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논알코올 맥주시장 1위 오른 반전 정체 [권 기자의 장바구니]

권용훈 2026. 5. 14.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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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술은 안마셔도 술자리 분위기는 즐기고 싶어요.”

국내 무알코올 맥주 시장 판도가 바뀌고 있다. 국내 맥주 시장 절대 강자인 오비맥주 ‘카스’가 아닌 하이트진로음료 ‘하이트제로0.00’이 시장 1위를 지키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맥주 시장 경쟁과 무알코올 경쟁은 완전히 다른 게임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 대체주가 아니라 건강과 운동, 라이프스타일 소비가 결합한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다.

 “술 대신 건강”…무알코올 판 커졌다

14일 시장조사업체 닐슨아이큐(NIQ)코리아에 따르면 '하이트제로0.00'의 지난해 판매액은 약 20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대비 21.8% 증가한 수치다. 판매액 기준 시장 점유율은 36.8%로 국내 무·비알코올 맥주 시장 1위를 유지했다. 업계 2위인 오비맥주 ‘카스 0.0’을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무알코올 시장은 최근 주류업계의 새로운 성장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건강 관리와 러닝, 헬시플레저 트렌드 확산으로 “술은 줄이되 분위기는 즐기고 싶다”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무·비알코올 맥주 시장 규모는 2021년 415억원에서 2023년 644억원으로 커졌다. 업계에서는 2027년에는 1000억원에 가까운 시장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하이트제로의 경쟁력으로 ‘선점 효과’와 ‘건강 음료 이미지’를 꼽는다. 하이트진로음료는 2012년 국내 최초로 알코올과 칼로리를 모두 뺀 무알코올 맥주맛 음료 ‘하이트제로0.00’을 출시했다. 당시 생소했던 시장을 먼저 열었고 코로나19 이후 건강 관리와 절주 문화가 확산되면서 수요를 빠르게 흡수했다. 단순히 ‘술 대체재’가 아니라 일상에서 가볍게 마시는 제로 음료로 자리 잡은 점이 주효했다.
하이트진로음료는 알코올과 칼로리, 당류 부담을 낮춘 점을 앞세워 러닝족과 운동 소비층을 공략했다. 최근 러닝 대회와 스포츠 행사 현장에서도 무알코올 음료 체험 마케팅이 늘고 있다. 운동 후 청량감은 즐기되 알코올 부담은 피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어서다. 반면 카스 0.0은 기존 맥주와 비슷한 풍미와 ‘카스’ 브랜드 인지도를 앞세웠지만 건강 음료 이미지에서는 하이트제로가 한발 앞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스 0.0은 기존 맥주 소비의 연장선 느낌이 강했고 하이트제로는 ‘제로 슈거 탄산음료’처럼 접근한 차이가 있었다”며 “술 대체재보다 라이프스타일 음료로 포지셔닝한 전략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사진=오비맥주

 “라이프스타일 공략”…시장 전략도 달라졌다

하이트진로음료는 제품 다변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제품 외에 소용량과 대용량 제품을 확대했고 최근에는 과일향을 더한 플레이버 제품도 선보였다.

최근 출시한 ‘테라 제로’ 역시 하이트제로와는 다른 전략 제품으로 꼽힌다. 하이트제로가 건강과 가벼움을 강조했다면 테라 제로는 실제 맥주 같은 탄산감과 풍미를 앞세워 기존 맥주 소비층까지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무알코올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히 '술을 못 마시는 사람용' 제품이 아니라 운동과 캠핑, 홈술, 야외활동 등 다양한 소비 상황과 결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류업계에서는 무알코올 시장을 기존 맥주 시장과 완전히 다른 카테고리로 보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음주 대체재 개념이 강했다면 최근에는 운동 직후 마시는 음료나 저칼로리 탄산음료에 가까운 소비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반 맥주시장과 논알코올 시장은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카스는 국내 맥주시장에서 14년째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며 올해 1분기 가정시장 기준 점유율도 49.7%에 달한다. 논알코올 시장에서도 카스제로가 2021년 출시 이후 빠르게 성장하며 선두권을 추격하고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올해 1분기 논알코올 제품 매출 기준 점유율은 오비맥주가 40.3%로 하이트진로음료(37%)를 앞섰다”고 말했다.
 
권 기자의 장바구니는 기자가 직접 담은 현장 체감 물가와 식품·유통 트렌드를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온라인몰 등을 오가며 실제 장바구니에 담긴 가격 변화를 추적하고, 신제품 출시와 소비 흐름까지 함께 짚습니다. 단순 가격 나열이 아니라 '왜 올랐는지, 무엇이 팔리는지, 소비자는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풀어내는 데 초점을 둡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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