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과 달라진 태도···중국 관영 매체, 트럼프 방중 전날 ‘4대 레드라인’ 제시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하루 앞두고 ‘4대 레드라인’을 공개적으로 제시했다. 약 9년 전 트럼프 대통령이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 ‘국빈방문 플러스’급으로 예우했을 때와 사뭇 다른 태도다.
신화통신은 12일(현지시간) 논평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13일부터 15일까지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며 “이번 회담을 통해 미·중 관계의 안정적인 발전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불확실성으로 가득 찬 세계에 안정과 확실성을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신화통신의 논평은 중국 정부 입장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역할을 한다.
이번 논평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4대 레드라인’을 대놓고 거론한 점이다. 신화통신은 “중국은 미국과 같은 방향으로 협력할 용의가 있지만, 원칙에 있어 절대 타협하지 않을 것이고 더욱이 국가의 주권과 안전, 발전 이익에 대한 중대한 문제에서 타협이 없을 것”이라며 “대만 문제, 민주·인권, 체제·노선, 발전권은 중국의 4대 레드라인으로 도전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하나의 중국 원칙, 내정 간섭 거부, 중국식 사회주의 체제에 대한 비판 거부, 반도체 등 기술 분야 제재 거부를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논평의 어조는 강경하다. 신화통신은 미국을 향해 “중국 내정에 간섭하고 중국의 이익을 해치는 한편, 미국이 관심을 두는 의제에서 중국이 협력해주기를 기대할 수 있다는 환상을 절대 품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또 “최근 미국이 무역·기술 등 여러 사안에 취한 특정 조치가 양국 관계에 악영향을 미쳤다”며 “미·중과 같은 두 강대국 간에 의견 차이는 불가피하지만, 이 차이를 해결하는 데 일방적인 압력이나 패권주의적 접근은 효과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관세를 높이면서 대립한 ‘무역전쟁’이나 AI 전반을 둘러싼 ‘기술 전쟁’을 두고 한 말이다.
이번 논평은 약 9년 전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중국을 찾았을 때와 확연히 다르다. 신화통신은 2017년 11월10일 트럼프 대통령의 첫 방중이 끝난 직후 논평을 게재했는데, 방중 기간 중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중국과 미국이 대규모 구매를 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기간 양국 간 체결된 상업계약 및 투자 협정 총액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전했다.
당시 논평의 핵심 키워드는 ‘협력’과 ‘공영’이었다. 신화통신은 미·중 관계를 “파트너”로 규정하고 “파이(공동 이익)를 함께 키우자”고 했다. 신화통신은 또 두 정상이 배우자들과 자금성에 차를 마시고 경극을 관람하거나, 트럼프 대통령의 손녀가 중국어로 시를 낭송하고 노래하는 장면 등을 묘사하며 “상호 이해와 신뢰가 증진됐다”고 소개했다.
발표 시점도 다르다. 2017년 논평은 방중 종료 뒤 성과를 총결산하는 형식이었다면, 이번 논평은 트럼프 대통령이 베이징에 도착하기도 전에 나왔다. 9년 전엔 방문의 의미를 사후에 부여했다면, 이번엔 사전에 조건을 먼저 내건 셈이다.
이런 논평의 변화는 달라진 중국의 위상을 보여준다. 러시 도시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지난 10일 “이번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마지막으로 중국을 방문했을 때와 크게 다를 것”이라며 “올해 트럼프 대통령이 만날 시 주석은 자신이 이기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현진 기자 jjin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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