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파업 D-7] 사후조정 결렬 급랭, 부담감에 대화 여지

김학태 기자 2026. 5. 14.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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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시 노사 큰 압박, 협상 끈 놓지 않을 듯 … 정부, 긴급조정 발동에 부정적 “대화 지원”
▲ 삼성전자노조 공동교섭단

삼성전자 노조가 예고한 파업이 14일 기준 일주일 남았다. 두 번에 걸쳐 진행된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이 무산하면서 파업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하지만 노사 양쪽 모두 파업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은 데다가 청와대도 노사 대화 지원을 강조하면서 노사는 공식·비공식 대화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위법쟁의행위 금지 가처분도 파업 못 막아
청와대 "대화할 시간 남아, 지원할 것"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은 중노위 사후조정이 13일 새벽 결렬됨에 따라 21일부터 예고했던 18일간의 파업을 강행할 방침이다. 교섭대표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의 최승호 위원장은 조정 결렬 뒤 기자들과 만나 "현재로서는 사쪽과 만날 계획이 없다"며 당분간 쟁의행위 준비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4만1천명에서 5만여명의 조합원이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용자쪽이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위법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에 대한 법원의 인용 여부도 쟁의행위 강도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가처분 신청은 노조의 △사업장 주요 시설 점거 △안전보호시설 정상 운영 방해 △쟁의행위 불참 조합원들에 대한 협박을 금지하고, 웨이퍼(반도체 판) 같은 장비 손상이나 원료·제품 변질을 막아야 한다는 취지다.

이날 오전 수원지법에서 열린 2차 심문에서 최 위원장은 폭력이나 생산시설 점거나, 폭행·협박 등의 계획 없이 합법적으로 쟁의행위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용자쪽의 가처분 신청이 일부 인용된다 하더라도 위법 소지가 큰 행위만 금지될 뿐, 노조의 쟁의행위 자체를 막기는 어렵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다. 쟁의행위가 공익사업에 관한 것이거나 그 규모가 크고 그 성질이 특별한 것으로서 현저히 국민경제를 해하거나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있으면 고용노동부 장관이 긴급조정을 할 수 있다. 이때 노조는 30일간 쟁의행위를 할 수 없다.

긴급조정권 발동은 "노사 자율과 합의"를 강조해 온 김영훈 노동부 장관의 그간 인식과도 충돌한다. 실제 김 장관은 이날 오전 유튜브 '장윤선의 취재편의점'에 출연해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사후조정이 종료되긴 했지만, 아직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노사가 대화로 문제를 풀 수 있게끔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긴급조정권 발동에 대해서는 "아직은 노사 대화의 시간이 남아 있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하겠다"고 답했다.

중노위 조정안, 가이드라인 역할 예상

이날 새벽 나온 중노위 조정안이 사실상 가이드라인처럼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조정안은 초과이익성과급(OPI)을 현행처럼 경제적 부가가치(EVA)의 10%를 연봉의 50% 한도로 지급하는 것이다. 대신 특별경영성과급 명목으로 DS(반도체) 부문만 영업이익의 12%를 추가 지급하는 안을 제시했다.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국내 1위를 달성할 경우에만 지급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영업이익 15%를 상한 없이 지급하라는 노조의 요구에 대해 현행을 유지하되, 영업이익의 10%를 상한 없이 지급하는 SK하이닉스보다 조금 높은 수준의 특별성과급을 DS부문에만 올해에 한해 지급하자는 것이다. 중노위는 여러 초안 중 하나일 뿐이라고 강조하지만, 향후 추가 사후조정이든 노사 자율협상이든 이 안에서 크게 바뀌기 어렵다는 게 노사정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올해 임금협상에서 삼성전자 노조의 세력이 확대되고 쟁의행위까지 결의한 것은 "SK하이닉스와 같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조합원들의 인식이 강하게 반영됐기 때문이다. 노조 지도부가 절충 또는 양보해 합의를 하더라도 조합원들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파업을 시작해 장기간 이어가는 것도 삼성전자 노조들로서는 부담이 크다. 언론을 비롯해 여론이 비난 일색인 상황에서 지지를 얻기 쉽지 않고, 다른 대기업 노조에 비해 노조활동과 쟁의행위 경험도 부족하다. 결국 노조도 사용자와 대화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사용자 입장에서도 노조 파업은 큰 부담이다. 노조가 계획대로 18일간 파업하면 생산 복구에 한 달 가까이 걸리고 손실 규모는 수십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이례적으로 공식 입장문을 내고 "노조는 경영실적에 따른 회사측의 유연한 제도화를 거부하며 경직된 제도화만을 시종 고수하고 있다"면서도 "회사는 마지막까지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해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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