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로 좁아진 K-건설…그래도 해외수주 '근자감'

정지수 2026. 5. 14. 06:37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5대 건설사 1분기 수주 해외 비중 6% 안팎
4월 해외수주도 포스코 외에 존재감 미미
여전한 원전 기대감…전후 재건 프로젝트도 겨냥

국내 건설사의 올해 해외 수주가 아시아 지역으로 좁혀졌다. 대형 프로젝트가 나오는 중동에 비해 일감 규모 역시 빈약하다. 주요 상장 건설사의 올해 첫 3개월간 수주 실적도 국내에 편중됐다. 1분기 해외 수주 비중이 10%를 넘긴 곳은 현대건설이 유일했다. ▷관련기사: 해외 믿고 목표 잡았는데…석 달 3억불 그친 중동 수주(4월14일)

그래도 건설업계에서는 아직 좌절은 이르다는 기세가 보인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 장기화로 발주 불확실성은 여전하나 전면전으로 치닫지 않고 있어 연간 단위의 계획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고 관측한다. 아울러 중동 지역에서 전후 플랜트·인프라 시설의 복구 및 보강 관련 발주도 건설사에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칼을 갈고 있다. 대형 원자력 발전 수주도 겨누고 있지만 그게 다는 아니라는 의지가 엿보인다.

해외건설 수주 현황./그래픽=비즈워치

500억달러 목표인데 4개월간 30억달러

14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말일까지(올해 누적) 국내 건설사가 해외 시장에서 확보한 일감 규모는 29억2196만달러다. 전년 동기(105억3786만달러)와 비교했을 때 72.3% 감소한 액수다. 1분기를 보낸 뒤 4월 한 달간 수주한 금액은 8억8456만달러다. 

건설사의 해외 수주는 지난달까지 아시아를 제외하고 모두 줄었다. 아시아 시장에서는 13억942만달러를 수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7.0% 늘렸다. 반면 규모가 큰 일감이 나오는 중동에서는 4억6667만달러를 수주하는 것에 그쳤다. 전년 동기(55억9285만달러)와 비교했을 때 91.7% 급감한 성적이다. 

중동 다음으로 감소폭이 컸던 사업장은 유럽이다. 유럽에서는 올해 4월까지 1억7583만달러를 수주하는 것에 그쳤다. 이는 1년 전(9억2251만달러)과 비교해 80.9% 준 수치다. 또 태평양·북미 시장에서 6억798만달러, 중남미 시장에서 1억591만달러를 수주했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75.3%, 71.7% 감소한 액수다. 아프리카에서도 2억5615만달러의 일감을 확보했는데 이는 1년 전 대비 47.4%가 줄었다.

지난달에도 건설사는 주요 먹거리를 아시아 시장에서 따냈다. 1개월간 수주한 8억8456만달러 중 69.9%에 해당하는 6억185만달러가 아시아에서 나왔다.

구체적으로 포스코이앤씨가 태국에서 3억1788만달러의 'TTT Chang 에탄 터미널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인천공항공사가 '우르겐치 국제공항, 현대화 및 운영사업'을 1억3430만달러에 수주했다. 

중동에서는 1억5044만달러의 일감을 확보했다. 삼성물산의 아랍에미리트(UAE) '고압직류 해상선로 송전공사'에 대한 1억4542만달러 증액이 수주 통계에 포함됐다. 

유럽에서는 2250만달러의 일감을 따내는 것에 그쳤다. 주요 수주는 스페인에서 1066만달러의 알하라페사(Aljarafesa) II 하수처리장 운영 사업을 GS건설이 확보한 것이다.

건설사 1분기 해외수주./그래픽=비즈워치

원전 '잭팟' 언제쯤

주요 건설사가 집계한 올해 1분기 수주 내용을 살펴보더라도 해외 수주는 미미했다. 시공능력평가 1위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1분기 수주액은 5조원이다. 이 중 해외 수주는 3370억원, 전체 수주의 6.7%에 불과하다.

시평 2위인 현대건설의 경우 해외에서 5150억원어치 일감을 수주했다. 전체 수주액(3조9621억원) 중 13.0%에 해당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올해 수주 목표로 제시한 33조4000억원도 보수적으로 잡은 것"이라면서 2분기 이후 불가리아 원전 EPC(설계·조달·시공)을 비롯해 다양한 원전 사업 수주로 해외 수주액이 급증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시평 3위인대우건설도 같은 기간 3조4212억원의 일감을 확보했으나 해외 수주는 1716억원에 그쳤다. 비중은 5%에 불과하다. 해외 시장에서 대규모 수주를 고려해 연간 목표치를 18조원으로 설정한 건설사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올해 체코 원전과 이라크 알포 해군기지, 파푸아뉴기니 플랜트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체코 원전은 공사비 협의가 진행 중이고 전쟁의 영향이 있는 이라크 알포 해군기지 파이프라인(수주 추진 사업장)은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평 4위의 DL이앤씨도 해외 시장에서 수주는 1413억원뿐이다. 전체 수주(2조1265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6%다. 시평 5위 GS건설도 전체 수주(2조6025억원) 중 6.8%에 해당하는 1774억원만 해외에서 따냈다. GS건설은 연내 터키에서 10억달러 규모의 SAF(지속가능항공유) 프로젝트와 5억달러의 오만 가스 플랜트 수주 등을 기대한다.

전쟁 피로감보다 '재건' 기대감

다수 건설사가 올해 첫 분기 성적표에서 저조한 해외 수주 실적을 나타냈으나 반등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도 중동에서 전후 산업설비와 기반 시설 복구를 위한 발주 물량의 수주가 더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민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주요 건설사들이 1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기존에 시공한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재건 수요가 있을 것으로 봤다"고 짚었다.

건설업계에서는 오만의 항만시설과 바레인 정유단지,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NG) 복합단지, UAE 가스전 등이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따라 피해 설비의 긴급 복구 등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외건설업계 관계자는 "중동의 가스처리·LNG·정유 등 다수 에너지 인프라가 이번 전쟁에서 공격을 당했다"면서 "향후 중동에서의 발주는 단순 증설 중심보다는 기존 인프라의 기능 회복과 대체 공급망 확보, 운영 효율화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이어 "기업의 중동 인프라 시장 선점 전략은 중동 주요 국가를 중심으로 한 복구·수요를 우선 검토하는 게 현실적"이라면서 "민관합작투자사업(PPP) 방식의 금융패키지 설계와 수출입은행·무역보험공사 연계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지수 (jisoo2393@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