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신약 질주…CAR-T 이어 비만치료제까지 허가 대기
한미약품·셀비온·지엘팜텍, 차기 국산 신약 후보 부상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신약 개발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올해 들어 큐로셀의 CAR-T 치료제 '림카토주(안발캅타젠오토류셀)'와 퓨처켐의 전립선암 진단용 방사성의약품 '프로스타뷰주사액(플로라스타민)'이 각각 국산 신약 42호와 43호로 허가를 받으면서 차기 '44호 국산 신약'을 둘러싼 경쟁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 심사 중인 후보들까지 연내 허가를 받을 경우 역대 최다 국산 신약 기록 경신 가능성도 거론한다.
림카토주는 국내 최초 CAR-T 치료제로, 환자의 면역세포인 T세포를 유전적으로 조작해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만드는 맞춤형 세포치료제다. 재발성·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과 원발성 종격동 B세포 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사용된다. 해외 제품 중심이던 국내 CAR-T 시장 구조에도 변화가 예상되며, 국산 제품 생산·공급이 가능해지면서 치료 접근성과 공급 안정성 개선 기대도 나온다.
43호 신약인 프로스타뷰주사액은 전립선암 진단용 방사성의약품이다. 전립선특이막항원(PSMA)을 표적하는 물질에 방사성 동위원소 F-18을 결합한 제품으로, PET-CT 촬영을 통해 암 병변 위치와 상태를 보다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존 영상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발견된 재발성·전이성 전립선암 환자의 진단 정확도를 높이고 치료 전략 수립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두 제품 모두 세포유전자치료제와 방사성의약품 등 첨단 치료 영역에서 국산 신약 저변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잇따른 국산 신약 허가에 이어 차기 신약 후보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 심사가 진행 중인 주요 후보는 한미약품의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 셀비온의 전립선암 치료용 방사성의약품 '포큐보타이드', 아주약품·지엘팜텍이 공동 개발한 안구건조증 치료제 '레코플라본' 등이다.
가장 주목받는 후보는 한미약품의 에페글레나타이드다. 국내 최초 GLP-1 기반 국산 비만 치료제로, 지난해 공개된 임상 3상 결과에서 평균 9%대 체중 감소 효과와 함께 일부 환자군에서는 최대 30% 수준의 감량 효과가 확인됐다.
기존 GLP-1 계열 대비 위장관 부작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고 심혈관 안전성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보였다는 평가다. 특히 아시아인 체형 특성을 고려해 개발됐다는 점에서 국내 시장 적합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말 품목허가를 신청했으며 올해 하반기 허가 및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셀비온의 포큐보타이드는 루테튬-177(Lu-177)을 활용해 전립선암 세포를 표적 공격하는 방사성의약품 치료제다. 임상 2상에서 글로벌 치료제 대비 유사하거나 우수한 수준의 치료 효과가 확인되면서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 조건부 허가 심사가 진행 중이며, 승인될 경우 국내 첫 치료용 방사성의약품 국산 신약 사례가 된다.
아주약품과 지엘팜텍이 공동 개발한 레코플라본 역시 안구건조증 치료제로 허가 심사가 진행 중이다. 항염 작용과 눈물·점액 분비 촉진 기능을 기반으로 하며, 허가 시 국내 최초 안구건조증 국산 신약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국산 신약 승인 건수가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를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지금까지 연간 최다 국산 신약 허가 건수는 2015년과 2021년의 4건이다. 현재 심사 중인 후보들이 연내 허가를 받을 경우 이를 뛰어넘는 기록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식약처는 지난해부터 신약 전담 심사 체계를 운영하고 대면 심사, GMP 실태조사 조기 진행 등 허가 절차를 효율화하고 있으며,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GIFT) 제도를 통해 심사 속도도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산 신약들이 세포유전자치료제와 방사성의약품, GLP-1 비만 치료제 등 첨단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의 연구개발 역량이 본격적인 성과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