나요!?

꾸미의 세 아들 모두 좋은 가족을 만나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SNS로 소식도 주고받고 있고요!

첫째인 라떼는 '만두'라는 이름으로 고양이와 강아지 형제들이 있는 집에서 지내고 있어요.

둘째인 크림이는 '베리'라는 이름을 얻고 늠름하게 자라 엄마, 아빠 껌딱지가 되었더라고요.

꾸미를 가장 닮은 막내 모카는 '크롱'이가 되어 반려견 카페 인싸 댕댕이로 활약 중이에요!

작년에 처음으로 성장한 베리와 크롱이를 만났는데, 처음에 경계하던 꾸미도 시간이 지나니 아들들에게 관심을 가졌죠. 마음이 찡했답니다. 올해도 만나기로 해 꾸미와 아들이 다시 만나는 모습이 너무 기대가 돼요!!

뽕주댕이가 귀여운 꾸미의 첫째 아들 '만두' 보호자 제공
제일 늠름해진 둘째 베리. 보호자 제공
인싸멍 막내 크롱이. 보호자 제공
어느덧 엄마보다 커진 아들래미들. 보호자 제공

part3
유기견에게
기다릴 가족이 생겼을 때

Q. 꾸미 인스타 계정에 올라온 '입양 후 기다릴 가족이 생겼을 때'라는 릴스가 너무 감동이에요. 꾸미가 집에 오고 나서 가장 많이 변한 점이 무엇일까요?

입양 전 꾸미를 처음 보러 갔을 때, 겁도 많고 소심해 행동 하나하나가 조심스러운 강아지였어요. 심지어 입양 첫날 집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제 바지에 응가를 지릴 정도였죠.

그랬던 꾸미가 집에 오자마자 이불에 편하게 누워 쉬면서 제 손길을 받아들이고요. 저와 가족들의 사랑을 받으며 날이 갈수록 깨발랄하게 변해갔어요.

'입양 후 기다릴 가족이 생겼을 때'라는 그 릴스도 꾸미가 저희를 진정한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마음이 커지며 달라진 모습이 너무 예쁘고 고마워 만들었어요. 지금은 가족들에게 자기주장도 할 줄 알고, 애교도 한껏 부리는 최고 사랑둥이가 되었어요!

꾸미의 시선은 언제나 언니! 보호자 제공

Q. 꾸미가 오고 가족들에게 생긴 변화도 있을까요!?

가장 크게 변한 점은 가족들이 같은 공간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꾸미 중심으로 대화가 많아진 거예요. 저와 동생은 같이 살면서도 뭘 하는지 모를 정도로 서로에게 관심이 별로 없었거든요.

꾸미가 온 뒤로는 아침마다 꾸미와 함께 서로의 방에 인사하러 가요. 오늘 꾸미가 어땠는지 얘기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일상 대화를 주고받는 횟수도 늘었어요. 화내며 싸우려다가도 꾸미가 놀랠까 큰 소리도 덜 내게 되고요. 꾸미가 화기애애한 가정을 만드는 일등공신이랍니다!♥️

모두 꾸미 덕분이라고요~ (찡긋) 보호자 제공

가족들 변화뿐 아니라 제 개인적인 변화도 큰 편이에요.

저는 할 것도, 놀 것도 많은 서울 번화가에 사는 걸 항상 동경했고, 평생 서울에 살고 싶을 거라 생각했죠. 그랬던 제가 꾸미와 함께 산 뒤로 완전히 변했어요. 사람이 적은 동네에서 꾸미가 스트레스를 덜 받으며 살았으면 합니다.

지금 사는 곳은 사람이 정말 많은 동네라 예민한 꾸미가 산책하기엔 불편함이 있거든요. 평생 복잡한 도시에 살겠다는 제 추구미를 포기해도 괜찮다는 생각을 한 게 저 스스로도 정말 신기했어요. 그만큼 꾸미가 제 삶에 중요한 존재가 된 거겠죠? 아! 그리고 MBTI 대문자 'T 인간'인 제가 꾸미에게만큼은 무한 'F 인간'이 돼버렸답니다

언니 꾸미 손 잡아! 보호자 제공

Q. 꾸미와 함께 살면서 가장 후회되는 점도 있으시다고요!?

사실 꾸미는 겁이 많고 예민해 다양한 자극이 오면 짖는 강아지였어요. 그런 꾸미를 고쳐보겠다고 검색도 하고, 방문 교육도 받아보고 했었는데요. 강압적인 교육 방식으로 꾸미가 저의 작은 움직임에도 움츠러들게 된 거예요..

그때의 제 심정은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죠. 지금은 꾸미에게 맞는 교육을 받고 수행하고 있어요. 꾸미가 저를 믿고 자극을 이겨내가고 있지만, 강압적인 교육으로 꾸미에게 상처를 줬던 게 정말 큰 후회로 남아있죠. 혹시라도 꾸미와 같은 문제로 고민하는 보호자님이 계시다면, 강아지에게 상처를 주는 교육은 절대 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우리 귀요미 행복만 해! 보호자 제공

part4
서로에게 행운

Q. 먼 훗날, 꾸미가 "우리 가족은 이런 사람이었어!"라고 댕댕이 친구들에게 자랑한다면, 어떤 집사로 설명되고 싶으신가요?

동물은 스스로 의지가 아닌 사람의 선택으로 가족이 결정되잖아요. 꾸미도 저의 선택으로 가족이 된 거고요. 그 선택이 꾸미에게도 만족스럽고 자랑스러운 일이기를 항상 바라거든요. 그러니 훗날, 꾸미가 친구들에게 "우리 언니는 나를 누구보다 사랑해 준 멋진 사람이야! 그런 언니에게 선택받아 가족이 될 수 있어서 너무 행운이었어!"라고 해줬으면 좋겠어요.

봄에는 벚꽃구경을 가요~ 보호자 제공
겨울에는 눈 밟으러 가요~ 보호자 제공

Q. 꾸미와의 반려생활을 사진첩 혹은 책으로 낸다면, '첫 문장'을 어떻게 작성하고 싶으신가요?

"우리는 운명으로 이어져 있었던 게 분명해!"로 시작하고 싶어요.

Q. 마지막 질문입니다. 우리 소중한 털뭉치 가족, 꾸미에게 편지를 써주세요!

우리 집 귀염둥이 막내, 애교만점 쪼꾸미~ 서툴고 부족한 점도 많은 언니를 언제나 까맣고 예쁜 눈으로 사랑스럽게 바라봐 줘서 고마워. 매번 언니 옆에 몸을 기대오고, 발라당 누워서 쓰다듬 받으려 기다리는 꾸미의 애교에 언니는 얼굴에 웃음이 사라질 날이 없어. 존재만으로 행복 그 자체인 꾸미야. 가족으로 지낸 지 5년,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많은 날들이 꾸미가 우리에게 준 행복만큼 꾸미에게도 행복으로 가득했으면 좋겠어. 언니가 더 많이 노력할게.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오랫동안 언니랑 함께 하자. 내 새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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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형인 동그람이 에디터 hij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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