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나홀로 질주’…코스닥은 수급·투자심리·구조 ‘삼중고’
AI·반도체 초대형주 쏠림 속 외국인·개인 순매수 상위권 코스닥 ‘전무’
[대한경제=김동섭 기자] 이달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팔천피(코스피 8000)’ 시대를 눈앞에 둔 것과 달리 코스닥 시장은 상승세를 잇지 못하고 있다. 지수 급등이 일부 초대형주에 집중되면서 중소형 성장주가 밀집한 코스닥은 좀처럼 반등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이날까지(1월2일~5월13일) 코스피 지수는 82.01% 상승한 반면 코스닥 상승률은 24.47%에 그쳤다. 코스피 상승률이 코스닥의 3배를 넘은 것이다. 특히 이달 들어서는 전날 기준 코스피 지수가 13.07% 상승하며 두 자릿수 오름세를 이어가는 동안 코스닥 지수는 오히려3.03% 떨어졌다.
외국인과 개인 수급은 모두 코스피 상위 종목에 집중됐다. 연초 이후 전날까지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은 두산에너빌리티, 셀트리온, 에이피알, 삼성SDI 등 전부 코스피 종목이었고,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네이버 등 예외 없이 코스피에 쏠렸다. 기관의 경우에만 리노공업이 순매수 상위 10위내에 포함됐다. 인공지능(AI)·반도체 테마를 탄 유동성이 초대형 반도체주로 집중된 결과다.
빚투 지표인 신용융자잔고를 보면 빚을 내서라도 코스피에 올라타려는 투자심리는 뚜렷한 반면, 코스닥으로 향하는 빚투 자금은 좀처럼 늘지 않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피 신용융자잔고는 연초 17조2354억원에서 이달 11일 25조460억원으로 45.3% 급증한 반면, 코스닥은 같은 기간 10조1852억원에서 10조9524억원으로 7.5% 느는 데 그쳤다.
이 같은 부진의 배경에는 코스닥의 구조적 약점이 자리한다. 시총의 약 30%를 차지하는 바이오 종목들이 임상 실망·계약 불확실성 등 잇단 악재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지수를 짓누르는 한편, AI·반도체 수혜는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이 나눠 갖는 형국으로 지수 전체를 끌어올릴 주도 업종이 부재한 상황이다. 코스닥협회 등이 우량기업의 코스피 이전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도 이 같은 구조적인취약성과 맞닿아 있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정책 모멘텀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정부와 한국거래소는 오는 7월 코스닥 개설 30주년을 계기로 코스닥 활성화 방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핵심은 승강제 도입으로, 코스닥을 프리미엄·스탠더드·관리군 3개 리그로 나눠 100개 이내 우량기업을 최상위 프리미엄군으로 분류하고 연기금·기관 자금 유입을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AI·바이오·이차전지 등 첨단산업에 투자하는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도 코스닥 상장사로의 자금 유입 통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량기업을 선별해 기관 자금을 집중시키는 방식으로 지수의 질적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설명이다.
용대인 IBK투자증권 리서치부문장은 “하반기에 본격화될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이 코스닥 시장 반등의 트리거가 될 것”이라며 “반도체 소부장·바이오·2차전지 등 미래 먹거리 기업들이 포진한 코스닥에 대한 관심도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고점을 경신하고 있는 섹터는 전체 시장의 3분의 1에 불과하다”며 “전쟁이 마무리되더라도 코스닥 소외 현상은 상반기 중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동섭 기자 subt7254@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대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