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초기업노조를 위한 변명

이동철 2026. 5. 14.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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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철 한국노총 부천노동상담소 상담실장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가 중심이 돼 수억원의 초과이익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며 경고한 전면파업을 앞두고 사회적 우려가 크다. 정부와 기업 노동계, 그리고 주주들과 보수·진보 언론 할 것 없이 대동단결이 이뤄지고 있다.

기업과 주주, 그리고 보수경제언론은 노조의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빚어지면 우리 경제가 위기에 처할 것이라 우려한다. 노동계와 진보언론은 노조가 단체행동권을 행사해 노동조건을 개선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지만 비정규 하청노동자들의 처지를 고려함 없는 정규직 노조의 이기주의가 아쉽다고 한다. 정부는 두 가지로 대표되는 우려를 버무려 산업의 위기를 걱정하면서도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고려해야 할 노조의 사회적 책임을 제기했다.

<매일노동뉴스>가 인터뷰를 통해 하청이나 협력사와의 연대가 부족하다는 일각의 우려를 전하자

최승호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자신들이) 대표하는 것은 삼성전자 노동자"라며 자신들의 요구 관철이 우선이라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주간지 시사인과의 인터뷰에서는 하청노동자들과의 성과 공유 문제를 묻는 말에 정규직은 공부도 많이 하고 채용 조건도 달랐기에 일률적으로 같은 선에서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발언해 능력주의를 신봉하는 '자낳괴'(자본주의가 낳은 괴물)가 아니냐는 일각의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그의 시각이 대기업 주류 노동자들의 능력주의 시각을 현실적으로 반영했다고 본다. 오히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처럼 노동조합의 사회적 책임을 고민해야 할 상급단체가 삼성전자에 노동조합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이중구조화된 원·하청 노동시장 현실을 극복하는 방향으로 조직화를 꾀했는지 진지하게 돌아봐야 한다.

이들은 노동조합 내부의 임금인상에 주력했다. 보수언론이 그토록 혐오해 온 정부를 상대로 한 정치투쟁을 배제하고 조합원의 경제적 이익에 충실한 것이다. 기업의 수익을 공정하게 배분하는 것에 집중하며 조합원을 끌어모았고 조합원 약 93%의 찬성으로 합법적으로 쟁의행위를 의결했다.

파업 불참자에 대해 강력한 불이익을 예고하며 노조의 쟁의행위 통제권을 유지했고 무임승차를 방지했다. 근래에 보기 드문 강력한 노조의 위력행사 예고로 실질적으로 기업을 긴장시켜 교섭 자리로 끌어냈다. 삼성은 여론몰이에 더해 산업계에 호소하며 파업시 기업 위기설을 유포했다. 노조법이 보장한 교섭으로 풀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

이제 삼성과 삼성전자지부 모두 시민들의 여론을 살피기 시작했다. 무조건 자신의 이익만 앞세워서는 우리의 요구가 관철되기 어렵겠다고 생각할 것이다. 사회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이 이들에겐 이제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나는 삼성전자 노조가 쏘아 올린 이번 노사갈등이 우리 사회에 순기능을 했다고 생각한다. 기업의 성과는 누구의 것인가라는 우리 사회에 중요한 질문을 던지며 사회적 논쟁을 촉발한 기여가 상당하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국가급 재벌기업의 성과 이익이 구조화되는 현 기술 발전 시대에 이들의 이익이 사회적으로 환원될 수 있도록 제도화할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기업의 투자에 국가와 사회적으로 많은 자원이 소요되는데 기업의 수익은 기업주와 임직원, 주주들만 누린다면 불공정하다. 바람직한 논의 방향이다.

앞으로 노사는 협력업체와 하청 비정규 노동자들의 노동환경 개선에 나서야 할 사회적 압력을 받을 것이다. 그 시점에서 우리 사회는 노사 공동결정을 통해 기업 내 분배 정의를 실현하고, 하청기업의 원청 상대 교섭력을 대등하게 하는 산업정책을 정교하게 설계해 지금의 논란이 결실을 보게 해야 한다.

한국노총 부천노동상담소 상담실장 (leeseyh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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