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사, ‘CDMO 외형 확대’에도 수익성 경고등···1분기 영업손실 445억원

임태균 기자 2026. 5. 14.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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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원가율 83.1%→91.2%, 판관비율 26.7%→35.2%로 동반 상승
차입금 증가·영업현금흐름 악화도 부담 요인…현금성 자산·금융상품 합산 1조978억원 수준

SK바이오사이언스가 CDMO 사업 확대에 힘입어 올해 1분기 매출 성장을 이어갔지만, 비용 부담이 더 크게 늘면서 영업손실이 확대됐다. 독일 IDT Biologika 인수 이후 연결 매출에서 CDMO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게 높아졌지만, 백신 개발 및 상업화 부문과 CDMO 부문 모두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수익성 개선에는 시간이 더 필요한 모습이다.

특히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이상 증가했으나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가 동시에 늘면서 영업손실은 445억원까지 확대됐다. 지난해 연간 기준 123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적자 흐름이 지속되면서, SK바이오사이언스의 핵심 과제는 '외형 확대'보다 '적자 축소'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686억원으로 전년 동기 1546억원 대비 9.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익은 151억원 손실에서 445억원 손실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당기순손익 역시 전년 동기 41억원 손실에서 올해 1분기 362억원 손실로 악화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 약사공론DB

CDMO가 부문 매출 76% 차지···IDT 편입 효과에도 적자 지속

올해 1분기 SK바이오사이언스의 매출 구조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CDMO 부문의 비중 확대다. 회사는 연결 기준 영업부문을 △백신 개발 및 상업화 △CDMO 등 2개 부문으로 구분하고 있다.

1분기 부문별 매출은 백신 개발 및 상업화 부문이 408억원, CDMO 부문이 1283억원이었다. 부문 간 제거 전 기준으로 CDMO 부문은 전체 부문 매출의 약 75.9%를 차지했다. 연결 매출 1686억원과 비교해도 약 76.1% 수준이다.

이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2024년 10월 독일 소재 IDT Biologika를 인수한 이후 CDMO 사업이 연결 실적에 본격 반영되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IDT Biologika는 백신·바이오의약품 CDMO 전문 기업으로, 임상 단계부터 상업 생산까지 원료의약품과 완제의약품을 생산·공급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하지만 CDMO 편입 효과가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올해 1분기 백신 개발 및 상업화 부문은 35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CDMO 부문도 5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여기에 인수가격배분 효과 등이 반영된 조정 손실 29억원이 더해지면서 연결 영업손실은 445억원으로 집계됐다.

종속기업별로 봐도 부담은 확인된다. SK bioscience Germany GmbH는 올해 1분기 매출 1283억원, 당기순손실 73억원을 기록했다. IDT Biologika GmbH는 매출 1236억원, 당기순손실 102억원을 냈다. CDMO 사업이 외형을 키우는 역할은 하고 있지만, 아직 연결 손익을 끌어올리는 단계에는 이르지 못한 셈이다.

매출 늘었지만 원가율 91%···판관비도 44% 증가

SK바이오사이언스의 1분기 수익성 악화는 매출원가와 판관비 부담이 동시에 확대된 영향이 크다.

올해 1분기 매출원가는 1538억원으로 전년 동기 1284억원 대비 19.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 증가율이 9.1%였던 점을 감안하면, 원가 증가 속도가 매출 증가 속도를 크게 웃돈다. 이에 따라 매출원가율은 전년 동기 83.1%에서 올해 1분기 91.2%로 8.1%p 상승했다.

매출총이익은 261억원에서 149억원으로 감소했다. 매출이 늘었음에도 실제 남는 이익은 줄어든 것이다. 매출총이익률 역시 전년 동기 16.9%에서 올해 1분기 8.8%로 낮아졌다.

판관비 부담도 커졌다. 올해 1분기 판매비와관리비는 594억원으로 전년 동기 413억원 대비 43.9% 증가했다. 판관비율은 26.7%에서 35.2%로 상승했다. 매출 100원당 판관비로 지출되는 금액이 1년 사이 9원 가까이 늘어난 구조다.

세부 항목을 보면 연구비 증가가 두드러진다. 올해 1분기 판관비에 포함된 연구비는 210억원으로 전년 동기 120억원 대비 74.9% 증가했다. 지급수수료도 55억원에서 93억원으로 늘었고, 무형자산상각비는 21억원에서 32억원으로 증가했다. 인수 이후 사업 확장과 연구개발, 무형자산 상각 부담 등이 손익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성격별 비용 기준으로도 비용 증가 흐름은 뚜렷하다. 올해 1분기 성격별 비용 합계는 2131억원으로 전년 동기 1697억원 대비 25.6% 증가했다. 인건비는 700억원에서 838억원으로, 감가상각비와 상각비는 212억원에서 254억원으로, 수수료비용은 75억원에서 147억원으로 늘었다.

유동성 자산 1조원대 유지···다만 현금흐름은 악화

재무 안정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상당한 규모의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SK바이오사이언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867억원으로 지난해 말 1056억원 대비 17.8% 감소했다.

다만 단기금융상품 8034억원, 장기금융상품 2076억원을 함께 고려하면, 현금및현금성자산과 단기·장기금융상품을 합산한 유동성 자산은 1조978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말 1조1411억원과 비교하면 433억원가량 줄었지만, 여전히 1조원대 유동성 자산을 유지하고 있다.

유동성 지표도 안정적인 편이다. 올해 1분기 말 유동자산은 1조2539억원, 유동부채는 3103억원으로 유동비율은 약 404%다. 단기 상환 압박이 큰 구조로 보기는 어렵다.

다만 현금흐름은 악화됐다. 올해 1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425억원 순유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는 627억원 순유입이었다. 당기순손실 362억원에 더해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부채 변동에서 235억원의 현금 유출이 발생한 영향이다.

투자활동현금흐름도 378억원 순유출이었다. 유형자산 취득에 367억원, 무형자산 취득에 306억원이 사용됐다. 반면 재무활동현금흐름은 장기차입금 증가 600억원 영향으로 581억원 순유입을 기록했다.

비유동 금융기관 차입금 5342억원···인수금융·일반자금대출 부담 주시

차입 부담은 전년 말보다 커졌다. 올해 1분기 말 SK바이오사이언스의 비유동 금융기관 차입금은 5342억원으로 지난해 말 4647억원 대비 14.9% 증가했다. 3개월 사이 약 695억원 늘어난 규모다.

세부적으로는 시설자금대출 1900억원, 인수금융 1275억원, 일반자금대출 2167억원 등이 반영됐다. 시설자금대출은 지난해 말 13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1900억원으로 600억원 증가했다. 인수금융과 일반자금대출은 유로화 기준 차입 영향 등으로 원화 환산 금액이 늘었다.

인수금융과 일반자금대출은 IDT Biologika와도 연결돼 있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SK bioscience Germany GmbH는 IDT Biologika GmbH 및 Technik-Energie-Wasser Servicegesellschaft mbH의 지분증권을 인수금융 담보로 제공했다. 

또 SK바이오사이언스는 IDT Biologika GmbH가 보유한 1억2500만 유로 규모 차입금에 대해 최종 상환 시까지 원리금 지급을 보증했다.

부채비율은 아직 높은 수준은 아니다. 올해 1분기 말 부채총계는 9683억원, 자본총계는 2조236억원으로 부채비율은 47.8%다. 지난해 말 45.1%보다 소폭 상승했지만, 절대 수준만 놓고 보면 안정권에 있다.

다만 적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비유동 금융기관 차입금이 늘고 있다는 점은 향후 관리가 필요한 대목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백신 매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글로벌 CDMO와 신규 백신 파이프라인으로 성장축을 전환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인수금융, 설비투자, 연구개발비가 동시에 발생하면서 단기 손익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 입증이 관건

SK바이오사이언스는 팬데믹 이후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이어가고 있다. 기존 국내 백신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글로벌 프리미엄 백신, mRNA 플랫폼, 신규 바이오 영역, CDMO, SKYShield 사업 등으로 확장하는 전략이다.

특히 21가 폐렴구균백신은 2024년 12월부터 미국, 유럽, 한국 등에서 글로벌 임상 3상에 돌입한 주요 파이프라인이다. CEPI와의 협업을 통한 mRNA 기술 및 생산 플랫폼 확보도 추진 중이다. CDMO 부문에서는 IDT Biologika 인수를 통해 유럽 생산 거점과 글로벌 고객 기반을 확보했다.

문제는 이러한 확장 전략이 아직 손익 개선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연결 매출은 늘었지만 매출총이익은 줄었고,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모두 확대됐다. CDMO 부문은 매출 규모 면에서는 이미 핵심 축으로 올라섰지만,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향후 CDMO 부문이 매출 기여를 넘어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는지가 관전 포인트로 압축된다. 이와 함께 백신 개발 및 상업화 부문의 고정비와 연구개발비 부담을 감내할 만큼 파이프라인 성과가 가시화될 수 있는지도 주목되며, 1조원대 유동성 자산을 유지하는 가운데 차입금 증가와 영업현금흐름 악화를 얼마나 관리할 수 있는지가 확인되야 한다는 게 관련 업계의 평가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여전히 재무 체력은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실적은 회사가 '포스트 코로나' 성장 전략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수익성 회복이라는 숙제를 동시에 안고 있음을 보여준다. 외형 확대의 방향성은 분명해졌지만, 시장이 확인하려는 것은 이제 매출 성장보다 적자 축소와 현금흐름 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